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옥진 (한국민권연구소 상임연구위원)


8월 22일부터 12일간 을지포커스렌즈(UFL : Ulchi-Focus Lens) 연습이 진행된다. 이 연습은 정부차원의 군사지원을 위한 '을지'와 군사차원의 작전계획 수행 절차를 숙달하기 위한 '포커스렌즈'가 통합, 1976년부터 연례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한반도 우발상황을 대비한 한미연합군의 협조관계, 절차, 계획, 시스템을 평가하고 개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이 연습은 정부 행정기관과 주요 산업체가 참가하고, 군은 군단급 이상 사령부와 주한미군사령부 및 연합사령부가 참가하여 진행된다. 올해 진행되는 을지포커스렌즈연습은 주한미군 5천여명과 해외주둔 미군 5천여명이, 한국군의 경우 군단 및 함대사령부, 전투비행단, 향토 사단의 경우 대대급 이상의 부대가 각각 참여, 민, 관, 군 통합방위태세 확립을 도모하고 있다.

국방부는 실제 병력과 전투 장비의 투입이 아닌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전장 상황을 가정해 실시하는 한미 양국군의 정부 및 군사분야의 종합지휘소(CPX) 연습이라고 하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을지포커스렌즈 연습
- 대북핵선제공격과 최첨단무기 사용을 담은 각종 군사작전계획과 밀접한 연관속에 진행되고 있다


관계정상화까지 내다보왔던 북미관계가 부시 행정부 이후 정치군사적 대결이 날로 첨예화되면서 한반도 정세는 날로 격화되고 있다.

2001년, 당시 부시 행정부는 '미 본토에 대한 위협'이라는 새로운 상황을 상정한 신안보전략의 추진을 9.11사건을 계기로 더욱 가속화하였다. 그리고 2002년, 연두교서에서 이라크와 이란 그리고 북한을 '악의 축' 국가로 규정하고, 이러한 국가들이 대량살상 무기로 미국을 위협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경고하면서 미국에 의한 선제공격이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하는 강력한 안보정책을 천명하였다. 특히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 방향은 '국방재검토보고서'(Quadrennial Defence Review: QDR), '핵태세검토보고서'(Nuclear Posture Review: NPR), '국가안보전략보고서'(National Security Strategy of USA: NSS) 등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제시되었다. 이 보고서들은 공통적으로 ①테러집단/지원국 및 악당 국가들의 대량살상무기(WMD) 공격에 대비한 미 본토 방어 능력 강화 ②세계적 차원의 미국 이익 보호를 위한 해외 전력투사 능력 향상 ③다양한 지역분쟁에 대한 동시 대비 능력 제고 ④ 필요시 과감한 선제공격까지의 고려 등을 최우선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반도 주변에서 진행되는 한미합동군사연습, 특히 을지포커스렌즈연습은 북을 대상으로 한 핵선제공격을 담고 있는 각종 전쟁계획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이의 시행, 점검을 통해 새롭게 수정, 보충되고 있다.

2003년에 을지포커스렌즈연습은 당시 미육군 최초의 신속기동여단 소속 스트라이커 부대가 남한에 도착, 한반도 지형숙지 훈련을 벌였다. 이 부대는 미국의 새로운 형태의 세계작전개념에 따라 유사시 세계 어느 곳이든 긴급 파견돼 임무를 수행할 목적으로 조직된 부대로서 첨단정밀무기 부대로 새로운 북침작전계획을 실현하려는 목적 속에서 진행되었다. 또한 일명 북한동요계획으로 알려진 작전계획 5030은 전쟁 발발 전 지역사령관이 북의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한 다양한 '저강도작전'(Low Intensity operation)을 구사해 북한의 제한된 자원을 고갈시키고 군부의 동요를 유도해 북의 정권을 붕괴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하고, 예고없이 한반도 주변에서 수주간 지속되는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 2004년 당시 전개되었던 이 연습은 주한미군의 한강이남 재배치가 진행되고,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해 3가지 종류의 미사일 방어망 구축과 함께 한미연합군이 한반도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을 점령하고 친미정권을 세워 통치하는 것을 포함하는 작전계획 5027-04의 효과성과 현실성을 검증하기 위해 진행되었다.

