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관측오차로 혼선끼쳐 국민에게 죄송"
"김 부총리, 기상청 보고 묵살은 사실과 달라"

박영일 과학기술부 차관은 24일 과기부 브리핑룸에서 북한의 핵실험 이후 과기부와 산하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연),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의 대응활동과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박 차관은 "지질연이 9일 지진관측후 30분 후 1차로 진앙지와 지진규모를 발표했으나 이 관측치는 타 관측기관의 추정위치와 약 50㎞의 오차가 있었다"며 첫 발표의 오류를 인정하고 "국민에게 혼란을 드려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공식 사과했다.

그는 "오차 발생원인은 초기단계의 신속한 발표에 주력했기 때문"이라며 "지질연이 외부 전문가의 검증을 거치지 않고 자체 관측자료만을 활용한 점은 보완해야 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박 차관은 또 "기상청장이 9일 김우식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에게 전화로 인공지진 발생을 보고했으나 묵살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김 부총리는 기상청장의 보고를 받은 즉시 지질연과 협의처리토록 지시했으며 기상청이 지질연에 이같은 내용을 이미 전달한 상태였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차관과의 일문일답.

--지질연은 북한에 가깝고 조밀한 관측망을 갖고 있다며 정확하다고 했다. 반면 미국은 3곳의 관측소를 삼각형으로 구성해서 정확했다. 그럼 우리나라도 중국이나 러시아에 관측소를 두고 삼각으로 측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인공지진에 대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북한 지역을 다른 쪽에서 관측할 수 있는 위치를 선정해야 한다는 것은 맞는 말로 평가된다. 국제 협력에 대한 문제라서 발표할 수 있는 단계에서 발표하겠다.

--핵실험을 탐지하기 위해 방사능 물질인 제논과 바륨을 꼽고 있는데 미량의 방사능 물질을 확인할 수 있는 장비는 왜 구입안하려 하는가.

▲극미세 물질에 대한 질량분석 장비는 구입추진 중이다. 2008년도 초나 말께 구입할 계획이다. 크립톤은 핵실험의 종류를 판단하는 물질이며 바륨은 입자성 핵물질로 실제 유출이 되면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감지할 수 있다.

--3일부터 9일까지 아리랑2호가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좌표 3곳을 촬영했는가. 11일과 14일 촬영 장소는.

▲안보기관과의 약속에 따라 공개할 수 없다. 안보기관은 아리랑2호 외에 여러 고해상도 위성을 통해 정보를 취합, 종합분석을 하고 있다.

--과기부는 북핵실험 직후 "방사선 핵종 검출된 바 없다"고 발표했는데 이런 발표에 국민들은 측정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측정기능이 없었다. 과기부가 실제 상황에 대해 솔직히 얘기하지 못한거 아닌가.

▲환경방사능에 이상이 없다는 말이었다. 과기부는 원전 사고 등 유사시에 환경방사능 문제에 주력 했고 핵실험에 대한 대비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 당시 발표한 것은 인체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방사능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이었다.

--북한 풍계리 사진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예전 사진 있나, 또 사진에서 얻을 수 있는 주요 정보는

▲말할 수 없다.

--지질연 (수정) 발표가 아리랑 위성의 촬영지역 변화에 영향을 미쳤나

▲아리랑2호는 지질연 자료만 받는 것은 아니다. 10일 이후에는 같은 좌표였다. 그 이상은 잘 모른다.

--기상청과 지질연이 서로 더블체크해 발표 시기가 늦어지더라도 정확한 발표를 할 계획인가

▲외부 전문가의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고 빠른 시기 안에 발표하면서 문제가 생긴 것은 사실이다. 지질연과 기상청은 정보를 공유하고 논의하는 체제는 이미 갖췄고 핫라인도 설치했다. 양 측의 추정위치가 20㎞ 이상 차이 나면 발표를 보류하고 수정하는 매뉴얼을 만들었다.

--남포항에 선박이 드나드는 것에 대해 아리랑2호가 지시 받았나

▲답변할 수 없다.

--지질연과 기상청의 진앙 관측치가 차이가 난 이유는 뭔가

▲(이태섭 지질연 원장) 진앙지를 둘러싼 관측소가 3군데 이상 있으면 가장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 우리의 경우 남측에만 관측소가 있었다. 지진의 최종적인 위치는 관측소 데이터가 입수되는 대로 수정된다.

--정보기관에서는 10일부터 같은 좌표를 갖고 있었는데 그 쪽에서 다른 언질 없었나

▲없었다. 핵실험 위치는 진앙만 보는 것이 아니다.

--청와대 발표(9일 11시45분) 전에 기상청 분석 데이터 받았나

▲(지질연) 확인 못했다. 1차로 11시5분 경에 청와대에 보고를 했고 청와대는 11시45분께 1차 발표를 했다. 1차발표는 대규모 발파인지 여부, 인공지진 여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대략적 위치를 신속하게 발표하는 것이 목표였다. 그 당시 외부로부터 정보를 받지 않았으며 그 후(11시 30분께) 데이터가 (기상청으로부터) 들어오긴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내 김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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