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보안법을 끌어안고 죽기를 각오'한 채 32일째(검거 후 33일째) 옥중단식을 하고 있는 평화사진작가 이시우 씨의 석방을 촉구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린 것이다. 국가보안법을 주제로 매일 촛불문화제가 이어지는 것도 2004년 말 '국회앞 대규모 단식농성' 이후 처음이다.

한국진보연대(준) 오종렬 공동위원장은 "작은 자리지만 크고 위대한 내용을 담아가자"며 "오늘은 민중을 옭아매고, 가지고 노는 국가보안법 체제, 그 지배체제를 혁파해야겠다는 대장정의 출발점"이라고 이날 행사의 의미를 부여했다.
오 공동위원장은 맹수의 습격에 동료가 잡아먹히는데도 잠깐 흩어졌다 다시 평화롭게 풀을 뜯어먹는 들소 떼의 비유를 들어 "여우보다 더 간악한 자본과 권력의 통합체들이 국가보안법이라는 것을 가지고 우리를 마음껏 농간하고 있다"며 시민사회단체 진영이 국가보안법에 정면으로 맞서 싸울 것을 주문했다.
민가협양심수후원회 권오헌 회장은 법원.검찰청 앞에서 촛불문화제가 처음으로 열린 것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이곳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양심적 활동에 의해 구속되고 유죄판결을 받았느냐"며 "오늘도 국가기밀누설이라는 누명으로 팔십 먹은 노인 강순정 선생이 1년 6개월 실형선고를 받았다"고 한탄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무엇보다도 장시간 단식농성 중인 이시우 작가의 건강에 대한 걱정이 커 보였다. 권오헌 회장은 "우리가 밖에서 열심히 싸울 테니 이시우 작가는 단식을 풀고 건강한 몸으로 법정에서 싸워야 될 것 같다"면서 "이시우 작가가 건강해질 때까지 촛불을 끄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근 지역의 활동가 10여명과 함께 참석한 김어진 민주노동당 서초구 위원장은 "전쟁과 분단을 고발하고 평화를 웅변하는 사진이 군사기밀 유출이라면 저들이 노린 것은 무엇인지 알 수 있다"며 이시우 작가의 구속을 두고 '평화운동에 대한 탄압'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이어 "오늘은 여러 가지로 뜻깊은 날이었다"며 "국회에서 기자회견도 하고 전시회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서명도 해줬다"고 전했다.
참가자들은 '반통일악법, 반시대악법, 국가보안법 폐지하라', '평화사진작가 이시우를 즉각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8시 20분 경 촛불문화제를 마쳤다.
행사가 끝나고 나서도 원로인사들은 김은옥 씨를 둘러싸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고, 그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날 행사에는 발언자 외에도 추모연대 박중기 의장, 통일광장 임방규, 권낙기 공동대표 등의 원로인사가 참석했다.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는 검찰청 앞 촛불문화제는 이시우 작가의 단식이 끝날 때까지 계속할 계획이다.
한편, 22일 오전 민주노동당 이영순 의원을 비롯해 오종렬 공동위원장, 민가협 이영 회장, 임기란 고문 등이 이시우 씨와 특별면회를 갖고 단식 중단을 권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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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진 기자
mjjung@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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