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선수단과 응원단의 `2003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대구U대회) 참가가 확인됐다. 북측의 대구U대회 참가는 지난해 부산아시안게임(부산AG)에 이은 남북 스포츠교류사의 쾌거이자, 가장 비정치적인 스포츠와 젊은 세대를 통해 민족화해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유니버시아드대회는 세계적인 기량을 지닌 프로 선수들이 아닌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17세부터 28세까지 순수 대학생 아마추어들만이 출전하기에 더욱 스포츠 정신에 가깝다.

스포츠는 이념과 제도를 뛰어넘는 인간의 원시적 축제행위이고 응원 역시 인간의 자연스런 감정의 발로다. 게다가 젊음은 기성에 물들지 않은 순수함과 무한한 가능성의 징표이다. 여기에는 그 어떤 위선이나 가식이 스며들 여지가 적다. 우리는 지난해 부산AG에서 남북 선수들의 선전과 공동응원 특히 다대포항에 정박한 북측 응원단에서 그것을 봤다. 이번 대구U대회에서도 분단상태인 남북이 함께 출전해 선의의 경쟁을 하고 또 남북 응원단이 공동 응원을 한다면 그게 바로 민족화해이고 더 나아가 남북이 `하나의 민족`임을 만천하에 드러내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볼 때 이번 북측 젊은이들의 대구U대회 참가에는 몇 가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이른바 `북핵문제`로 인해 한반도 정세가 긴장된 가운데 남측에서 국제적 차원의 스포츠대회가 열리고 이에 북측이 참가한다는 것이다. 스포츠는 정치나 정세와는 관계가 없다(적다)고 하지만 그래도 긴장된 한반도 분위기를 어느 정도 누그러뜨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남북간 스포츠교류사의 맥을 잇는다는 점이다. 북측의 대구U대회 참가는 1990년 경평축구를 부활시킨 통일축구대회, 1991년 일본 지바에서의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포르투갈 리스본에서의 세계청소년축구대회 남북단일팀 구성, 1999년 통일농구에 이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의 동시입장, 그리고 지난해 부산AG에 이은 것으로서, 앞으로도 정세에 관계없이 2004년 아테네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의 공동입장과 단일팀 구성에까지 기대를 높이고 있다.

게다가, 최근 불편한 남북관계 속에서도 경의선.동해선 철도연결식과 개성공단 기공식에 이은 지속적인 남북교류로서 그 의미가 자못 크다. 특히 북측 장웅 IOC 위원이 이번 대구U대회 참가를 확인해주면서 "개성공단 기공식에 이은 북한의 U대회 참가로 스포츠를 통한 진정한 남북한 화해의 길이 모색될 것"이라고 밝힌 점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북측 심정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

8월21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이번 U대회에 참가하는 북측은 우리와 같은 민족이지만 아직은 손님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에 오는 북측 대학생들과 응원단을 조심스럽고 또 진지하게 맞이해야 할 것이다. 마침 대회가 열리는 대구지역 시민단체들이 U대회에 참가하게 될 북측 선수단과 응원단을 지원하는 `통일 유니버시아드 시민연대`를 결성하고, "작년 부산아시안 게임에서의 통일열기를 되살려 이번 대회를 민족화합의 장, 통일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밝혀 그 활약이 기대된다.

우리는 북측의 참가로 아연 활기를 띠게된 이번 대구U대회가 아무쪼록 지구촌 젊은이들의 꾸밈없는 축제이자, 그 축제의 열기가 이 지구상에서 아직 어쩔 수 없는 분단상태에 놓여 있는 한반도의 긴장된 분위기를 눅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하여 우리 민족의 미래의 주역이자 통일세대인 남북의 젊은 세대가 민족화해의 물꼬를 트고 또 통일에 앞장서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전세계인에게 보여주는 뜻깊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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