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브리핑하는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중 외교부]
18일 브리핑하는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중 외교부]

지난 7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자위대 출동 시사’ 발언으로 중·일 관계가 급격히 냉각된 가운데, 18일 중국 정부가 해당 발언 ‘철회’를 거듭 공식 촉구했다.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류진쑹 외교부 아주사 사장(국장) 사이의 협의’ 관련 질문을 받은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회담에서 중국 측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중국 관련 잘못된 발언에 대해 일본 측에 다시한번 강하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측은 다카이치의 주장이 국제법과 국제관계 기본규범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전후 국제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했으며,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일 4개 정치문서의 정신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중일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근본적으로 훼손했으며 그 성질과 영향이 매우 심각하여 중국 인민의 공분과 질책을 불러 일으켰다고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마오 대변인은 “중국 측은 일본 측이 잘못된 발언을 철회하고 중국 관련 문제에서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지 말고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잡는 구체적 조치를 취해 중일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지키라고 엄숙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16일 오전 중국 해경 함정 4척이 센가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인근에 진입했고 일본이 외교 경로를 통해 강력히 항의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댜오위다오와 그 부속도서는 중국 고유의 영토”라고 잘라 말했다.

마오 대변인은 “중국 해경 함정이 중국 영해에서 순찰하고 법을 집행하는 것은 합법적이고 당연한 일”이라며 “중국은 일본의 부당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즉시 반박 의사를 밝혔다”고 알렸다.

나아가 “중국은 일본이 중일 4개항의 합의를 준수하고 중국의 영토주권을 존중하며 중국 해경 함정의 순찰 및 법 집행을 방해하지 않고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고 으름장을 놨다.

‘주중 일본대사관이 자국민들에게 주변 환경에 주의하고 모임을 자제하라’고 당부한데 대해, 마오 대변인은 “중국 정부는 법에 따라 중국 내 외국인의 안전을 보호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일축했다.

[사진 갈무리-CCTV]
[사진 갈무리-CCTV]

이날 오후 [CCTV]는 외교부 앞에서 ‘중산복’을 입은 류진쑹 외교부 아주사 사장이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내려다 보고 그 옆에서 고개를 숙인 가나이 마사아키 일본 외교부 아시아대양주 국장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다카이치 발언’ 이후 중국 정부는 중국인들에게 일본 여행 및 유학 자제를 권고했다. 중국 내에서 인기리에 상영중이던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귀멸의 칼날’ 관람석이 텅 비고, ‘짱구는 못말려’ 개봉은 무기한 연기됐다. 주한미군 사드 배치 때 ‘한한령’을 연상시킨다. 

중국인민해방군은 장쑤성 연안 해역에서의 실탄 사격 훈련 기한을 당초 19일에서 25일까지로 연장하고, 범위도 남쪽으로 더 넓혀 진행한다고 밝혔다. 일본 큐슈 지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이날 가나이 국장은 ‘목을 베겠다’는 쉐젠 주오사카 총영사의 발언에 항의하고 “조속히 적절한 대응을 하라”고 촉구했다. 중국 정부의 일본 여행 자제 등에 대해서는 “일본 내의 치안이 결코 악화하고 있지 않다”고 반론하고 중국 측의 적절한 대응을 강하게 요구했다. 중국에 있는 일본인의 안전도 당부했다. 

일본 외무성은 “류 사장으로부터 중국 입장에 근거한 발언이 있있지만 가나이 국장도 반론했으며 우리(일본) 정부의 일관된 입장을 설명했다”고 알렸다. 

양측의 입장이 접점 없이 평행선을 달렸다는 뜻이다.  

한편, 일본의 유일한 동맹인 미국은 사태를 관망 중이다.

지난 10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에 대해 중국 외교관이 참수를 운운했는데 중국은 우리 친구가 아니죠’라는 질문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동맹들 중 상당수도 우리 친구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중국은 우리를 엄청나게 착취해왔다”면서도 “우리 동맹국들은 무역에서 중국이 했던 것보다 더 많이 우리를 착취해왔다”고 거듭 밝혔다. 중국과 일본 중 어느 편을 들 생각이 없음을 내비친 셈이다. 게다가 그는 내년 4월 중국 방문을 앞두고 있다. 

한국 정부도 이미 일본과의 거리두기에 들어갔다. ‘독도 도발’을 강화해온 일본이 원인을 제공했다. 

경주 APEC 계기 한일 정상회담 직전, 일본이 한국 공군 ‘블랙이글스’에 대한 중간 급유 지원을 거부했다. 이들이 독도 인근에서 비행훈련을 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즉각 일본 자위대 주최 ‘음악축제’에 군악대 파견을 취소하고,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 간 공동 수색·구조 훈련을 보류했다.

이재명 정부는 또한 동북아 3국 관련 표기도 ‘한중일’로 통일했다. 윤석열 정부 때 ‘한일중’ 표기를 과거 관행에 맞게 바로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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