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정문 앞에서 100여명의 각계 단체 대표.회원들이 모인 가운데,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공동대표 오종렬.한상렬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이 비참하기 짝이 없는 굴욕협상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금융대책위 정용건 공동대표는 "시한연장은 없다고 공언하던 한국정부는 한미FTA 협상 데드라인이 몇 시인지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며 "데드라인을 이틀 더 가지자는 미국과의 협상에서 최후의 카드를 다 내놨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범국본도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국 측 협상단은 우리의 모든 패를 보여주었지만, 미국 측이 아무것도 내놓지 않아서 협상은 겉돌고 말았다"며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으면 미국의 '시한 연장' 요구에 대해 '협상시한이 지났다'며 협상중단을 선언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렇게 비참한 모욕을 당했으면서도 그저 미국이 끄는 대로 끌려가며 어떻게 하건 협상을 '묻지마 타결'하려 마냥 매달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오만과 독선에 빠진 대통령에게 국민의 힘 보여줘야"
협상이 48시간 연장되면서, 범국본 측도 호흡을 가다듬고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계획이다. 범국본은 이날 저녁 7시 세종문화회관에서 촛불문화제를 가지고, 협상타결 마지막 날인 4월 1일 오후 2시 협상장인 하얏트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오후 7시 시청광장에서 범국민 촛불문화제를 개최할 계획이다.
4월 2일 협상결과가 나오면 오전 10시 청와대 인근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 11시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20일째 단식농성 중인 범국본 오종렬 공동대표는 여는말을 통해 "저들은 쇼를 하고 있다. 48시간 협상을 연장한다고! 연극도 분수가 있어야지. 예정된 대로 연극이 진행되고 있다"며 "협상이 타결되기 전에 총력 저지 투쟁하고, 타결되는 순간 무효선언을 선포하고 전민항쟁으로, 동시에 국회사업으로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정치권에서 단 한 사람이라도 한미FTA에 찬성하면 정치생명을 완벽하게 끊을 것이다. 대권도전자들도 낱낱이 검증할 것"이라며 "정부관료, 대통령, 미제국주의까지 타도하기 위해 전민중. 전민족적 에너지를 모아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농수산대책위 정재돈 공동대표, 민주노총 이석행 위원장도 한미FTA 중단에 대한 결의를 높였다.
이들은 윤금순 전국여성연대 준비위원장과 참여연대 김민영 사무처장이 함께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오만과 독선에 빠진 대통령과 정부에게 국민의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며 "모이자! 4월 1일 오후 7시, 시청 앞에서!, 우리가 밝히는 촛불로 이 매국 협상을 기필코 저지하자!"고 호소했다.
협상중단을 요구하는 마지막 촛불집회는 전국 규모로 진행될 예정이다. 지방의 농민들도 이날 행사에 참가할 예정이며, 민주노동당도 이날 오후 중앙위원회를 열어 '전국집중' 방침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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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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