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윤 (평화의교회 목사,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평화통일위원장)


《통일뉴스》는 최근 등장한 뉴라이트에 대해 자세히 조망하는 '<뉴라이트 기획Ⅰ> 뉴라이트 들여다보기'에 이어 '<뉴라이트 기획Ⅱ> 내가 본 뉴라이트'를 연재한다.

아직 뉴라이트 스스로 자기 정립이 덜 되었고, 이 분야에 대한 선행 연구나 취재가 많지 않아 미흡한 점도 없지 않겠지만 현 시점에서 각계에서 보는 뉴라이트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뉴라이트 기획Ⅱ> 내가 본 뉴라이트'의 연재를 진행한다.

'자유주의 학생운동'을 비판한다
<기획Ⅱ>① 학생운동 전문가가 본 뉴라이트 - 이민희

김진홍.서경석이 이끄는 기독교계 뉴라이트
<기획Ⅱ>② 개신교 목사가 본 뉴라이트 - 김성윤



기독교계의 뉴라이트 세력은 지난 2004년부터 활동을 시작해 왔다. 하지만 그 배경은 노무현정권의 출범에서 시작되었다고 보아도 될 것이다.

이들에게 지난 대선 패배는 매우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정치권뿐만 아니라 보수 세력 전반에서는 그때 선거에 대해 "질 수 없는 선거를 졌다. 무엇에 홀린 것 같다"고 평가하면서 보수세력의 정치세력화와 사회운동화에 대한 필요성을 다져왔다.

2004년에는 대통령 탄핵 역풍과 국회의원선거 결과 의회권력을 빼앗기면서 보수세력에게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불러왔으며, 이로부터 보수세력의 정치세력화와 사회운동화를 촉진했다.

그해 10월 시청 앞에 10만의 기독교인들이 모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박종순) 주최 시국기도회는 그런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기독교계의 뉴라이트 세력이 표면화된 것은 2004년 12월 출범한 기독교사회책임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기독교사회책임은 김진홍 목사와 서경석 목사가 주도적으로 결성한 단체로 각각 뉴라이트와 중도통합으로 갈라지기 전의 상황을 반영한다.

김진홍 목사는 개혁보수를 기치로 하는 뉴라이트운동을 방향으로 하고 있었고, 서경석 목사는 중도통합을 기치로 하는 선진화연대로 방향을 추구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보수세력의 활동 방법을 놓고 차이가 있었을 뿐 본질적 차이는 없었다.

거기에다가 서경석 목사의 차기 대선을 목표로 중도보수 세력을 결집하려는 정치적 의도와 독선적, 개인주의적인 운동행태에 대한 문제제기가 계속돼 기독교사회책임은 별다른 활동을 벌이지 못하게 된다.

결국 2005년 1월 27일 내부회의를 통해 기독교사회책임은 뉴라이트네트워크에 공식적으로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김진홍 목사와 서경석 목사는 결별하게 된다. 김진홍 목사는 그 이후 11월7일 창립된 뉴라이트전국연합에 상임의장으로 선출되고 기독교사회책임은 11월 24일 창립대회를 갖고 서경석 목사를 비롯한 10명의 공동대표를 선출하게 된다.

이처럼 기독교계의 뉴라이트운동 흐름은 소위 '변절'한 목사로 불려지는 김진홍 목사와 서경석 목사를 축으로 하는 흐름에서 출발했다.

기독교계 뉴라이트 세력은 이런 큰 흐름 이후 몇 가지 지류가 생기게된다.

기독교사회책임 창립대회에 앞서 한 시간 전에는 같은 장소에서 기독교계의 원로급 목사들이 모인 '기독교애국운동'(대표회장 김소영 전 KNCC 총무)이 출범했다. 이 자리에는 고영근 목사(한국목민선교회 회장), 홍순우 목사(장충단성결교회 원로), 김장수 장로, 정진경 목사(신촌성결교회 원로)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교계의 굵직한 직함 출신의 목회자와 대형교회 은퇴목회자들이 주축이며, 대체로 60세부터 85세까지가 회원이다. 서경석 목사는 이 창립대회에서 기독교사회책임을 만들게 된 취지를 설명하고 뒤에서 힘이 되어 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기독교개혁운동(한기운, 대표 한성진)도 기독교 뉴라이트 운동에서 눈여겨볼 수 있다. 본래 한기운은 2004년 11월 김진홍 목사(두레교회)를 중심으로 만들어져 지난해 뉴라이트네트워크 회원 단체로 활동해오다가, 2005년 11월 김진홍 목사가 뉴라이트네트워크에서 나오고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의장을 맡으면서 한기운도 김 목사와 결별했다.

그 후 한기운은 한성진 대표가 이끌어왔으며, 납북자 송환을 위한 '희망의 노란 리본 운동'에 나서고 있다. 2005년 12월 8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북한인권국제대회'와 12월 10일 한기총 주관으로 열리는 '북한인권을 위한 촛불기도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한기운은 뉴라이트운동을 적극 추진한다기 보다는 뉴라이트 운동 내부에서 감시자의 역할, 내부 비판자의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뉴라이트전국연합 산하 개신교 NGO인 '기독교 뉴라이트' 발기인대회가 5월 19일 열렸다. 오필환(백석대 교수) 발기인대회 준비위원장을 비롯해 사회 각계인사 100여 명이 참여했으며 창립대회는 6월께 가진다는 계획이다.

기독교사회책임과 뉴라이트전국연합은 분열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지난 5월 3일에는 평택미군기지 이전문제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이 문제에 대해서는 공동보조를 이루었다. 서경석 목사가 주도하는 기독교사회책임과 선진화국민회의와 김진홍 목사가 상임의장으로 있는 뉴라이트전국연합이 공동으로 성명을 내면서 이들은 평택미군기지 이전 사업에 대해 보수세력의 공동의 인식과 행동을 이룬 것이다.

이처럼 기독교내의 뉴라이트운동은 김진홍 목사와 서경석 목사를 축으로 해서 그 산하에 지류가 생기는 형국으로 진행되고 있다. 김진홍 목사는 기치가 선명한 개혁보수 성격의 정치조직을 추구하며 서경석 목사는 중도보수적인 기독교사회세력화를 추구하고 있다.

서경석 목사는 특히 한기총 인권위원장 등을 맡으며 보수적인 교계단체를 통해 북한인권문제 등에 대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교계내의 기반은 서경석 목사가 더 탄탄하게 다지고 있는 셈이다.

현재 기독교계 내의 뉴라이트운동은 그 정치적, 보수적 성격 때문에 활발히 활동을 벌이지는 못하고 있다. 중도보수적인 교계인사들은 이들의 운동에 참여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으며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교회가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성격을 갖고 있으며 막강한 동원력과 물적 기반, 잘 짜여진 조직력을 갖고 있기에 정세의 흐름에 따라서 언제든지 사회세력으로 동원력을 갖고 정부를 압박할 수 있다는데 뉴라이트 운동을 주목하는 가장 큰 이유가 있다.

뉴라이트 세력이 주체가 된 것은 아니지만, 사학법 문제를 놓고 기독교계가 상당한 파괴력을 보여주었으며 만일 그 사안이 국가보안법 같은 이념적인 것이라면 매우 커다란 힘을 보여줄 것이다.

남북관계는 일련의 우여곡절이 있을지언정 화해협력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기독교계가 냉전대결 이념에 사로잡혀 있다면 우리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 될 것이다. 우리 사회에 커다란 영향력을 갖고 있고 '빛과 소금'이 되고자 하는 기독교계가 남북이 화해하고 단합하는 길에 앞장서 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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