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4.8 수 00:32
홈 > 오피니언 > 칼럼
<칼럼> 북일 외교협상과 한국의 책임 - 김봉우
외부기고  |  tongil@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02.09.09  12:00:00
페이스북 트위터


김봉우(독도찾기운동본부 일꾼)


2002년 9월17일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일본 수상 고이즈미 사이에 정상회담이 열린다. 보도에 따르면 고이즈미는 이 회담을 "국교정상화 교섭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탐색하는 회담"으로 삼겠다고 한다. 이 말은 북한이 완전히 제국 일본 앞에 무릎을 꿇을 것인지 아닌지를 살펴보고 결정하겠다는 참으로 오만한 발언이다.

만약 북한과 일본이 좋은 내용으로 국교를 열고 2차대전이 끝난지 52년, 일본의 식민지배가 끝난지 52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이상한 관계를 정상적인 국가관계로 바꾸어 낸다면 그것은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서, 세계의 평화를 위해서 좋은 진전이 될 것이다.

그러나 북한과 일본이 정상적인 국교관계를 세우자면 일본이 지난날 만들었던 잘못된 문제를 먼저 정돈해야 한다. 문제의 발단은 일본이 부당하게 조선왕국을 침략하여 식민지로 삼은 데 있다. 이후 일본은 한반도에서 인적, 물적, 문화적 수탈을 무한대로 감행함으로써 한반도를 완전히 황폐화시키고 말았다.

식민지배 기간 내내 일본은 한반도를 전쟁지원기지로 사용함으로써 한국에 연합군이 진주하는 원인(遠因)을 만들었고 전쟁 책임국가인 일본의 분단을 막기 위해 항복시기를 조절하고 미국과의 막후교섭에서 한반도 분단으로 방향을 틀도록 유도함으로써 결국 남한과 북한으로 민족과 강토가 분단되어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으며 역사발전 궤적이 극히 기형적이 되도록 만든 책임이 있다.
 
2차대전 이후에도 일본은 한국전쟁에 일본군을 파견하여 전쟁에 간섭하였고 남한을 대북한 적대기지로 유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임으로써 한국이 민족대결에 매달리도록 유도하고 아시아의 기류를 평화지향이 아니라 전쟁과 대결지향으로 나아가도록 조장해 왔다.

한국과 일본은 1965년 외교관계를 시작했지만 일본의 식민지배 정당성을 인정하고 남한을 일본의 문화적, 경제적 하청기지로 편입시키는 2중적 예속구조를 만들어냄으로써 민족정기 소멸의 중대한 계기를 만들고 말았다.

북한과 일본도 외교관계를 수립하기 위하여 오랜 기간에 걸쳐 여러 차례 협상을 해왔다. 그러나 일본정부는 일본인 납치의혹이라는 기괴한 공작논리를 제기하여 번번이 협상진전을 기피했으며 심지어는 집권 자민당과 제2당인 사회당, 조선노동당이 연명으로 서명하고 발표한 공동합의서마저도 없던 일로 짓뭉개버렸다. 이는 국제간 교섭에서 가장 중요한 성실신의를 저버린 행위였다.     

일본은 고이즈미 수상이 나서 정치적 결단을 하겠지만 언론에 흐르는 논조는 극히 부정적이다. 국제간의 기류가 다소 변하기는 했지만 북한이 처해있는 어려운 여건을 최대한 이용하여 밀어붙이기 외교를 벌여 식민지해방 전쟁기부터 시작된 양국의 전쟁상태를 일본의 일방적 승리로 마감하겠다는 기세이다.

일본이 이런 기세로 협상전쟁에 임하겠다면 결과는 대단히 비관적이다. 북한은 그동안 어려운 국면에서도 원칙적인 대일 자세를 유지해 왔지만 이제 한계에 도달한 감이 있고 이런 대일 관계를 근본적으로 뒤집을 만한 국면은 조성되지 않고 있다.

북한이 일본과 수교협상을 벌이는 문제는 남북한 모두에게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며 동아시아 모든 국가의 관계설정과 향후 흐름을 규정하는 데서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여러 가지 점에서 한국은 북일 수교회담이 과거 한일회담의 재판이 되지 않도록 매우 적극적으로 영향을 행사해야 한다.

한국은 북일회담에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자세로 임해야 할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

첫째로 한국은 1965년 한일회담에서 민족적 자주성과 자존심 그리고 인류의 대의를 완전히 저버리는 회담을 함으로써 일본 군국주의가 다시 창궐할 수 있는 명분과 실리를 모두 제공하였다. 과거 역대 정권은 모두 이런 군국일본의 지원으로 정권을 유지하여 민족 정체성을 말살하고 자주성을 짓밟는데 기여하였다.

둘째로 한국정부는 북일협상이 한국의 잘못된 수준을 절대로 넘지 못하도록 일본에 주문하고 국제적으로 그런 환경을 조성해 왔다. 이는 일본제국주의의 범죄행위를 더욱 부추기는 행위였다. 일본은 이후 군국기조를 더욱 강화하고 역사범죄 반성을 극도로 기피하며 아시아는 물론 전세계의 평화기조를 교란해왔다.

셋째로 일본이 군국기조를 강화함으로써 그 피해는 다시 한국으로 되돌아 와 한국사회의 바탕에 남아있던 민족문화와 자존의 기반이 여지없이 붕괴 소멸되어, 향후 민족적 정체성을 가지고 국가를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매우 회의적인 전망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하였다.

넷째로 이런 기류는 한국의 정치, 군사, 문화, 경제에 모두 악영향을 미쳐 한국사회의 자연적인 발전을 봉쇄하고 반민족적이고 반자주적이고 반인간적인 흐름이 정착되도록 만든 책임이 있다.

한국정부가 지난날의 잘못을 반성하고 남이 적극 북을 돕는 방향에서 민족의 대의를 세워 나간다면 이는 우리 민족의 이익이고 그동안 일본이 한국과 세계에 끼쳐온 악영향을 차단하는 효과도 만들어 낼 것이다.

만약 한국이 북일수교를 과거의 재현으로 만들려고 한다면 일본의 군국기조는 더욱 강화될 것이고 북한 개방은 결국 미국과 일본의 영향을 남한뿐만 아니라 북한에까지 전파하는 계기만 제공하고 말 것이며 이는 인류가 피 흘려 세워온 대의를 짓뭉개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외부기고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트위터 뒤로가기 위로가기
댓글
아이디 비밀번호
(현재 0 byte/최대 500byte)
댓글보기(1)
굽은소나무 (qnseksrmrqhr) 2012-06-11 16:37:52
이 시시각각 자신의 집착과 편견에 의존하여 남발되는 세상보다 좋다는 사실은 동서고금의 역사를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물론 자국의 번영과 안녕을 위하는 자세는 바람직하지만 ...세계의 정치 경제 문화 사회를 위한 전지구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흠이 되는 정책이 있을 것입니다....자국의 환경오염이 대기권의 오존층을 훼손하여 다시 자국의 국민건강을 해치는 오늘날의 상황을 살핀다면 충분히 납득할 것입니다...
0 0
통일뉴스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후원하기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당주동 3-2번지 삼덕빌딩 6층 | Tel 02-6272-0182 | 등록번호 : 서울아00126 | 등록일자 : 2000년 8월 3일 | 발행일자 : 8월 15일
발행·편집인 : 이계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계환
Copyright © 2000 - 2015 Tongilnew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ongil@tongil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