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과 19일 베이징에서, 2.13합의 초기조치 이행사항을 점검하고 다음단계 이행방안을 논의할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가 개최된다. 지난 3.22 수석대표 회의 휴회 형식으로 종료됐던 6차 1단계 회담이 속개되는 셈이다.

이번 회담과 관련, 13일 오후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회담이 아니고 주로 초기조치 이후 단계, 불능화와 (핵목록)신고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회담”이라고 규정했다.

형식적으로도 개막식이 없을 뿐더러 따라서 당사국간 양자 혹은 6자 차원의 많은 비공개회담이 열리기는 하겠지만, 단 이틀간의 회의에서 합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 다음 번의 중요한 결과 발표를 위해 거쳐야만 하는 “중요한 토론과정”으로 위치지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당국자는 해결해야 할 문제는 복잡하고 난이도가 높은데 비해, 당사국들 간 사전협의 과정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을 감안, “서로 생각하는 바가 무엇인지 그 의견만이라도 충실하게 교환할 수 있으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불능화’에 대한 이해마저 일치되어 있지 않는 상황에서 “수석대표 차원에서는 '불능화'의 개념적인 정의가 필요하다”면서, 그 후 “'불능화'를 위해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해야 한다”는 복안을 밝히기도 했다.

‘핵프로그램 목록 신고’와 관련해서는 2.13합의에서는 초기단계에 신고목록 협의를 하고 다음 단계에서 신고하도록 되어 있는 바 “그런(협의) 절차를 둔 이유는 신고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정확하고 완전한 신고가 우리 목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목록협의 자체가 신고의 정확성과 완전성을 기하기 위한 준비단계”이자 “신고의 준비단계가 바로 목록협의”라는 것이며 “거기서 포함되어야 할 사항들, 정확하게 되어야 할 사항들 다 협의하면 신고서 제출 이후에 왜 이런 것은 빠졌느냐는 이런 논란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2차 핵위기를 촉발시켰던 ‘고농축우라늄프로그램(HEU) 문제’가 포함된 핵 목록신고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형식적인 절차를 어떻게 마련하느냐 보다는 충분한 정지작업, 이게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는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6자가 다 모이는 공식적인 (비핵화)실무그룹에 나와서 논의하기 전에 양자차원에서, 전문가 차원에서, 가급적이면 비공식으로, 조용하게, 충분하게 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힐 차관보의 지난번 방북을 포함한 다양한 북미 양자협의가 향후 ‘레이아웃’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그는 북미 양자접촉 상황에 대해서도 “미북간 관계정상화 실무그룹이 있으니 그걸 앞으로 배치를 많이 할 것”이며 “그것을 북한에서 할 수도 있고 미국서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힐 차관보의 2차 방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다만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힐 차관보가 월요일에 오니까 직접 물어보라”고 공을 넘겼다.

미국 외에 6자회담 당사국들에 대해서도 “그 문제(핵목록 신고)에 대해 관심이 있고 원하는 나라들은 사전에 (북한과) 조용히 앉아 얘기하고 공식적인 자리에서 얼굴 붉히고 하지 말고 사전에 논의한 것을 인준하면 가장 생산적이고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공식회의에서 북한을 형사피고인 앉혀두고 신문하듯이 해서는 민감한 문제를 해결하는게 어려울 수 있고, 북한이 우려하는 민감성도 감안해서 조용하게 논의할 부분도 있을 것”이라는 취지다.

이 당국자의 설명대로라면, 이번 회담에 대한 최대 기대치는 “6자가 충분한 사전협의를 하고 앞으로 불능화와 신고로 나가야 할 방향과 개략적인 목표시한이랄까 그리고 불능화와 신고를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의견접근이 이뤄지는” 정도인 셈이다.

다만, 비핵화실무그룹 등의 실무그룹 일정과 다음번 6자 본회담, 6자 외무장관 회담 일정 등 절차적 문제에 대한 합의는 기대할 만하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이 같은 ‘합의’를 담은 발표문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중유 5만톤의 첫 항차인 6,200톤을 실은 9한창호가 12일 울산항을 떠나 14일 북측 선봉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역시 14일 평양 도착 예정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검증단도 13일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내렸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번 회담에 앞서 일.한.중 순방에 나선 미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날 도쿄에 도착했다. 15일 방한해 우리측과 협의를 마친 뒤 17일 베이징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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