이처럼 을지포커스렌즈연습은 한미간의 공동작전수행능력을 총점검하고 북침전쟁계획을 완성과 각종 최신형무기들의 사용을 통해 그 성능을 확인하는 과정이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더욱이 이번 훈련은 미국이 북한을 선제타격하기 위한 새로운 작전계획 아래 주한미군의 재배치 진행과 함께 주한미군의 '전력증강계획'이 최종단계에서 시행, 완료되고 있는 때에 진행되고 있어 그 위험성은 배가되고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작전계획 5030을 시작으로 '족집게 폭격'방식을 이용한 작전계획 5026, 작전계획 5027을 거쳐 '북의 체제붕괴'나 '소요'를 진압한다는 개념계획 5029에 이르기까지 이들 전쟁계획들은 모두 하나의 고리로 연결된 단계별 북침전쟁시나리오이다. 더구나 지금 진행되고 있는 훈련을 전후로 미국은 개념계획 5029를 작전계획 5029로 전환시키기 위해 한국 정부를 강박하고 있다. 이미 공개된 5029-05가 단순히 유사시에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작전계획으로 전환되어 북한의 급변을 증폭시키거나 유도하는 내용을 담고 있고, 또한 평양에서의 특이징후 같은 원인 기술과 그러한 원인요소가 발생하는 즉시 군사적인 조치를 전개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 그 위험성이 더욱 커진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미국은 2003년부터 올해까지 130억 달러를 들여 주한미군의 전력을 지속적으로 증강하고 있다. F-117스텔스전폭기, 쇄도우 200 무인전술정찰기, 패트리어트 미사일 Ⅲ, M1-에이브람스 탱크, 연합직격탄, GBU-27 레이저 유도폭탄, 산탄형 포탄, 헌터무인정찰기 등 최신형무기를 비롯하여 소형핵무기인 벙커버스터도 남한에 가장 먼저 배치할 계획에 있다.

더욱 강화되는 한국군 무장
- 협력적 자주국방의 '미명'아래 대북전쟁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금 이 땅에서는 미국만이 아닌 한국군의 자체 무장력 또한 엄중한 단계에서 이르고 있다.

국방부는 국방백서에서는 존재하지 않지만 아직까지도 북한에 대한 주적개념을 군 내부에서 계속 유지하면서, 주한미군 재배치를 계기로 한국군의 전력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즉 주한미군 감축과 함께 한반도 안보환경 변화속에 한국군이 '안보'의 주된 역할을 수행한다는 "협력적 자주국방계획"아래 미군에 의존해왔던 전력과 미래핵심전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협력적 자주국방은 첫째,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주한미군의 재배치와 북한의 장거리포를 무력화하기 위한 대화력전임무 등 10대 군사임무를 추진하기로 하고 둘째, 전쟁억제능력의 조기확충을 위해 미래전 향상에 적합한 감시정찰과 실시간 지휘통제·타격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공중조기경보기와 정찰위성도입, 해상전력과 공군전력을 높이기 위한 이지스함과 신형 레이더, 공중급유기도입 등 각종 첨단군사무기를 도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셋째, 합동참모본부의 편제를 확대, 개편해 합참 중심의 전쟁수행체계를 구축하고 방위산업연구개발을 강화해 2010년에는 첨단무기개발기술면에서 선진국권에 진입시키기 위해 현재 GDP(국내총생산액)대비 2.8%수준인 국방비를 3.2%로 단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한 한국군 단독으로 이뤄지는 지휘소 훈련인 압록강연습이 '태극훈련'으로 개칭되어 올해부터 시행된다. 이 훈련은 전시에 대비해 전쟁수행 절차를 숙달하고 작전지휘 능력을 증진하기 위해 함동참모본부와 각군 사령부가 중심이 되어 실시되고, 각각 전시에 대비한 정부의 병력과 장비 동원 종합훈련인 '충무훈련'과 민, 관, 군 통합 화생방 테러대비 훈련인 '화랑훈련'들도 매년 진행되고 있다. 게다가 북한의 '급변사태'를 설정, '충무 3300', '충무9000'의 비상작전계획들을 작성하고 체계적으로 갱신해 오고 있다. 올해 들어 6월말까지 벌어진 북침전쟁연습은 140여건이며, 지난해 113건보다 1.2배, 2000년 20건에 비해서는 무려 7배나 더 늘어났다. 훈련의 내용을 보면 공중강습, 해상상륙, 신속기동 등 주로 북한에 대한 침략적인 기습타격에 중점을 두고 있고, 지역적으로는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를 비롯한 북측과 가까운 지대들에서 연습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듯 국방부는 이른바 「협력적 자주국방」의 간판 밑에 '독자적인 대북억제력을 보유한다'면서 군의 작전지휘체계를 전시체계로 개편하고 그 무력을 대폭 증강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군에게 군 통수권이 없고, 미군에게 예속되어 미군의 승인 없이 한 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현실을 볼 때, 결국 국방부가 말하는 자주국방이란 미국의 대북침략정책 실현에 적극 동조, 편승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는 한반도에서 대결과 긴장을 격화시키고 정세를 위험천만한 전쟁국면에로 몰고가는 엄중한 행위이며, 결국 국방부의 「협력적 자주국방」이란 미국과의 '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북침전쟁준비 완성에 있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

