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에 있는 3중 철책선 절단사건과 관련, 국방부는 민간인의 월북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자진 월북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북한당국이 월북자를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우선 월북자들은 북한에서 의거입북자로 인정받아 조선중앙TV에도 나오고 극진한 환대와 융숭한 대접을 받을지 의문이다. 정답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최근 2∼3년 사이에 발생한 밀입북 사건을 살펴보면 어지간한 거물급 인사가 아니라면 의거입북자로 환영받기는커녕 불법입국자로 체포돼 추방되는 것은 물론 우리 사법당국에 의해 형사처벌을 받은 사례가 다수 발견된다.

재작년 6월 국내에서 카드빚에 쫓겨 중국으로 출국한 뒤 두만강을 건너 북한에 들어갔던 박모(43)씨는 북한 보위부에서 26일간 조사를 받고 중국 공안에 넘겨졌고 우리 검찰에 신병이 넘겨져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잠입 탈출)로 구속되고 말았다.

박씨는 검찰에서 "도박에 빠져 탕진한 신용카드 연체금 3천만원을 갚지 못하다 내연녀에 의해 상해 혐의로 고소까지 당하자 밀입북을 결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3월에는 빨치산 출신 아버지를 찾겠다며 월북한 50대 남자가 북한에서 추방된 뒤 중국 공안에 의해 신병이 국내로 넘겨져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가정 불화와 생활고를 비관해 월북한 40대 남자가 북한 당국에 사죄문까지 쓰고 중국으로 추방되는 웃지못할 사례도 있었다.

문모(44)씨는 재작년 10월 28일 중국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을 방문, 입북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거절당하자 5일 뒤 중국 단둥(丹東)에서 배를 타고 신의주로 들어갔다.

하지만 그는 신의주 압록강 호텔에서 북한 관계당국의 신문을 받는 과정에서 북한 지도원의 요구로 밀입북 사죄문을 쓰고 중국으로 추방되고 말았다.

한편 북한은 수년 전까지 남한의 교수, 군인, 정보기관 요원, 전문가 등 엘리트 출신 월북자들을 방송에 출연시켜 체제 홍보에 이용했으나 최근에는 그런 사례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조계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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