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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이, 더 자주`-감동의 한해 보낸 이산가족들
연합뉴스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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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1.03.03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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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가장 큰 선물을 받은 한해`
2000년 이산가족들은 누구보다도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다.

주름투성이로 변해버린 노모의 얼굴을 부비며 어린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린 70대 아들의 모습은 온겨레의 눈물샘을 자아낸 민족적인 경사로 기록될 만하다.

생사조차 모르던 부모형제를 만나 감격하던 모습, 뒤늦은 생일상과 제사상으로 불효를 씻으려는 장면, 짧은 만남이 서러워 잡은 손을 놓지 못하던 이별의 현장은 남북 언론뿐 아니라 몰려든 외신에게도 눈물겨운 사건이었다.

지난 8.15 1차 상봉 당시 평양에서 극적으로 아들과 동생들을 만났던 한재일(81)씨는 "처음에는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지만 조금 얘기하다보니 내 가족이라는 걸 금방 느낄 수 있었다"고 당시의 감동을 회고하면서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몰랐는데 막상 만나고 나니 한바탕 꿈이라도 꾼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오빠 리돈(71)씨를 만났던 이숙례(70)씨도 "얼마전 2차 상봉 모습을 지켜보니 감회가 새롭고 이번에 만났으면 더 잘했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오빠를 만나 부모님 영정 사진을 건네주고 기일도 알려줬기 때문에 내년 제사때부터는 오빠가 잘 모실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2차 상봉에서 운보 김기창(88) 화백과 동생 기만(71) 화백의 극적인 병실 상봉을 지켜봤던 운보의 아들 완(51)씨도 "아버님이 상봉이후 상태가 조금 나아져 산소호흡기를 떼고 일반 병실로 옮겼다"며 "내년에는 북에 계신 고모님도 뵙게 되길 모든 가족들이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쁨이 컸던 만큼 새로운 기대 또한 크다.

특히 지지부진한 채 진전이 없는 서신 왕래와 면회소 설치가 이뤄져 지속적인 교류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게 모든 이산가족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군대 면회처럼 짧기만 하고 집에서 밥 한끼 먹이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도 적지 않다.

1차 상봉당시 평양에서 부인 김옥순(74)씨와 자녀들을 만났던 이재걸(75)씨는 "지난번에는 할 얘기를 다 못하고 왔다"며 "편지라도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으면 당장 통일이 되지 않더라도 만족하고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보였다.

2차 상봉에서 서울에 온 동생 하재경(65)씨를 만난 재인(74)씨도 "만날 때 찍었던 비디오테이프를 가끔 틀어보는데 자꾸 아쉬움이 남는다"며 "이제는 집에서 숙식도 같이하고 고향 부모님 산소도 다녀와야 하지 않겠냐"는 바람을 털어놨다.

상봉에 성공한 이들이 추억만으로도 따뜻한 연말이라면 아직까지 생사확인도 못한 대다수 이산가족들은 안타까움이 더 크다.

1차 상봉 당시 북에 조카 2명이 살아있다는 걸 확인하고도 방문단에 들지 못한 송등용(68)씨는 "부모형제는 모두 돌아가시고 조카들만 살아있어  당분간  방문단에 포함되긴 힘들 것 같다"며 "다른 친척들은 살아있는지라도 확인한 뒤 상봉장이 꾸려져 한번이라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산가족 상봉에 장기수 송환까지 지켜봤던 납북자 가족들의 아픔도 여전하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우영(30)씨는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까지 받았으니 납북자들의 인권에도 더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며 "내년 명절때는 꼭 가족들과 함께 지낼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상봉 이산가족, 납북자 가족들 역시 일단 만남의 물꼬가 트였고 다른 이들의 상봉 장면을 보면서 기대를 품게 된 만큼 절망스럽기만 하던 여느해와는 소회가 다르다.

최씨는 "아직 납북자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지만 올해는 희망을 많이 갖게됐다"고 말했다.
(연합 2000/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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