남북관계, 6자회담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현재 남북관계는 6.15공동선언의 정신과 '우리민족끼리'의 기치아래 다방면의 대화와 협력이 활발하게 전개되면서 서로의 오해와 불신을 해소하고, 화해와 협력을 촉진시키려는 민족의 염원인 자주통일을 실현하려는 열기가 고조되고 있으며, 한반도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4차 6자회담의 재개를 앞두고 있다.

이러한 때에 미국과 남한의 군당국이 함께 벌이고 있는 대규모 '을지포커스렌즈-05' 연습은 북에 대한 선제공격준비를 완성하고, 정세를 극도로 긴장시킴으로써 좋게 발전하고 있는 남북의 화해와 협력과정은 물론 민족의 통일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이며 나아가 남북관계를 훼손시키고 동시에 6자회담에서 미국측이 제기하고 있는 부당한 요구를 힘으로 실현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

지난 2002년과 2005년, 경색되었던 남북관계가 회복되고 획기적 발전을 도모하려고 할 때마다 벌어진 남측 군당국의 군사적 책동은 바로 우리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통일할 것에 대한 6.15남북공동선언에 대한 전면 부정이며, 대화 상대방에 대한 도전이다. 특히 이번 8.15민족대축전때 북측 당국이 남북대결의 상징이고 분열의 상징이었던 '현충원 방문'을 통해 낡은 시대의 유물을 던져버리고, 남북사이의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려는 이 때, 남측 군당국이 외세인 미국과 손을 잡고 동족을 헤하려는 전쟁책동을 일삼고 있는 것은 6.15시대와 어긋나는 처사이다. 또한 다방면적인 교류, 협력으로 남북관계가 탄력을 받고 더 높은 발전을 이루려는 현 시점에서,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남북 군사당국간의 회담이 이번 연습으로 더 이상의 진전을 가져오지 못함으로서 향후 남북관계 발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또한 2004년 3차 6자회담 직후나 현재 4차 6자회담 재개를 앞두고 벌어지고 있는 을지포커스렌즈연습은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말하고 있는 미국의 이중성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대화의 상대방을 부정하고 자극하는 군사훈련을 벌이는 것은 물론 북한의 핵은 없애려 하면서 미국 자신은 핵장비를 동원하여 군사훈련을 진행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에 대한 도전이며, 이는 우리민족의 의사와는 전면 배치되는 행위이다.

