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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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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3.09.21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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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담에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말이 있다.

최근 개방형 브리핑제로 바뀐 정부중앙청사와 외교통상부 기자회견장에서 매주 행해지고 있는 통일부 장관과 외교통상부 장관의 브리핑을 보고 있노라면 북한이 이런 심정이 아닐까 걱정스러워진다.

미국이 취한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합동해상훈련 실시와 IAEA(국제원자력기구) 총회의 북핵결의안 채택에 대한 우리 정부의 태도 때문이다.

베이징 6자회담에 참여한 국가들은 북한과 미국 모두 회담에 악영향을 끼칠 추가적인 상황악화조치를 취해서는 안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합의를 갖고 있으며, 이는 회담을 마치고 발표된 주최국 요약문 6개항에도 명시된 바 있다.

따라서 관련국들은 지난 3일 열린 북의 최고인민회의 제11기 1차회의에서 핵보유 선언 등 중대 결의가 나오거나 정권 창립일인 9.9절에 신형미사일이 등장하는 등의 북측의 `추가적 상황 악화조치`가 취해지지 않기를 강력히 촉구했으며, 우리 정부 역시 마찬가지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이런 우려와 달리 북측 행사들이 `말썽`없이 끝났고 지난 17일 윤영관 외통상부 장관이 정례기자회견에서 "북경 6자회담이 종료된 후에 일각에서 여러 가지 우려가 있었지만 북한의 9.9절 계기로 상황악화 조치는 없어 아주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공식 발표가 나오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와 반대로 미국은 지난 13-15일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합동해상훈련을 호주 동북부 산호해에서 일본, 호주, 프랑스 등과 함께 실시했다. 이들이 겉으로는 `특정국가`를 겨냥한 훈련이 아니라고 내세우고 있지만, 미국 언론들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이 훈련이 북한을 겨냥한 압박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북한이 즉각 반발하고 나선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윤 장관은 이미 지난 8일 6자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취할 수 있는 추가적인 상황악화 조치에 대해서는 강력한 우려를 표명한 반면 "PSI는 북한만을 타겟으로 해서 하는 것은 아니고 글로벌한 차원에서 대량살상 무기와 관련된 물질이 확산되는 것을 막는 취지로 시작됐다. 그리고 PSI의 움직임은 6자회담의 진전 스케줄과는 관계없이 별도의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며 "아마 예정대로 진행이 되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별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더구나 북측과의 관계를 책임진 통일부 장관도 지난 4일 이와 한치도 다르지 않는 입장을 기자회견에서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PSI 훈련이 끝난 다음날인 16일, 6자회담 한국측 수석대표였던 이수혁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PSI 훈련이 상황악화 조치가 아니냐는 질문에 "PSI는 느끼기에 따라서 압박으로 느낄지 모르지만 그것은 6자회담에 걸림돌이 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하고 "북한이나 언론이 그동안에 6자회담이 개최되기 전부터 우려하는 것과 걱정을 수없이 모아놓으면 6자회담이 열릴 수 없었을 것이다. 너무 그런데 일희일비할 것은 없다고 본다"고 일축했다.

우리 정부 책임자들이 미국측에 정중한 차원의 자제를 요청하는 한편 북측에 대해서도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는 사안이라는 점을 설득하는 것이 더 균형잡힌 시각이 아닌지 묻고 싶다.

이같은 일은 IAEA의 북핵 결의안에 대해서도 똑같이 되풀이됐다.

19일 제47차 IAEA(국제원자력기구) 총회에서 "북한은 어떤 핵무기 프로그램도 신속.투명.검증 가능하고 되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완전히 폐기해야 한다"는 북핵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물론 IAEA의 북핵 결의안이 1999년이래 계속 채택되어 왔고 올해 결의안에는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6자회담에 합의에 대한 평가가 담겨져 있어 진일보했다고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이라크에서 보았듯이 미국이 주도하는 IAEA의 결의안은 그렇게 간단치 만은 않은 문제이다.

20일 빈 주재 중국대사 장옌이 지적했듯이 6자회담이 진행돼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의 안전우려 해소가 논의되고 있는 마당에 북의 핵개발 저지만을 일방적으로 담아 "균형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는 결의안을 우리가 앞장서 감쌀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영관 장관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우리 정부는 IAEA 결의안이 핵 비확산을 위한 국제사회의 분명하고 일관된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고 보고 있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노력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있어 지지하는 입장"이라며 "북한이 국제사회의 이러한 요청에 건설적으로 응해 올 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결의안에 앞서 우리의 입장을 밝혔다.

지난 93,4년 북핵 위기때 우리 정부가 발언권을 상실했던 경험을 거울삼아 당사자이자 중재자를 자처하고 나선 정부가 지나치게 앞서 미국측 행위를 감싸고 돌 경우 북측으로부터 `차라리 빠지라`는 볼멘 소리를 듣지 않을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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