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제 신념의 지역구'이다. 이재명 대통령께서 저를 다시 통일부장관으로 보낸 것은 무너진 한반도의 평화를 복원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하라는 특명이라고 생각한다."
2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 2층에서 취임식을 갖고 제44대 장관으로 취임한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제게 다시 맡겨진 역사적 소명을 무겁게 안고 모든 힘과 역량을 쏟아부을 것을 다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04년 7월 1일 노무현정부의 제31대 통일부장관으로써, 역사적인 6.15공동선언의 언덕위에서 시작한 철도·도로연결과 개성공단 개발, 이산가족상봉, 남북경협과 민간교류, 남북대화와 6자회담 등 땀과 눈물로 이룬 남북관계의 시간이 20년이 지난 지금 모두 증발되어 폐허가 된 것에 대한 개탄이자, 다시 한반도평화와 남북관계를 복원하겠다는 단단한 다짐이기도 하다.
정 장관은 취임식에 앞서 장기간 단절된 남북 연락채널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이날 방문한 판문점에서 '길게 세차례 눌렀으나 끝내 먹통인 남북 직통전화'를 떠올리며, 무거운 마음으로 "분단국가의 통일부장관으로서 긴 전쟁을 끝내고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시작해야 할 역사적 소명을 마음속으로 가졌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어 "이제는 '정책의 대전환'을 통해서 실종된 평화를 회복하고 무너진 남북관계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하면서 △남북간 평화공존 △평화경제와 공동성장 △국민주권 대북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남북간 끊어진 연락채널을 신속히 복구하고,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남북간 경제협력을 재개하여 '한반도 AI 모델'과 같은 첨단형 미래협력 모델을 모색해 나가며, 주권자인 국민이 남북관계와 통일문제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조속한 시일내에 '사회적 대화기구'를 출범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축소되고 왜곡된 통일부 조직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조직역량의 회복 △조직문화의 치유 △조직의 성장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정부가 없앤 통일부 교류협력국과 남북회담본부의 회복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지난 3년간의 '대결, 적대'의 타성과 완전히 결별하고 '화해와 협력, 평화와 공존'을 위해 앞에서 이끌어가는 통일부의 진짜 모습을 되찾아야 하며, 분단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분단을 극복하기 위해 도전하는 통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이를 위해 "통일부장관으로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한반도평화특사'의 역할도 적극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멈춰 서버린 1단계 화해·협력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정 장관은 북의 책임있는 당국자들을 향해서는 "이제 강대강의 시간을 끝내고 선대선의 시간으로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6년은 너무 길었다. 일체의 대화가 중단된 6년은 남과 북 모두에게 피해와 후퇴를 안겨준 어리석은 시간이었다"는 것.
"적대와 대결의 시간을 뒤로 하고 다시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열어가자"고 하면서 "1991년 보수정부 아래서 맺었던 기본합의서에서 약속한대로 남과 북은 서로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바탕위에서 평화공존의 시대를 새롭게 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소월의 시집 '진달래꽃' 발표 100년이 되는 올해 12월 26일 남과 북이 '진달래꽃 100년 공동행사'를 같이하면 얼마나 좋은 일이겠냐고 깜짝 제안을 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