
남북간 합의한 ‘남북 경공업 및 지하자원개발 협력에 관한 합의서’에 따라 의류, 신발, 비누 생산에 필요한 8천만 달러분의 경공업 원자재 현물을 차관방식으로 처음 제공한 것이다.
북측은 제공받은 경공업 원자재 대금으로 3%는 아연괴, 마그네샤크링카 등 광물로 상환하고 나머지는 모두 북측지역 지하자원을 남북이 공동으로 개발하여 상환한다.
그간 남북간 경제협력은 국민의 정부 시절부터 추진된 이른바 3대 경협사업(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철도.도로 연결 사업)을 중심으로 진행돼 왔고, 남북경협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정작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6월 경공업 원자재 제공과 지하자원 개발을 연계한 이같은 새로운 방식의 ‘신경협사업’에 남북이 합의함으로써 기대를 모았고 마침내 그 첫발을 떼게 된 것이다.
남측은 남북간 합의대로 ‘신경협사업’을 담당하기 위한 ‘이행기구’로 지난 5월 18일 (사)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약칭 남북협회)를 창립했고 통일부는 5월 28일 남북협회에 업무를 위탁한 뒤 이 사실을 북측에 통보했다.
26일 오후 3시, 기자가 찾아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 사무실은 새로 단장한 사무실답게 말끔한 모습이었고, 박흥렬(56) 회장의 집무실에는 두 종류의 북한지도가 걸려있었다.

박 회장은 “함경남도와 함경북도 경계 쯤인데 함경남도 북단이다. 검덕광산은 아연광이고 룡양과 대흥광산은 마그네사이트광이다”고 짚었다.
그는 “마그네사이트광산은 중국과 북한이 같은 지맥을 타고 연결돼 있고 노천광인데다 품질이 높다”며 “국내의 2개 기업이 이미 들어가서 상당히 진척시키다가 중단된 상태”라고 설명하고 “당국 차원에서 들어가 공동조사한다고 하니 기업들의 관심이 많다”고 우회적으로 기대감을 표했다.
지난 두 달간 경공업.지하자원 개발 협력사업을 실질적으로 맡아 추진하느라 무척 바빴다는 박흥렬 회장과의 인터뷰에는 이송배 총괄기획부장이 배석했다.
“의미있는 사업 착수돼 뿌듯”

■ 이행기구를 책임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합의된 일정에 따라 차질없이 첫 출항을 시킨 것이 기쁘다. 여러 가지 의미있는 사업이 착수되었다는데 뿌듯함을 느낀다.
□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는 어떤 법적 근거에 의해 설립됐나?
■ 만들어진 배경은 남북 당국 간의 ‘경공업 및 지하자원 개발 협력사업 이행합의서’에 의하면 남북 양측이 이행기구를 지정해서 사업을 추진키로 돼 있다. 통일부는 남측 이행기구로 어디를 지정할까 고민하다 별도의 민법에 근거한 사단법인을 만들었다.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다. 정부와 협회가 이 사업 이행을 위한 업무 위수탁계약을 맺고 5월 28일 남측 이행기구로 지정했다.
□ 이행기구 지정과 북측 통보가 늦어져 북측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는데.
■ 독자적 법인을 만들기로 했는데 이 사업을 철도시험운행과 연계시켜 놓아 만일 법인을 설립해놓고 작년과 같이 철도시험운행이 안 되면 법인 설립의 의미가 없었다. 철도시험운행이 이루어진 후에 추진돼 법인설립 작업이 조금 늦어졌다.
□ 협회는 어떻게 구성돼 있나?
■ 협회는 기본적으로 당국간 합의된 사업을 이행하기 위해 설립됐기 때문에 경공업 원자재 품목인 신발, 섬유, 의류 관련 3개 협회(한국신발피혁연구소,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한국비누세제협회)가 이사로 참여했고, 지하자원 공동개발과 관련해 대한광업진흥공사(광진공)와 무역협회가, 그리고 기타 경협에 관심있는 전문가가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 모든 법인은 설립허가를 내주고 지휘감독을 맡은 주무관청이 있다. 우리 법인의 허가와 지휘감독 관청이 통일부이고 사업비와 운영비가 위수탁계약에 근거해서 통일부 예산에서 나오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통일부와 관계된다.
