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원장 이종석)이 “북한과 미국의 정상회담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정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선원 의원이 4일 오후 ‘국가정보원 국정감사 결과’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전하며, “북한 내 미국 일꾼들이 미국 내 국제 및 대북 일꾼들과 여러 지도적 인사들에 대한 정보를 최근 들어서 많이 축적하고 있는 것이 하나의 증거”라고 짚었다.
“러시아와의 밀착, 북중관계 개선을 바탕으로 북미관계를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 3월 한미연합군사연습 이후 열병식을 개최하는 한편 동시에 북미정상회담도 추진하지 않을까 전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열병식은 ‘조선노동당 9차 대회’(9차 당 대회)에 맞춰 준비되고 있으며, 9차 당 대회는 내년 2월경 열릴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은 12월 중순 당중앙위 전원회의를 열어 “조선노동당 제9차 대회 준비사업을 비롯한 일련의 중요 문제들”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 4월이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 때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지난 1일 경주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내년 4월 방중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비슷한 시기 베이징에서 남북미중 정상이 모두 모이는 셈이다.
국민의힘 간사인 이성권 의원도 “관심을 모았던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 계기 북미정상회동은 불발되었으나 물밑에서 대화에 대비해온 동향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미국 행정부의 대북 실무진 성향을 분석한 정황이 포착됐고, 지난 9월 20일 최고인민회의 연설 이후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장’ 직접 발언을 자제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때 대화 여지를 감안해서 최선희 외무상이 러시아로의 출국을 막판까지 고심했던 정황이 파악되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정은은 대미 대화 의지를 갖고 있으며 향후 조건이 갖춰지면 미국과의 접촉에 나설 것으로 (국정원은) 판단하고 있다”고 이 의원이 전했다.
북미관계와 달리 남북관계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박선원 의원은 북한이 내년 9차 당대회 등을 거치며 “소위 ‘두국가론’을 헌법에 반영하는 개헌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전했다.
이성권 의원도 “남측에 대해서는 ‘두 국가’ 기조를 유지하면서 해외공관에 한국 단체 접촉 금지, 한·미 차별 대응, 원칙적 입장을 철저히 준수하라는 지침을 하달하는 등 관계개선 여지를 지속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것도 포착됐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