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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시론> 6.15 남북공동선언을 흔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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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3.02.05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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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2억달러 대북송금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그 불똥이 급기야 6.15 남북공동선언으로까지 튀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현정부가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열기 위해 그 대가로 2억달러를 북한에 뒷돈 거래했다는 것으로까지 추측보도를 하고 있다. 이는 바꿔 말하면 6.15 공동선언을 2억달러에 샀다는 뜻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6.15 공동선언은 남북정상회담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대북송금 사건의 진상은 하나도 남김없이 낱낱이 밝혀져야 하지만, 아직 아무런 증거나 연관도 없는 상태에서 대북송금건과 정상회담건을 연결시켜 6.15 공동선언을 흔들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감사원 감사결과 현대상선이 2천235억원(2억달러)을 개성공단 조성사업과 남북철도 연결사업, 금강산 관광사업 등 7개 대북관련 사업에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이래, 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해법을 둘러싸고 현정부와 차기정부가 다르고, 여와 야가 다르고, 또 여당 안에서도 주류와 비주류가 다르다. 게다가 검찰측은 지난 3일 "남북관계의 지속적인 발전과 국가이익을 위해 수사를 유보한다"고 밝혔다. 현정부측은 "대북송금은 남북 경협사업을 위한 통치행위 차원의 결정으로,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으며, 새정부측 역시 이를 고려해 국회에서 여야가 초당적으로 합의해 정치적으로 해결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신ㆍ현(新ㆍ現)정권간의 불협화음도 증폭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대북송금이 남북교류협력법과 국가보안법 등 10가지 실정법 위반에 해당된다며, 청와대와 현대를 압박하고 노무현 당선자에게는 의혹을 덮으려는 `말바꾸기`라고 비판하고, 또 수사유보를 밝힌 검찰측에 대해서는 "실정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는 만큼 검찰은 당연히 즉시 수사해야 한다"면서 검찰총장을 탄핵소추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 사건은 감사원이 밝힌, 그것도 현대상선이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한 것을 그대로 옮긴 2억달러가 북한에 지원됐다는 `사실`말고는 아직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다. 따라서 현대를 통해 북한에 지원된 자금의 정확한 내역과 지원시기, 성격 등 그 진상이 철저히 규명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두고 `대통령의 통치행위`니 또는 `고도한 정치적 행위`니 하면서 진상규명을 외면하거나 책임회피를 하려는 것에 반대한다. 그보다는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에 적시된 대로 남북관계가 `나라와 나라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이자, 이 사건이 일어난 때가 아직 남북관계가 본격화되기 이전이라는 `특수한 상황`이라는 것을 참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분단상황이 우리 민족의 특수성인 만큼 이 사건도 그 특수성에서 나온 것으로 봐야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러한 특수관계와 특수상황을 전제해 놓고 사법적으로든 정치적으로든 진상규명과 관계자 처리를 위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그런데 검찰측의 수사유보 방침에 따라 일단 정치권으로의 이전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진상규명은 특검제든, 국정조사든, 또는 당사자 해명이든 정치권에서 판단하고 합의해서 처리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진상규명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이번 대북송금 사건으로 인해 6.15 공동선언이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모두(冒頭)에서도 밝혔지만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대북송금이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과 비슷한 시기에 이뤄졌다고 해서 이를 남북정상의 역사적 상봉 및 6.15 공동선언과 연결시키려는 점이다. 이는 거꾸로 말하자면 2억달러를 북한에 주고 정상회담에 합의하고 6.15 공동선언을 샀다는 것인데, 이러한 의혹제기는 6.15 공동선언을 흔들려는 불순한 의도에서 나온 것으로 밖에는 해석되지 않는다. 남북의 정상이 만나고 또 6.15 공동선언에 합의한 것은 남과 북의 현정권에 이익이 되는 일이자 민족적 경사로 되는 일인 동시에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는 일이다. 이는 어느 한쪽의 이익이나 경사로 되지 않는다. 쌍방의 이익이자, 당시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이익이 되는 일이다. 그러기에 6.15 공동선언을 두고 `통일강령`이니 `통일의 이정표`니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6.15 공동선언을 2억달러를 주고 샀다는 주장은 6.15 공동선언을 반대하는 세력, 즉 반통일세력의 소행이기 쉽다. 반통일세력의 의지는 통일강령인 6.15 공동선언을 무력화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통일지향세력간의 정권교체기에 터진 대북송금 사건을 빌미로 6.15 공동선언을 흔들어 그 의의와 가치를 폄하하려는 반통일세력의 소동을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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