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물자 반출 문제와 경제성 등을 이유로 착공을 미뤄온 TS정밀, 제시콤, 용인전자 등 3개사가 '7월 착공'을 결정함에 따라, 개성공단 시범단지 사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정부 관계자는 3일 "(작년 12월 15일) 리빙아트의 시제품 생산과 15개 기업 사업 승인, 그리고 전력공급에 이어 3개사가 뒤늦게나마 공장 착공을 결정함에 따라 개성공단 사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다"면서 "시범단지와 본단지 조성 사업이 한층 가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개성공업지구관리위 관계자도 "15개 업체 중 착공이 지연됐던 3개사가 이달 중 모두 착공에 들어감에 따라 난항을 겪기도 한 시범단지 사업에 청신호가 켜졌으며 "늦어도 오는 11월까지 15개사 공장이 전면 가동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들 3개사는 2004년말이 시한인 착공계획서를 지난 달 중순에야 제출하는 등 '착공지연'으로 토지개발공사와 사업 주체인 (주)현대아산 등과 갈등을 겪어왔다.

한 공단사업 관계자는 최근 "이들이 6월까지 착공계획서를 내지 않으면 계약 해지 후 8개 후보업체들과 순번에 따라 교체하거나 아예 12∼13개업체만으로 시범단지 사업을 일단락짓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밝혀 사업 방식을 둘러싸고 진출업체들과 적잖은 진통을 겪어왔음을 시사했다.

시범단지 진출업체들은 3개사의 착공계획서 제출로 15개사 모두 공장이 준공됐거나 착공에 들어갔지만 사업이 가속도를 내려면 ▲통관절차 간소화 ▲기반시설 확충 ▲인사, 노무 문제 등 투자환경을 대폭 개선하는 게 선결 과제라고 지적한다.

용인전자의 김농선 사장은 "10월 준공을 목표로 곧 착공할 계획인데 통관절차 간소화 약속이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노무, 인사문제 등도 참 걱정"이라고 말했다.

제시콤 관계자도 "공장 규모를 2천평으로 설계했으나 광학측정장비 등이 전략물자에 해당돼 600평으로 대폭 줄여 조립라인만 설치하기로 했다"면서 전략물자 반출 문제 미결에 따른 설계변경으로 큰 손실을 안게 됐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대화연료펌프 관계자는 "공장건설을 해놓고 북측 사정으로 준공식을 제 때 못하는 등 이들의 요구사항이 우리 생각과 크게 다른 점이 애로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적인 예로 "6월 30일 준공식을 하기로 결정, 업계 관계자 등에게 초청장을 보냈는데 북측이 24일에야 '7.8 (김일성 주석 11주기) 추모식이 끝나기까지 일체 행사가 금지된다"고 통보해 행사를 취소하느라고 애를 먹은 사례를 들었다.

한편 공단 관계자는 "도로확충, 전력, 통신 공급 등 기반시설이 크게 개선되고 있고, 북측도 한국업체들의 업무 특성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있다"며 투자 환경이 크게 개선됐음을 밝히면서도 "통행절차 간소화는 북측이 체제 안전을 우선시하고 있는 만큼 당장 획기적으로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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