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 정찰기 EP-3가 지난 1일 중국 전투기와  충돌한후 하이난다오(海南島)에 불시착할 당시 중국 전투기 조종사가 지상 관제본부에 미군 정 찰기를 격추할 수 있도록 승인해줄 요청했었다고 홍콩의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 소식통들을 인용, 자오 위(趙宇)란 이름의 이 조종사가 미군기와 동료인 왕웨이(王偉)가 탑승한 전투기와 충돌한 것을 목격한 후 지상관제소와의 교신을 통해 미군 정찰기의 격추 허락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으며 대신 링수이(陵水)비행장에 정찰기의 착륙을 유도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특히 미군 정찰기가 링수이 비행장에 착륙한 후 중국군 장교 1명이 정찰기에 진입을 시도하다가 이를 저지하는 미군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고 밝혔다.

한 소식통은 `정찰기와 전투기의 충돌은 사고지만 정찰기 격추는 전쟁행위가 될 수도 있다`면서 `당시 지상관제소의 근무자들은 냉정을 잃지 않고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 소식통들은 미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의 충돌 직후 정찰기가 북동쪽으로 빠져나가려 했으나 조종사 자오 위가 하이난다오에 강제 착륙시켰으며 착륙 후 정찰기 승무원들은 미국 외교관리들이 입회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중국측의 기내 진입을 허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당시 중국군의 고위 장교 1명이 기내 진입을 시도했으며 입구를 가로막고 저지하는 미군 1명과 몸싸움을 벌이다가 이 미군을 땅바닥에 내동댕이 쳤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홍콩=연합뉴스 2001/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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