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RSOI 연습을 앞두고 미 핵잠수함이 진해에 정박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사진제공 - 녹색연합]

지난 16일, 한미연합전시증원연습(RSOI) 개시 사흘전 LA급 공격형 미 핵잠수함이 한국 해군 기지에 정박한 사실이 국내 환경단체에 의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녹색연합(상임대표 박영신)은 23일 오전 종로구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남 진해시 비봉동 해군 소모도 기지에서 미 핵잠수함(SSN-688-LA)이 정박중인 것을 확인했다며 관련 사진자료를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잠수함은 국적을 표시하는 성조기를 달고 있으며 SSN-688 표시가 선명하다. 현재, 미해군이 운용중인 핵잠수함은 공격형핵잠수함(SSN: Submarine Nuclear)과 전략핵잠수함(SSBN : Submarine Ballastic Nuclear), 두가지다.

 

▶핵잠수함임을 나타내는 표식 'SSN 688'이 눈에 띤다. [사진제공 - 녹색연합]

이번에 확인된 잠수함은 전략핵잠수함보다는 급이 낮기는 하지만, 핵을 뜻하는 'N'이 들어간 핵잠수함이라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여기서 '핵'의 의미는 핵무기를 탑재했다는 뜻이라기 보다는 핵연료로 추진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녹색연합이 제기하는 핵폐기물 투하 의혹은 그것을 다루는 미군 병사들의 안전과도 직결된 문제여서 신빙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핵연료로 추진되는 핵잠수함의 경우, 환경과 관련해 문제가 되는 것은 냉각수 방출여부라고 할 수 있다.

어쨌든 지금까지 미국 핵잠수함이 우리 영해를 드나든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에 속했으나 한국 기지에 정박중인 구체적 모습이 확인되어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녹색연합은 "이번 정박은 약 4-5일간 머무른 것으로 보이며 핵폐기물의 교체와 군수지원이 목적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장에는 미군과 한국 해군이 수시로 잠수함 갑판 위를 오갔으며, 잠수함 승선 미군이 진해시내로 나가는 것도 확인되었다"고 전했다.

 

▶진해시 소모도 잠수함 기지 전경. [사진제공 - 녹색연합]

녹색연합의 '폭로'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RSOI 훈련의 일환으로 지난 14일 부산항에 입항한 항공모함 키티호크호와 같이 움직인 것으로 보면 될 것이라며, 미 핵잠수함이 15일 진해 소모도 기지에 입항해 17일 출항한 사실을 확인했다.

 

'영욕'의 해군기지 : 진해


경남 진해시는 면적 111.65㎢, 인구 약 13만으로 동쪽은 부산광역시, 북쪽은 김해시·창원시와 접하고, 서쪽은 마산시, 남쪽은 거제시와 마주하고 있다. 3월말부터 벚꽃이 활짝 피면 군항제가 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무엇보다 진해시는 해군 교육사령부와 해군사관학교가 위치하고 있으며, 한국 해군의 주력 4개 전단을 지휘하는 해군작전사령부가 있는 모항이자 천혜의 군사기지다.

1900년대 초에는 러시아 발틱함대를 격파한 일본 함대가 기지로 이용한 곳이며, 붉은색의 아름다운 해군작전사령부 건물은 러시아식 건물로서 일본해군의 영웅 도고 하이헤치로(東鄕平八郞)가 일본해군을 지휘하던 곳이기도 하다.

일본이 패주한 뒤에는 미 해군이 군항으로 이용했으며, 현재도 해군작전사령부 내에는 미 해군 캠프가 있어 미 해군의 한반도 연해 기동, 한미연합훈련 등을 조율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6일 "핵 항공모함 입항은 북침 전쟁도발의 전주곡"이라며 "미국이 키티호크호를 비롯한 핵타격 수단을 대량 투입하고 있는 것은 위험천만한 사태발전"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핵잠수함 항해  지도. 진해만, 거제도, 마산, 가덕도 등의 표시가 보인다.
[출처 - 미 국방부]
미국 핵잠수함 관련 경과보고

1992년 2월 19일
남과 북은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발표
- 남과 북은 ‘핵에너지를 오직 평화적 목적에만 이용한다.’를 비롯 ‘핵무기의 시험, 제조, 생산, 접수, 보유, 저장, 배비, 사용을 하지 아니한다.’등의 입장을 천명

1998년 2월 11일 새벽 5시
- 부산 영도 앞바다 6마일 해상, 27톤급 연안어선 영창호와 작전 중이던 7,000톤급 미 핵잠수함(SSN-701) 라홀라호와 충돌, 영창호와 선장 정창수 씨를 비롯 선원 4명이 침몰했으며 선원들은 긴급 구조
- 미군측 한국정부의 사고 원인에 대한 공동조사 거부 미군측 7함대 조사단을 급파해 자체 조사를 실시했으나 조사내용은 미공개

2000년 10월 19일
- 국회 국방위원회 해군 국감장, 민주당 장영달의원 미국의 핵잠수함의 진해 소모도 기지 정박을 거론
- 소모도 해군기지 주변에 1년이면 2·3회씩 미 해군 소속의 핵추진함정이 정박을 하며 이 기지의 불법매립문제 때문에 마산만과 진해항의 오염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고 제기
- 미 해군 소속의 핵추진함정에서 나오는 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의혹과 이에 대한 관리대책을 어떻게 세우고 관리하는지 질의

2002년 10월 2일
- 서해안에서 미국 핵잠수함(SSN-725) 헬레나(Helena)가 민간어선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양측 선박 모두 부상자나 심각한 선체파손 등의 피해는 경미
- 요코스카 미군기지 대변인은 한국해군과의 합동훈련에 참가중이던 `로스앤젤레스'급 핵잠함 `헬레나'가 전날 자정무렵 민간어선과 충돌하면서 잠망경과 안테나 등 일부 기기가 경미한 손상을 입힘

2003년 3월 14일
진해 소모도 기지에 미국의 공격형핵잠 진입, 잠수함의 종류 미확인

2003년 7월 20일
진해 소모도기지에 미국 핵잠수함(SSN-725) 헬레나(Helena) 입항 군수 지원 및 정비 목적

2004년 1월 27일
국방부 원장환(육군 소장) 획득정책관은 정부가 핵추진 잠수함 개발방안을 추진중이라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핵추진잠수함은 한반도 비핵화선언에 위배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확인.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등에 보도

2004년 3월 17일 - 20일
진해 소모도기지에 공격형핵잠(SSN-701) 라호야(La Jolla) 정박, 핵폐기물 교체 및 군수 지원 목적

2004년 5월 1일
진해기지에 공격형핵잠(SSN-701) 라호야(La Jolla)입항 ‘서태평양 잠수함 탈출 및 구조훈련’ (PACIFIC REACH )을 참가 목적

2005년 3월 16일
미국 핵잠수함(SSN-688)로스앤젤레스호(LA) 진해 소모도 기지에 정박, 연료 보급 및 군수 지원과 정비 목적, 녹색연합과 인근 어민 등 이 사실 확인


(자료제공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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