□ 실무진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
■ 실질적으로 우리 협회 사무 기능을 수행하는 임직원은 회장을 포함해 15명이다.
인적구성은 업무가 일반적인 것이 아니고 남북간 합의된 사업을 이행하기 위한 특화된 영역이므로 경공업과 지하자원에 전문성이 있는 분들을 스카우트하고 특채해서 지금은 인원이 전부 차있다.
“민간기업 위탁했다면 비용 2.3배 들었을 것”
□ 협회 예산은 어떻게 운영되나?
■ 협회는 크게 두 가지 예산이 있다. 하나는 남북 당국간 합의된 사업을 이행하기 위한 사업비, 그러니까 경공업 원자재 8천만불을 주기 위한 예산이 남북협력기금에서 배정됐고 지하자원 공동개발을 위한 공동조사에 필요한 비용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다른 하나는 위수탁계약을 통일부와 체결했기 때문에 위수탁 수수료, 말하자면 인건비와 협회운영비가 금년의 경우 10억도 안 되게 책정돼 있다. 순수한 민간기업에 통일부가 이 업무를 위탁했다면 우리 협회가 드는 비용보다는 2,3배가 더 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돈만 가지고 협회를 운영하고 있다.

■ 총 8천만불, 품목으로는 3가지이고 낱개 품목으로는 95개 품목이 남북간 합의가 돼서 첫 품목으로 단섬유 5백톤이 어제 인천항에서 선적돼서 오늘 이 시간쯤 남포항에서 하역이 시작되지 않았나 싶다. 나머지 물량도 조달청에 계약을 의뢰했다. 아마 8월 중순부터 7,8회에 걸쳐 분할 선적돼서 11월말쯤 인도가 완료될 것으로 예측된다.
□ 북측 남포항으로만 수송되나?
■ 남북간 합의된 바에 의하면 인천-남포간 정기선박을 통해서 수송하도록 돼 있다.
□ 앞으로 육로수송 계획은 없나?
■ 합의된 내용에 따른다면 전량 해로로 간다. 다만 이행과정에서 특별히 필요성이 제기되면 다시 한번 논의할 기회는 있을 것이다.
지하자원 개발, “반드시 이뤄져야하고 성공해야 하는 사업”
□ 경공업 원자재 가격 문제로 실무협의가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아는데.
■ 남북간에 합의된 대로 한다면 국제가격, 또는 남북간 합의한 가격으로 돼 있다. 북측은 나름대로 가격조사를 들고 나왔고 우리는 우리대로 가격조사를 했다. 가격조사 원천이나 이름은 같지만 품질이나 가격 차이가 많이 났다. 물론 일부는 일치했고 지극히 일부는 북측이 오히려 높은 가격으로 조사하기도 했다.
가격협상이 제일 어려운 과정이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기본적으로 우리 국내에서 조달청에서 계약되는 조달가격으로 정산하는데 원칙적인 합의를 봤기 때문에 거의 우리 가격체계가 북측에 받아들여졌다.
가격을 싸게 책정하면 (8천만불) 한도가 설정된 가격이기 때문에 북측은 물량을 많이 가져갈 수 있다. 기본적으로 품질 차이 때문에 가격 차이가 있었고, 조사 시점도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었다. 원자재 상승 추세 품목의 가격은 2년전 조달가격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서로 의견교환 과정에서 많이 이해됐다.
□ 이같은 의견교환 과정도 의미가 있어 보인다.
■ 부수적인 효과라고 보는데 서로간의 경제체제와 제도가 다른 것을 알고 있지만 실질적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가를 이해하는데 또 다른 큰 의의가 있다고 본다.

■ 그 같은 우려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본다. 인프라가 상당히 열악한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고, 지하자원 부존 현장이 접근성이 쉬운 것이 아니어서 여러 가지 이유로 걱정이 된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대단히 어려운 사업이지만 반드시 이뤄져야하고 성공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결론 내리고 싶다. 한반도 전체 지하자원의 부존실태를 보면 70%이상 북측에 편중 분포돼 있고, 철광석은 90%가 북쪽에 있다.
