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부터 베트남,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로 이어지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3개국 순방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과 ‘역대급 관세 전쟁’을 벌이는 와중이어서 순방 배경에 지구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15일자 사설을 통해 전날(14일) 시 주석의 베트남 방문은 “지난주 주변국 공작 관련 (당) 중앙위 회의 이후 올해 첫 해외 방문”이라며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관심을 끌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 지도자들은 양 당과 양 국가 사이의 전반적이고 전략적이며 방향적인 문제에 대해 심도 깊은 의견을 교환하고 전략적 중요성이 담긴 중국-베트남 공동운명체 구축을 위한 새로운 청사진을 공동으로 작성했다”고 짚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시 주석은 6가지 조치를 제안했다. △더 높은 수준의 전략적 상호신뢰 강화, △더 굳건한 안보 장벽 구축, △더 높은 수준의 호혜적 협력 확대, △더 광범위한 여론 유대 강화, △더 긴밀한 다자협력 수행, △해양문제에서 더 긍정적인 상호작용 등이다.

14일 하노이에서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또럼 베트남공산당 서기장. [사진-중 외교부]
14일 하노이에서 만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또럼 베트남공산당 서기장. [사진-중 외교부]

정상회담 이후 양측은 △연결성, △인공지능(AI), △세관 검사 및 검역, △농산품 교역, △문화 및 스포츠, △민생, △인적 자원 개발, △미디어 등 양자협력을 담은 45개 문서에 서명했다. 올해는 중국-베트남 수교 75주년이고 ‘인문교류의 해’이다. 

특히, [글로벌타임스]는 “양국 정상 외교의 전략적 지침에 따라 중국-베트남 관계가 새로운 돌파구를 이룩했다”면서 △초국가 범죄 퇴치 공동노력과 외교·국방·공안 장관급 3+3 전략대화, △양국 간 철도연결 및 스마트 항만 건설에서 질서 있는 진전, △2,600억 달러를 넘은 무역과 더 긴밀해진 산업공급망 협력을 거론했다. 

아울러 “현재 중국과 주변국 간 관계는 현대사에서 가장 좋다”고 주장했다. “지역 역학과 글로벌 번혁이 밀접하게 얽혀있는 시기에 중국의 주변국 외교의 일관성과 안정성은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강력하고 긍정적인 신호를 발신하면서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베트남 지도자들을 만난 시 주석은 “중국과 베트남은 전략적 집중을 강화하고 일방적 괴롭힘에 공동으로 반대해야 한다”면서 양국이 함께 국제자유무역체제와 산업공급망을 수호하자고 촉구했다.   

시 주석은 15일부터 말레이시아, 캄보디아도 차례로 방문한다. 

[CNN]은 시 주석이 베트남 지도자들에게 미국의 일방적 괴롭힘에 저항하고 함께 자유무역질서를 수호하자고 촉구한 점에 주목했다. 미국과 달리 중국은 ‘안정적인 파트너’라는 점을 부각시켰다고 짚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거대한 중국 시장은 항상 베트남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전략적 협력을 촉구했다. “돛단 배 한 척은 폭풍우를 견딜 수 없으며, 함께 노력해야 꾸준하게 멀리 항해할 수 있다”고 했다. 

[CNN]은 “워싱턴과 베이징이 사상 초고 수준의 관세를 주고받음에 따라, 현재는 유예된 관세로 숨을 고르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이 세계 2대 경제대국 간 십자포화에 휘말릴까 점점 더 불안해하고 있다”고 짚었다.    

비록 90일 유예되기는 했지만,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로부터 각각 46%, 49% 상호관세를 때려맞은 나라들이다. 

[CNN]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시 주석과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간 회담을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은 “멋진 회동이네요”라고 비아냥거리며, ‘어떻게 하면 미국을 엿 먹일까’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CNN]과 인터뷰한 애틀랜틱카운슬 웬티 성 객원연구원은 시 주석의 동남아 3개국 방문 목적이 두 가지라고 짚었다. 경제적으로 중국의 경제적 입지를 다변화할 방법을 찾고, 외교정책 측면에서는 트럼프의 오락가락 관세 때문에 짜증이 난 국가들을 중국 쪽으로 더 가까이 끌어오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14일,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영국, 호주, 인도, 일본, 한국 5개국을 우선협상 대상으로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베센트 장관은 이번 주 일본, 다음 주 한국과 협상한다며 “미국과 먼저 협상하는 국가가 가장 유리한 결과를 가져가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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