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 "알았다"..수용 가능성 높은 듯
"대북 포용정책이 거둔 성과들에 대해 확신"

이종석(李鍾奭) 통일부 장관이 사의를 표명했다.

참여정부 대북 포용정책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이 장관이 교체되면 북한 핵실험 이후 수정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대북 정책기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 장관은 25일 오전 정부종합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날 청와대 오찬에서 노무현(盧武鉉)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 핵실험을 계기로 해서 한반도 평화와 안전, 남북화해를 위해 그동안 해온 노력과 성과들이 무차별적으로 도마 위에 오르고 정쟁화되는 상황에서 저보다 더 능력있는 분이 이 자리에 와서 극복해가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했다"고 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사의를) 수용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윤태영 대변인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이 장관으로부터 사의를 전달받은 후 "알겠다"고만 언급했다고 전해 사의 수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 장관의 사의 표명으로 참여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의 핵심 인사들이 모두 교체될 가능성이 커졌다.

외교부는 반기문(潘基文) 외교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선출에 따라 후임을 인선해야 하고 윤광웅(尹光雄) 국방장관도 이미 사의를 표명했으며 김승규(金昇圭) 국정원장도 교체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외교안보라인 개편은 이르면 내주 중 이뤄질 전망이다.

노대통령 인수위 시절부터 참여정부 대북정책의 브레인으로 일했던 이 장관은 정권 출범과 함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으로 기용됐고 지난 2월10일 통일부 장관으로 취임했다.

이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통일부 장관으로서 대북정책 수행과정에서 큰 과오가 있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며 대북포용정책이 거둔 성과들에 대해서도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주요 인사로 다시 선임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을 부인하며 "학계로 돌아가겠으며 이같은 의사를 대통령께도 분명히 말씀드렸다"고 밝혀 휴직 상태인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으로 복귀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 장관은 "대북정책이 끝없이 정쟁화되는 현재 상황을 막고 초당적 협력을 위해서도 새로운 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여야간, 시민사회 내부에서 극단적으로 대립하는 이런 양상에 대해 우려하며 대립보다는 함께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 이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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