이번에 조사에 들어가는 아연과 마그네사이트도 전량 해외에서 수입해오고 있고, 최근 광물원료 값이 국제시장에서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적으로 보면 자원확보 경쟁차원에서 선점 목적으로 접근하는 나라들이 많고 실제 중국에서 (북한에)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많은 국민들이 중국의 대북 투자에 대해 우려하는데 막상 우리 당국이 협의 하에 지하자원 공동개발을 시작하는데 대해서는 과연 되는지 걱정을 많이 한다. 광물 원료자원의 안정적 확보 차원에서나 한반도 부존자원의 외국에 의한 선점 예방을 위해서도 정말 늦었지만 지금이 빠른 시점이고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북측의 실사구시적 정책전환의 예”
특히 이 사업이 제기된 배경이 유무상통 정신에 따라 북측이 ‘비누, 신발, 섬유 같은 주민들의 생필품 부족을 남측이 지원해준다면 당장 결재할 방법이 없다’고 해서 지하자원에 남측이 투자해 상환하는 방법을 제기했기 때문에 실사구시적 정책전환의 예라고 본다. 이 같은 연장선상에서 북측이 이 사업(지하자원 개발사업)도 성공하도록 긍정적으로 나올 것이라 예상한다. 필요성이나 북측의 실사구시적 정책을 볼 때 성공 가능성도 꽤 높다고 본다.
□ 북측 지역에 대한 현장조사를 조만간 실시해야 할 터인데.

첫 기술조사단이 합의된 일정대로 한다면 8월 7일에 가서 11일 돌아오는 것으로 돼있다. 기술조사단은 인원까지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경공업 공장현장 기술조사단은 앞으로 추가적으로 3번 더 가는 것이다.
□ 현장방문 공장은 몇 곳이나 되나?
■ 남북 간에 협의해봐야 한다. 중요한 것은 원자재를 북측에 주면 북측 공장에서 현재 설비를 가지고 제대로 된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국민들이 있다. 우리 기술진들이 가서 현장도 보고 필요하다면 기술지도한다는 것이 상당히 의미가 있고, 그 과정에서 북측 경공업 수준이 향상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남북 경공업 협력의 틀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중요할 수 있다.
다음으로 지하자원 개발은 알다시피 ‘하이 리스크’다. 위험도가 높다. 그래서 현장조사가 매우 중요하다. 1차 공동조사가 이번 28일 출발해서 8월 11일에 돌아온다. 15명으로 조사단이 구성돼 있다. 1차 조사결과를 갔다와서 종합평가하고 이어서 9월, 10월에 추가적으로 두 차례 더 타당성조사를 하게 돼있다. 연말까지 타당성 검증을 끝내고 경제성 여부를 판단해 내년부터 투자에 들어간다.
□ 지하자원 현장조사에는 필요한 장비나 기자재도 상당할 것 같은데.
■ 1차 현장조사에 필요한 일부 장비는 구비했다. 아마도 현재 가동중인 광산을 현장조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단히 규모가 큰 탐사장비가 필요한 것은 아니고 휴대하면서 할 수 있는 장비를 구입해간다.
가서 현재 부존된 광물의 품위를 분석한다든가 실질적으로 갱도에 들어가서 전기 상태나 채굴상태, 현재 각각의 가동되는 광산의 설비 수준, 연간생산량 등을 주로 볼 것이다.
□ 전문가들의 참여가 필요할 것 같다.
