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평양방송은 3일 개천절을 맞아 고조선과 단군이 일제와 반동사가들에 의해 왜곡돼 왔다며 그러나 김일성 주석의 지도로 신화적 존재로만 여겨져 오던 단군이 실재 인물이라는 것이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단군에 대한 북한의 평가는 1990년대 들어와 '신화적 인물'에서 '실존 인물'로 변화됐다.

북한은 1993년 10월 평양시 강동군의 단군릉을 발굴했는데, 그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단군을 신화적 인물로 평가했다.

북한의 과학백과사전출판사가 1983년 1월 발행한 '백과전서'에는 단군신화에 대해 "고조선의 건국신화"라고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개천절에 대한 설명도 찾아 볼 수 없다.

그렇지만 단군릉 발굴 이후부터는 단군을 실존 인물로 규정하고 있다.

단군릉 발굴작업을 주관했던 북한 사회과학원은 1993년 10월 '단군릉 발굴보고'를 통해 단군과 부인으로 추정되는 유골을 발굴했으며 이 유골을 '전자상자성 공명법'(電子常磁性 共鳴法)을 적용해 측정한 결과 그 연대가 지금으로부터 약 5011년 전의 것으로 확증됐다고 밝혔다.
나아가 단군의 것으로 추정되는 남자의 뼈는 길고 상당히 굵으며 키가 170cm에 달해 체격이 건장한 편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발표했다.

특히 단군릉에 대한 대대적인 복원공사를 추진해 1994년 10월 준공식을 가졌다.

단군릉의 총 부지면적은 45정보이며 무덤은 9단의 피라미드 형식을 하고 있는데 밑변 한 변의 길이는 50m이고 높이는 22m이다.

이후 북한은 '단군 및 고조선에 관한 학술발표회'와 고조선 유물 발굴 등을 통해 "단군과 고조선은 실재했으며 고조선의 수도는 평양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군릉 발굴 이후 발행된 북한의 '조선대백과사전'(백과사전출판사, 1997)에는 단군에 대해 "우리 민족의 원시조이며 동방의 첫 국가 고조선을 세운 건국시조"라면서 "원래 신화적인 존재로 전하여 왔으나 1993년에 평양시 강동군에 있는 단군릉에서 그의 유골이 발굴.고증됨으로써 실재한 인물로 인정되게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북한이 단군릉을 대대적으로 복원하고 그를 실존인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평양이 고조선의 수도였다는 주장 아래 고조선-고구려-고려-조선-북한으로 한민족 역사의 정통성을 확보하려는 정치적 목적을 띤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는 북한이 1998년 들어 대동강 일대의 고대문화 유적.유물들에 대한 발굴과 연구과정에서 거둔 성과에 기초해 이 지역의 옛 문화를 '대동강문화'로 명명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서울=연합뉴스) 김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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