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만리포 = 정명진 기자 (tongil@tongilnews.com)


 

▶29일 오전 9시 서해안 태안군 만리포에서 RSOI-FE일환으로 한미합동상륙작전연습
사전준비가 진행됐다. LCAC-90에서 내린 유도차량과 미군들 모습.
 [사진 - 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한-미 합동상륙연습을 위한 '사전준비'가 29일 충남 태안군 만리포해수욕장에서 진행됐다. 이는 지난 25일부터 시작된 연합증시증원연습(RSOI)과 독수리연습(FE)의 일환으로 30일 오전 본연습이 진행된다.

이날 오전 9시 경 서해상에 미리 떠 있던 상륙함에서 출발한 공격용 헬기 2파가 남동쪽 육지방향으로 지나가며 상륙연습의 '사전준비'가 시작됐다.

바로 이어 수평선에서 LCAC-90(Landing Craft Air Cushion, 공기부양상륙정) 한 대가 해안으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LCAC-90은 만리포해수욕장 남편 해안에 상륙해 유도차량 1대와 미군 10여명을 하선했다.

 

▶헬기 2파에 이어 공기부양상륙정 1대가 해안으로 접근했다.
[사진 - 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30일 있을 본연습에 대비 준비상황을 점검중인 지휘관들.
[사진 - 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LCAC-90 역시 상륙함에서 나온 것이며 실전에서는 대개 상륙에 필요한 수송장비를 실어나른다. 해안에 도착한 미군은 내일(30일) 있을 본연습을 위해 상륙지점을 정하고 표시물을 설치했다.

유도차량에 해안에 내리기 직전 수송기(CH-46) 2대가 북편 해안에 잠시 착륙하고 뜨는 등 본연습을 위한 착륙지점 등을 익히기도 했다.

9시 50분 경 LCAC-90이 유도차량과 미군을 남겨놓고 서해상의 상륙선으로 귀환했으며, 남은 미군은 지난밤부터 해안에 대기하고 있던 한국군(해병대)과 함께 시설물 편성 등을 논의하며 인근 지형지물을 살폈다.

 

▶상륙연습에 쓰일 표시물을 설치중인 미군들. [사진 - 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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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과 미군 현장지휘관이 지도를 펼쳐가며 준비상황을 점검중이다.
[사진 - 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사전준비'가 진행된 만리포해수욕장 앞바다 해상에는 10여정의 상륙함, 초계선, 상륙지원정이 육안으로 확인됐다. 이날 현장을 지켜본 한국군 관계자는 "내일 오전 8시 20분 경 브리핑을 시작으로 본연습이 진행된다"고 전했다.

RSOI-FE는 31일까지 진행되며 미국 본토와 하와이, 오키나와 주재 미군 3천여명과 주한미군 1만7천여명 등 2만여명의 병력이 참가하며 스트라이커부대와 미군 핵추진 항공모함인 '에이브러햄 링컨호'가 동원된다.

한편, 이날 상륙연습 '사전준비'를 지켜본 인근 주민들은 이곳으로의 상륙연습이 2004년도에 이어 두 번째라고 전했다.

 

▶사전준비전 해상의 초계함과 헬기. [사진 - 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만리포 해안에 착륙중인 수송기. [사진 - 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한편, 평통사 등 시민사회.평화단체들은 RSOI.FE연습에 대해 "한미연합사가 미군 2만여명과 핵추진항공모함 등 대규모의 병력과 장비를 동원하여 군사연습을 실시하는 것은 북한에 대한 명백한 전쟁위협 행위"라고 반발.규탄하고 있다.

또 북한은 한.미합동군사연습을 이유로 3월말로 예정됐던 제 18차 남북장관급회담을 4월중 적당한 날로 연기 통보했고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이종석 통일부 장관의 개성공단 방문 역시 4월중으로 연기토록 요청한 바 있다.

 

<한미합동 상륙연습 준비 이모저모>

◎ 수륙양용상륙장갑차 40여대 해상에서 쏟아져 나와

▶수중에서 몰려오는 수륙양용상륙장갑차. 앞에 보이는 갈색이 한국군해병대, 뒤쪽
검은색이 미군.[사진 - 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수륙양용장갑차들은 해안에 접근하면서 연막탄을 내뿜었다.
[사진 - 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한미 연합상륙연습 리허설은 오후에도 계속됐다. 오후 2시 10분 경 연안에서 서해상으로 3800여M 떨어진 곳에 정박하고 있던 미군 상륙함(LST), 한국군 상륙함 등 2척에서 수륙양용상륙장갑차 40대가 바다로 쏟아져 나왔다.

