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녁 아들과 남녁 노모의 상봉
북의 아들 안순환(65)씨의 눈물을 어머니 이덕순(87)씨가 닦아주고 있다

이산가족 수만큼 숱한 사연을 지닌 50년만의 감격적 상봉은 한반도를 눈물로 적셨다.
무슨 말이 필요하고 가능할까?
어떤 손수건이 이 눈물을 씻어낼 수 있을까?
서울과 평양에서 상봉가족의 모습에 7천만 동포 모두가 함께 울었다.

8월 15일 오전 10시 58분 김포공항사상 북쪽 민항기로는 최초인 고려민항이 북측 이산가족 방문단 100명을 싣고 감격스럽게 착륙했다. 류미영 방문단장이 환호 속에 봉두완 남적 부총재의 따뜻한 환영을 받으며 모습을 나타낸 것으로 방문단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오후 1시가 넘어서야 쉐라톤 워커힐에 여장을 푼 방문단은 예정을 1시간 가량 넘긴 오후 4시, 역사적 상봉을 하기 위해 떨리는 가슴을 누르며 코엑스로 향했다. 이날 상봉 현장에 참석이 제한된 방문단 김용환씨의 누이동생이 "오빠"를 계속 외치며 오열해 `코엑스 상봉`이 눈물 바다가 될 것임을 예감하게 하였다.





▶50년만의 부자 상봉
북에서 내려온 아들 임재혁씨가 휠체어를 탄 아버지 임휘경(90)씨에게 큰절을 올리고 있다


오후 4시 40분 `코엑스 상봉` 순간 모두가 울었다.

상봉장 안은 그렇게 50년 동안 쌓인 한을 씻어내는 살풀이를 하고 있었다.

6시 30분 상봉가족들은 만났다는 사실 자체를 실감하지 못하는 듯 흥분이 채 가라앉지 않은 상기된 표정으로 남적 주최의 저녁만찬을 가졌다.

저녁 10시 30분 경 숙소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 돌아와 비록 고향은 아니지만 50년만에 고향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첫날밤을 보냈다.

상봉장 밖에서는 먼발치에서라도 볼 수 있을까 마음을 졸이며 혹시나 하는 기대에 서성이는 다른 가족들의 설레는 안타까움과 아예 방문단 명단에 빠져있는데도 일부러 나와 서성대는 비극적인 안타까움이 엇갈리고 있었다.

눈물바람으로 감격해 하다가도 금방 참가인원, 횟수, 장소를 제한하는 당국의 처사에 성토장으로 변한다. 오늘 만찬과정에서 공동식사인가, 방문단만 따로 하는 만찬인가를 두고 혼선이 빚어졌다. 결국 방문단과 남쪽가족이 따로 따로 한 공간에서 식사를 한다는 공동식사 형태의 만찬형식으로 결정되어 어색한 모양을 만들게 되었다.

50년만의 극적인 이산가족의 상봉은 6.15 공동선언을 이행하려는 남북 당국자들의 의지를 잘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며 더 많은 이산가족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서는 보다 과감한 `상봉정례화 조치`가 너무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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