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을 애도하기 위해 24일 서울에 오는 북측 조문단 단장 송호경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은 정 전 명예회장과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송 부위원장은 정 전 명예회장이 지난 99년 9월 방북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예방했을 때 배석했고 현대의 지원으로 건설되는 `평양실내종합체육관` 기공식에 참가하는 등 정 전 명예회장의 방북 때마다 거의 빠짐없이 직접 마중하고 북한과 현대의 경협문제를 논의하는 파트너로 활약해 왔다.

또 같은해 12월 아태평화위와 현대가 공동주최하는 통일농구경기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아태평화위 농구대표단`을 인솔해 서울을 다녀갔다.

송 부위원장이 정 전 명예회장의 조문단 단장으로 서울을 방문하는 데는 이러한 인연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송 부위원장은 외무성과 노동당을 오가며 외교 및 통일문제를 관장해온 이 분야의 손꼽히는 전문가이다.

특히 그는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과 함께 지난해 6월에 개최된 남북정상회담에 관한 남북합의서를 도출해 낸 주역이다.

그는 또 오랫동안 외무성 조국통일국의 업무를 맡아오면서 북.미 회담, 남북한과 미국이 참가한 3자회담 등 굵직굵직한 회담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1940년 2월 3일 평북에서 출생한 그는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한 뒤 외무성에 배치돼 유럽국과 조국통일국에서 지도원, 과장, 국장을 두루 거치며 활발한 외교활동을 벌였다.

지난 77년부터는 유고슬라비아주재 북한대사관의 참사관과 유네스코주재 대사를 역임했으며 81년 이탈리아 로마에 있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대표로 활약했다.

귀국 후 지난 85년에는 외교부(현 외무성) 참사로 승진해 통일문제를 관장해왔으며 군축 및 평화연구소 부소장, 외교협회 부위원장을 겸임했다.

송 부위원장은 지난 92년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으로 전보돼 일하다가 94년 외교부 부부장으로 롤백했으며 95년 5월부터 캄보디아 주재 대사로 등용됐다.

그러나 1년만에 시하누크의 불만을 사 소환된 그는 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으로 발탁됐으며 대외적으로는 아태평화위 부위원장 직함을 가졌다.

그가 통일전선부 부부장으로 임명된 것은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 시절에 함께 일했던 김용순 대남 담당비서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송 부위원장은 통일문제 등 각종 현안에 관한 전략에서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문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성격이 조용하고 매사에 치밀하며 외무성과 노동당 내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유명한 `주당`(酒黨)이라고 한다. (연합뉴스 최선영기자 2001/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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