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해출판사가 번역 재출간한
『파괴공작』의 표지
87년 KAL858기 사건을 다룬 일본인 노다 미네오(野田峯雄)씨의 르뽀 『파괴공작』이 한국에서 다시 정식으로 번역 출간됐다.

KAL858기 사건에 관한한 고전으로 통하는 노다씨의 이 책은 이미 도서출판 두리 미디어에서 『김현희는 가짜다』라는 제목으로 작년에 번역 출간된 적이 있다. (관련기사 참조)

그러나 『김현희는 가짜다』는 저자와의 저작권 문제에 관한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시중 서점에서 구하기가 어려웠고, 번역에 있어서도 몇몇 부족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따라서 재출간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오던 중 이번에 도서출판 창해에서 『나는 검증한다 - 김현희의 파괴공작』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출간된 것이다.

이번 재출간본은 KAL858기 사건을 다룬 서현우씨의 소설 『배후1.2』를 출간한 창해출판사가 의욕적으로 제작에 임했으며, 이 출판사의 전형배 대표가 직접 번역을 맡아 번역상의 오류를 최소화시켰다.

특히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복잡한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도표화한 '김현희.김승일의 파괴공작 여정', '위조여권을 둘러싼 코리언 커넥션 인물 관계도', '하치야 신이치 주변의 코리언 커넥션'은 내용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또한 부록으로 당시 한국 정부가 일본 수사당국에 보낸 '수사보고서'와 김현희의 자필 진술서 등 중요한 자료들을 첨부했다.

뿐만 아니라 '김현희 진술서에 따른 『파괴공작』의 일시별 흐름과 관련 자료표'는 김현희의 진술서와 이 책에서 밝히고 있는 내용, 그리고 언론에 보도된 내용 등을 일정별로 종합 대조하고 있어 사건의 전모와 의혹점에 대한 이해에 큰 도움을 주는 귀한 자료이다.

사건 직후 김승일의 신분에 대한 일본에서의 추적과 김현희.김승일의 여행 경로를 뒤쫒으며 사건의 '의혹'을 파헤친 노다씨의 철저한 저널리스트 정신이 담긴 『파괴공작』은 아직도 베일에 쌓인 KAL858기 사건의 의혹을 푸는데 필수부가결한 필독서이다.

그동안 제기되어온 이 사건에 대한 숱한 의혹중 많은 부분이 노다씨가 바로 이 책에 서술한 현장취재를 통해 확인한 사실들에 근거하고 있으며, 그 의혹의 대부분은 아직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노다씨가 한국어판 서문에서 지적한 "참으로 유감스럽게도 기괴하기 짝이 없는 사건의 구도는 사건 발생 당시와 비교해 거의 바뀐 것이 없다시피 하다. 특히 김현희라 이름하는 여인이 '스타'의 자리에 뛰어오른 기간을 포함해 과거 십수년 동안의 진상 규명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했다"는 뼈아픈 비판에 우리 언론과 국민 모두는 귀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간 KAL858기 가족회와 시민대책위 측에 의해 진상규명을 위한 노력이 쉼없이 진행돼 주요 방송사들이 재조명하는 등 이 사건이 '긴 침묵의 바다'를 건넜지만 아직 실질적인 진상규명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 책이 재발간됨으로써 다시 한번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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