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858대책위는 17일 오후 2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꼬 교육회관 4층에서 공중파 방영
에 앞서 'KAL858, 조작된 배후' 언론시사회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이강호기자]
1987년 11월 KAL858기 실종사건이 북한의 테러로 단정 짓게 되는 과정에서 이 사건의 결정적 배후로 등장한 미야모토 아키라(제주출신, 재일동포 한국명 이경우)를 추적한 다큐멘터리가 공중파 방영에 앞서 언론에 공개됐다.

‘KAL858기사건진상규명시민대책위’(대책위, 회장 차옥정)는 17일 오후 2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꼬교육회관 4층에서 ‘KAL858, 조작된 배후’(연출 대책위사무국장 신동진) 언론시사회를 가졌다.

‘KAL858, 조작된 배후’는 87년 KAL기 실종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됐던 하치야 신이치(김승일)와 하치야 마유미(김현희) 가운데 하치야 신이치가 사용했던 위조여권을 만들어준 미야모토 아키라(이경우)의 실체를 밝히는 내용으로 총 24분짜리 다큐멘터리이다.

87년 12월 15일 북한의 지령에 따라 KAL858기를 폭파시켰다고 자백한 하치야 마유미(김현희)가 등장하기 전까지, 당시 정부는 미야모토 아키라(이경우)를 북한의 거물급 공작원으로 지목해 KAL858기 사건과 북한을 연결하는 핵심고리로 등장시켰다.

당시 정부는 미야모토 아키라(이경우)를 1948년 제주 4.3항쟁을 일으킨 좌익 지도자로 집중 부각시켰다.

‘KAL858, 조작된 배후’에서는 직접 일본과 제주를 넘나들며 미야모토 아키라(이경우)가 1948년 이전에 이미 제주를 떠나 일본으로 건너간 인물로 북한의 거물급 공작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혀낸다.

또한 다큐멘터리에서는 87년 노태우 전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KAL858기 사건이 이미 오래전부터 시나리오를 가지고 조작됐다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며 끝을 맺는다.

▶대책위 신동진 사무국장.
[사진 - 통일뉴스 이강호기자]
상영이 끝난 뒤 신동진 사무국장은 “KAL기 사건에서 북한이 배후라는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이 이경우였다”고 지적하고, “지난 17년동안 모든 관심이 김현희에게 집중되었던 것은 바로 이 사건을 조작한 이들의 노림수였다”고 주장했다.

또한 신동진 사무국장은 이경우가 북한 간첩이라는 사실을 일본에서 먼저 발표했다는 다큐멘터리의 내용을 언급하며, “사건 조작이 일본 공안과도 연계되어 있으며, 우리 쪽에서는 일본에서 먼저 공개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함으로써 이 사건이 상당히 치밀한 계획아래 조작되었음을 암시했다.

대책위 차옥정 회장은 “KAL858기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김현희를 찾아 양심선언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지만, 국정원에서는 김현희의 소재 파악이 안된다고 발뺌을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에 신동진 사무국장은 “국정원에서 김현희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잘라 말하고, 당시 김현희를 사면했던 명분이 ‘역사의 산증인’으로 남겨두는 것이었다며 국정원의 이 같은 입장을 비난했다.

신동진 사무국장은 국정원에서 준비 중인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에서 KAL858기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안다고 말하고, 아울러 사건의 원활한 진상규명을 위해 과거사진상규명법이 조속히 제정되기를 촉구했다.

한편, 대책위는 오는 2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KAL858 진상규명을 위한 기자회견과 29일 시청앞 광장에서 추모행사를 가질 예정이며, ‘KAL858, 조작된 배후’는 12월 10일 밤 11시 35분 KBS1 TV 열린채널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이날 시사회에는 일본의 '문예춘추'가 유일하게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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