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의 중요성'은 지난해 여실히 드러났다. 2003년 미국 부시 행정부의 극심한 대북 적대정책으로 인하여 한반도 정세는 긴장이 격화되었다. 이른바 '북핵문제'로 인해 북미간에 핵공방을 주고받다 일촉즉발의 전쟁분위기로까지 치달은 적도 있었다. 그런 와중에 왕성한 남북교류가 정례화 제도화되면서, 불안전한 북미관계와 한반도 정세를 안정화시키는 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 마침 남측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32차례의 다양한 남북간 회담이 열려 남북대화가 사실상 제도화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으며, 북측도 새해 공동사설을 통해 지난해 '외세의 간섭 속에서도 북남사이의 협력과 교류가 중단없이 진행되었다'면서 올해도 '민족공조'를 강조하였다. 그렇다면 남북 민족구성원 모두가 남북관계의 발전과 그를 위한 민족공조를 신주단지 모시듯 하면서 조심스럽게 가꿀 필요가 있다.

◆ 그런데 연초부터 남측의 몇몇 정치인들이 남측 내부 문제에 북측을 끌어들여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호감을 가진 세력이 노무현 대통령의 확고한 지지세력"이라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고, 또 한나라당내 5ㆍ6공 세력 용퇴론의 상징적 표적으로 거론된 김용갑 의원은 "내가 불출마하면 북한 전략에 호응하는 결과가 된다"면서 이는 "김정일을 돕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 또한 한나라당 박원홍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북한측이 개설한 도박사이트(주패 사이트)에 남쪽 사람들이 불법적으로 가입해 카드와 계좌이체를 통해 연간 500만 달러 이상을 북한에 보내고 있다고 하자, 당사자인 북측 조선복권합영회사로부터 "월간 평균 입금액은 4만 딸라가 되지 않고 매출 리익은 평균 1만 딸라도 되지 않아 큰 적자를 보고 있다"며, 남측에 있는 도박장을 외면하고 "우리의 동포들끼리 하는 오락수준의 게임봉사에 대하여 괘씸하다고 말하는 처사가 옳은 것"이냐는 반박을 받았다.

◆ 6.15공동선언 시대에 이런 색깔론 발언과 민족화해에 역행하는 행태가 나온다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현상이다. 아무리 선거철이 다가와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한 의도적인 행위라 할지라도 가히 색맹 수준이고 민족분열 차원이다. 이런 행태를 한 의원들 대부분이 한나라당에 있다는 것은 그 당의 정체성을 심히 의심케 한다. 남측의 정치놀음에 북측을 끌어들이고 민족을 끌어들여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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