이 장갑차들은 '乙'자 형을 그리면서 파도를 헤치고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연안에 가까워지면서 흰색, 황색 연막탄을 내뿜기도 했으며, 모래사장에 접안하자 궤도를 내보이며 한줄로 정렬했다.

40대의 수륙양용상륙장갑차 중 34대는 한국 해병대 소속이며, 나머지 6대는 미군 장갑차다. 이 장갑차는 실제 상륙작전이 진행되면 지상전에 투입될 해병대 병력을 해양으로부터 육지로 수송하는 역할을 한다. 이날 장갑차에는 20여명의 군병력이 탑승했다. 미군에게 어디에서 왔냐고 묻자 “오끼나와에서 왔다”고 답했다. 

◎ 서해 조수간만의 차에 애먹은 미군

▶밀려오는 바닷물에 쫓겨 미군차량을 이동시키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지지대를 찾기 위해 미군육공트럭이 물속에 들어갔다.
[사진 - 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만조시간이 다가오면서 만리포해수욕장으로 바닷물이 빠르게 밀려들어 왔다. 특히 이날은 조수간만의 차가 가장 큰 음력 1일, 사리다. 밀려오는 바닷물은 오전 미군이 '사전준비'를 위해 설치해 놓은 표식을 덮쳤다. 이에 미군들은 떠내려가는 표식을 건지기 위해 미군 육공용 트럭까지 동원했다.

미군들은 표식을 나타내는 주황색 천은 다행히 건졌다. 그러나 지지대 두 개중 하나가 물속에 잠겨 미군들은 트럭을 수차례 바다 안으로 진입시키고 병사들을 직접 차가운 물 속에 투입시켜 수색케 했으나 찾는데 실패했다.

오히려 해수욕장 제방까지 차올라오는 바닷물에 쫓겨 차량을 해변의 다른 쪽으로 옮기느라 일대 소동이 벌어졌다. 서해의 바닷물을 얕본 결과였다.

◎ 서해안 '상륙연습', 엇갈린 발언

통상적으로 동해안 포항에서 진행됐던 한미 합동상륙연습이 서해안에서 진행된 것은 언론이나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던 부분이다. 이곳 주민들은 2004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한국군 해병대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서 상륙연습이 진행됐다"며 서해안에서 이루어지는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묻자 "일정하게 한 곳에서만 진행되면 연습이 관성화 되기 때문에 서해안에서도 하는 것이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태안군청 관계자는 "만리포 해수욕장 자체가 군사작전지역에 속한다"며 "주기적으로 한미간 연습을 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해안에서 상륙연습이 예전에도 진행됐다는 것은 일치한다. 그러나 그동안 군당국이 이를 알리지 않은 이유와 서해안 상륙연습의 목적에 대해서는 정확히 밝혀야 할 것으로 보인다.

◎ 미군 수륙양용상륙장갑차 3시간 넘게 귀환 지연, 지휘통제 혼선?

▶장갑차 위에서 작전지시 기다리는 미군들. [사진 - 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해가 기울고 있지만 미군 장갑차는 작전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RSOI는 한미 연합.합동 지휘소 연습으로 한미 양국군 지휘관들을 대상으로 해외주둔 미군의 전개능력을 시험.평가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한.미간 합동으로 진행되는 연습에서 한미간 연합지휘통제가 원활한가의 문제다.

그러나 이날 '리허설'에서 해안에 도착한 수륙양용상륙장갑차 중, 한국군 해병대 소속 장갑차가 오후 4시경에 서해상에 떠있는 상륙함으로 귀환을 시작하여 귀환이 완료되었지만, 6대의 미군 장갑차들은 귀환준비를 마치고 나서도 3시간 여 째 작전지시를 기다리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미 해가 진 바닷가에 지칠대로 지친채 기다리고 있는 미군들에게 ‘언제 돌아가는가?’라고 묻자 “모른다” ‘이곳에서 잘것인가’ “아니다. 그런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혹시 지휘통제상의 문제가 생긴것인가?’라고 묻자 “Maybe...(아마 그런것 같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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