■ 각 분야별로 채광, 선광, 설비, 가공, 특히 인프라가 중요하기 때문에 철도.도로, 항만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 일각에서는 경공업원자재 제공과 지하자원 개발사업이 연계돼 있지만 지하자원 개발은 소요되는 시간과 자금 규모가 달라 경공업원자재 1차 8천만불 제공은 사실상 무상제공이라는 시각도 있다. 또한 경공업 원자재 제공이 일회성으로 그칠지 계속 이어질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경공업 원자재 제공과 지하자원 개발사업이 서로 맞물려 진행될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 두 사업이 처음 남북간에 논의될 때부터 연계돼서 태어났다. 경공업 원자재를 주고 상대적으로 풍부한 광산을 개발해 상환받는 방식이다. 그렇지만 사실은 독자적 사업이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경공업 원자재 지원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사업이고 차관방식으로 유상으로 제공하는 것이고, 지하자원은 지하자원대로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시행한다. 다만 나중에 상환하는 관계에서 서로가 연계된다는 의미가 있다.
앞으로 장기간에 시차로 본다면 솔직히 한 번에 주고 끝나는 경공업 원자재와 최소한 탐사부터 시작해서 첫 번째 광물이 나오려면 평균 3-5년 잡는 지하자원 개발은 다르다. 그래서 (경공업 원자재 대금은)5년 거치 10년 상환으로 돼 있다.
모든 것을 동시에, 동가의 상호주의 원칙에 따른다면 지금 남북협력을 별로 할 게 없다. 그런 면에서는 이 사업이 시간상으로 또 확실성 면에서는 등가성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많은 당국간 협력사업이 그런 식으로 추진돼 왔다.
8천만불이면 800억인데 매년 식량차관 50만톤을 줘도 수송비까지 2,500억에서 3,000천억이다. 남북 상호 경제협력을 심화시킬 수 있는 파급효과에서 본다면 비료지원이나 식량지원에 비해서 작은 금액을 가지고 금액대비 훨씬 큰 파급효과가 있다고 본다.
이후 경공업 원자재를 더 줄 것인지, 얼마나 줄 것인지는 협회 차원이 아니고 당국 간에 적절한 계기에 추가 논의가 있을 것이다.
단천지역 광산 밀집, 인프라 상대적으로 ‘양호’
□ 경공업 원자재 제공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나?
■ 경공업 원자재는 긴급한 주민생활 향상을 위해 필요하다. 이것이 잘되게 하기 위해 지하자원 개발 사업이 잘 돼야 한다. 태동 배경으로 볼 때 상호 밀접하게 연결될 수밖에 없다. 지하자원 개발 사업이 전혀 진행 안 되는 상황에서는 차년도 물량은 어느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쉽사리 합의해주기 어려울 것이다.
거꾸로 남북간 돌발 변수가 없는 경우 이미 합의해서 의미있게 추진되는 사업은 어느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쉽사리 끊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는 개인적인 희망사항이기도 하다.

■ 정말로 이해할 수 없다. 중국이 거기 들어간다면 우리 정부 뭐하냐고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들어간다고 하면 왜 그게 되겠는지 걱정만 하는지 모르겠다.
개성공단 처음 시작할 때 저렇게까지 되리라고 누가 알았느냐? 어차피 북에 지하자원이 부존돼 있고 우리는 아연을 전량 해외에서 수입해왔다. 인프라는 솔직히 국내에서 투자하는 기업이나 북측 당국에 의해 투자가 잘 되리라 기대하기 어렵다. 먼 통일을 내다보고 할 때 언젠가는 누군가 해야 한다. 철도 연결도 당장 운행은 안 하지만 연결 자체가 의미가 커 시험운행에 많은 돈이 들었다.
왜 이런 사업에 그렇게 정부가 관심 갖는데 대해서 너무 걱정하느냐? 시각을 넓게, 길게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 지하자원 공동개발에 소요될 총예산 규모는 얼마 정도로 예측하나?
■ 만일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정부가 아니라 국내 광진공이든 자원 확보에 관심이 많은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든 경제원리에 따라 투자하게 된다. 얼마만큼 투자하는 가는 기업이 경제성에 입각해 투자할 것이고, 다만 정부는 여건을 마련해주기 위해 인프라가 필요하다면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
단천지역에 관심을 갖는 것은 전력과 철도.도로가 광산 밀집지역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괜찮다는 평가가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 대규모 수력발전소가 있어 북측 당국이 맘만 먹으면 전력 공급도 상대적으로 용이할 것이다. 조사단이 가서 종합적으로 평가하게 될 것이다.
