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총 비용과 총 비용 중 한미양국이 얼마씩 낼 것인가'다. 총 비용 규모를 말하지 못한다는 것은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한다.

권행근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장 : 확정되지 않았는데, 금액이 이렇다 발표하는 것도 제 책임을.....

기자 : 한국 부담액도 확정되지 않았는데 왜 발표하나.

권 단장 : 이것은 추정치다.

기자 : 그러면 총비용을 추정치로 말해 달라. 우리측 추정치가 나왔는데 총 비용 추정치를 말하지 않는 것은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렵다.

17개월 여만에 작성된 주한미군이전사업 최종MP(시설종합계획)검토결과 브리핑에서 기자들과 국방부 측의 공방이 이어졌다.

기자들의 계속된 추궁에 국방부는 미국 측 부담비용과 총 비용 규모를 밝힐 수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20일 열린 국방부 브리핑에서는 그동안 말도 많았던 평택미군기지확장 등 주한미군이전사업의 한미 비용부담과 시기 문제에 대한 당국의 공식 발표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국방부 주한미군기지이전사업단이 준비한 자료는 MP를 검토한 파워포인트용 자체 보고서와 이를 요약한 2장 짜리 보도자료 뿐이었다. 최종MP 원본까지 바라는 것은 무리였을까?

이날 권 단장은 한국 측 비용부담은 4조 5,800억원 가량으로 추정한다고 밝혔지만, 미국 측 부담비용은 밝히지 않았다.

전체 비용이 10조원이라고 했을 때, 한국 측 부담비용을 뺀 5조 4,200억원이 미국 측 부담이냐고 묻자, "10조원 관련해서 이 비용은 변한다"며 총 비용까지 얼버무렸다. 그러면서 "크게 5조, 5조 절반 절반으로 하면 대충 맞을 것"이라고 답했다.

우리 측 부담만 밝히고, 미국 측 부담비용을 밝히지 않으면 보도자체를 할 수 없다고 기자들이 항변했지만 소용없었다.

권 단장은 "(우리) 소관이 아닌 그 쪽 상황을 이야기하게 되면, 그 쪽에서도 소관기관들이 곤혹스럽게 되는 모양"이라며 "그 쪽에서 부디 자기 분야에 대해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언론보도시 미 측과 협의하기로 했는데 합의되지 않은 내용이 수시로 보도되는 것이 미국 측의 불만사항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이에 대해 기자들의 불만이 쏟아졌다.

"권 단장은 미국의 눈치를 말하는데, 우리는 국민의 눈치를 봐야 한다."
"오늘 권 단장의 설명이 답답하다. 내 기사를 보는 국민들도 굉장히 답답할 것 같아 내일 아침이 암담하다."
"우리가 50%, 5조원 정도 부담될 것이라는 보도는 계속 나갔다. 오늘도 추정치만 이야기 하니, 오늘 발표하는 의미를 모르겠다. 발표해서 국민들 혼선만 야기하려고 하는 지 이해가 안 된다."

쏟아지는 불만에 권 단장은 "지금 나와 있는 데로 보도하면 국민들도 이해할 것이라고 본다"고 태연히 답했다. 또 "이것저것 파헤쳐서 보도해야 한다는 숙제를 다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고민하지 말길 바란다"며 충고도 잊지 않았다.

미국의 눈치를 보며 최종 작성된 문서의 내용마저도 밝히지 못하는 국방부의 입장을 과연 국민들이 이해해 줄까?

미국이 부담하기로 한 미2사단 기지의 이전비용도 한국이 제공하는 방위비분담금으로 충당하겠다고 하는 마당에, 10조원 대부분을 한국이 부담할 것이라는 국민들의 우려도 높다.

국방부는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자신들의 미국에 대한 인식 수준과 비슷할 것이라는 착각에서 어서 깨어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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