3차 6자회담을 전후로 남한 전역에서는 이라크 전쟁을 통해 성능이 검증된 최신형 대량살상무기들이 속속들이 배치되고 있었고, 새로 작성되거나 수정보충된 수많은 전쟁계획을 바탕으로 실전훈련을 벌임으로서 한반도 정세를 극도로 긴장시키고 핵전쟁 위협을 가중시켰고, 북한인권법 통과로 북한에 대한 붕괴정책을 법제화하면서 핵과 인권이란 두 몽둥이를 휘두르며 북을 위협하고 있었다. 더구나 4차 6자회담에서 북미간에 적대관계 청산과 함께 관계정상화를 논의되고 있고,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전환될 것이 전망되고 있는 시점에서 지금의 전쟁훈련은 6자회담 재개 분위기를 어둡게 하기에 충분하다. 이에 대해 북한군 판문점대표부는 13일 "미국측의 오만한 행위는 우리 군대로 하여금 미국과 대화에 기대를 가질 수 없게 하고 있으며, 오직 자위적 억제력을 키우는 길로 나가는 것만이 나라를 지키고 주권을 지키고 제도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하게 옳은 길이라는 우리 군대의 판단이 백 번 정당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측이 방대한 병력과 최첨단 전쟁수단을 동원해 우리를 반대하는 전면전쟁을 가상한 도발적인 전쟁연습을 벌이는 것은 그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 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였다. 특히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서 미국의 남한에 대한 핵우산 제공에 대한 문제가 언급되고 있는 과정에서 이번 군사훈련은 향후 재개되는 6자회담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외세공조는 전쟁공조, 반평화공조, 반통일공조
- 우리민족끼리 민족자주, 반전평화, 통일애국공조를 실현하자!

미국은 말로는 평화를 외치지만 실제로는 전쟁의 기회만을 노리고 있음이 다시 한번 만천하에 드러났다. 전쟁연습과 대화는 양립할 수 없고, 지금의 을지포커스렌즈연습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역행하는 것이며, 이는 외세와의 전쟁공조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바로 우리민족끼리의 민족공조를 실현하는 길 외엔 다른 길이 없다.

민족자주공조는 외세로부터의 빼앗긴 자주권을 되찾기 위한 과정에서 실현된다. 그 시작은 바로 외세와의 결별에서부터 시작된다. 따라서 대미추종자세와 외세공조와는 단호하게 결별해야 한다. 그리고 외세의 지배와 간섭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 바로 주한미군으로부터의 예속에서 벗어나는 길이 진정한 자주국방을 실현하는 첫 걸음임을 알아야 한다.

또한 반전평화공조를 실현해야 한다. 그 길은 대결시대의 낡은 관점인 대북적대관점을 과감히 청산하고, 우리의 한민족, 한핏줄인 동족끼리의 관점으로 전환하여 대화상대방을 부정하고 위협하는 행위를 당장 중지해야 한다. 현재 군 내부에 존재하는 주적개념을 즉각 파기하고 을지포커스렌즈 훈련과 같은 각종 전쟁훈련을 중지하는 것은 물론 무력증강 책동과 같이 평화를 위협하고 파괴하는 행위를 중단할 때 이 땅의 진정한 화해와 평화가 실현될 수 있으며, 나아가 동북아시아의 평화정착에 기여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통일애국공조를 실현해야 한다. 우리민족은 지금 민족의 대단합과 통일을 실현하고 일을 실현하는 길에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 따라서 통일을 위한 길에 군당국 또한 자신의 힘을 다하여 통일을 앞당기는데 힘과 지혜를 합치는 길에 과감하게 나서야 한다.

마치며

6.15공동선언을 이행하여 통일하려는 민족의 통일의지와 염원은 이제는 되돌릴 수도 가로막을 수도 없는 대세가 되었다. 이러한 민족의 자주통일의 앞길에 미국을 비롯한 반통일세력의 시도는 한갓 미풍에 불과하다. 반통일세력들은 이 사실을 분명히 알고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대세에 더 이상 역행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민족의 자주통일 실현에 더는 훼방을 놓지 말고 시대의 물줄기에 합류해야 할 것이다.

(※이 글은 인터넷 신문 자주민보와 참말로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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