개성공단은 기업이 터를 잡고 나서 정부가 인프라를 지원해 약 1,500억 정도 들어갔다. 그나마 제한된 특정지역만 들어갔다. 그러나 이 사업은 정부가 앞장서서 시작한 사업이고 북한 전역에 걸쳐서 시작한 사업이기 때문에 ‘신경협 사업’의 선두로 정부도 관심을 갖고 추진하고 협회도 만들었다.
□ 이행기구 북측 파트너는?
■ 처음에는 민경련(조선민족경제협력연합회, 회장 정운업)으로 돼 있다가 6월 초에 민경련 산하 명지총회사로 지정 통보했다. 명지총회사는 삼천리총회사가 전신이고 광진공이 투자한 ‘경촌 흑연광산’의 북측 상대방으로 지하자원 관련 대남사업을 많이 하고 있다. 총사장은 지금 공석이다.
제3의 대화통로 ‘중간영역’ 기대
□ 북측과의 의사소통은 어떻게 하나?
■ 기본적으로는 회담 체계를 통해 가는 것이다. 그간 통일부 주도로 개성공단 남북경협사무소에서 회담을 진행해왔는데 이행기구로 넘어오면서 세부사항 즉 (경공업 원자재) 가격, 품질, 규격 문제 협의를 협회가 인계받아 했다.
여기 이송배 총괄기획부장이 3차례 이행기구 대표로 회담에 참여했고, 북측은 민경련 회장의 위임을 받아 리영호 대표가 세부합의서에 사인했고 분야별로 전문가가 나왔다.

중간영역이 잘 해야 한다. 북측이 원하는 품목을 원하는 규격에 따라서 적정한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북측은 싸면 쌀수록 많은 물품을 받을 수 있지만, 남측도 적절한 이윤을 남겨야 한다.
북측에는 많은 물량 보내주고, 남측은 중소기업 중심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해 가동률을 높이고 납품 과정에서 적정한 이익을 얻도록 해야 한다. 북측도 불만이 없고 남측 기업도 혜택을 봐야 한다.
□ 24일 협회가 주최한 ‘신남북경협 세미나’에서 남측이 제공한 경공업 원자재로 생산된 제품의 판로 문제가 제기됐다. 남측이나 해외로 반입, 수출될 가능성은?
■ 처음 논의할 때부터 관심을 많이 가졌다. 하나는 (원자재를)준 제품을 제대로 잘 생산할 것인지이다. 몇 차례 협상해본 결과 원하는 수준의 원자재와 기술지도 기회를 확보했기 때문에 웬만큼 이 문제는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으로 원자재 자체를 또는 완제품을 해외에 팔거나 하면 문제가 된다. 북한 주민 생활에 도움을 주려는 것이기 때문에 명시적으로 해외에 팔지 않도록 못 박았다.
또한 지금 시점에서는 기본적인 취지에 따라 북측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맞고 현재 제공되는 원자재 수준이나 제품 특성으로 봐서 바로 남측에 넘어오기는 어렵다고 본다. 앞으로 계속 진행해 기술 수준이 높아지고 생산설비가 현실화된다면 몇 년 후에는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소위 임가공 형식으로 가동돼서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생산해서 들어오는 대신에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남북한 경공업 분야 협력이 중요한 사업이다.
□ 다른 측면에서는 현재 대북 임가공 업체들에게 이번 경공업 협력사업이 타격을 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 사업이 하나 새로이 생기면서 이익 보는 집단도 있다. 국양해운은 남북간 정기항로 물량이 부족해 고생을 많이 했는데 원자재 제공에 정기항로를 이용키로 해 큰 물량을 확보한 셈이다.
반대로 그나마 북측에서 임가공해온 사업들이 여력이 없다면, 부분적으로 그런 (피해받는) 일이 있을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는 처음에는 그 기업의 부작용도, 긴 장래에서 볼 때에는 북측 임가공 능력이 훨씬 커져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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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관 기자
ckkim@tongil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