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 [사진 출처-러 외교부]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 [사진 출처-러 외교부]

“이러한 상황에서는 조선(북한)과 관련하여 ‘비핵화’라는 용어조차 모든 의미를 상실하게 되었습니다. 이 문제는 종결되었습니다.”

러시아 외교부에 따르면, 제79차 유엔 총회에 참석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이 26일(아래 현지시간) 러시아 언론으로부터 ‘제68차 IAEA 총회에서 채택된 북한 관련 결의안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은 무엇인가’는 질문을 받고 “한미동맹은 이미 나토(NATO)와 유사하게 공개적으로 ‘핵동맹’으로 불릴 지경에 이르렀고, 일본의 참여로 명백하게 삼각블록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 이는 지역 안보에 대한 실질적이고 극도로 심각한 위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러한 사실들을 감안할 때 러시아 측은 처음부터 IAEA의 북한 결의안에 대한 서방 측의 이해할 수 없는 생각에 단호하게 반대하면서 그것이 해롭고 부당하며 파괴적이라고 주장했다”면서 “우리는 이 가치 없는 문서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역사적으로 그랬듯이 우리는 러시아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관계를 훼손하려는 공동의 적에 다시한번 맞서고 있다”며, “우리는 형제적 조선 인민들과의 협력을 일관되게 강화할 것이며 이러한 적대적 계획이 실현되는 걸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19일 제68차 총회에서 ‘북한 결의안’을 표결 없이 채택했다. 지난 6차례 핵실험을 규탄하고 최근 영변 경수로 가동 동향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를 촉구했다. 

이 총회에서, 한·미·일은 공동 발언을 통해 북·러 군사협력 중단을 요구했다. 

27일 [AP통신]에 따르면,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북한이 유엔 제재와 국제법을 어겼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고 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미·일 입장과 온도차를 드러낸 셈이다.

그는 북한에 대해 문을 닫음으로써 조금이라도 문제를 해결했느냐며 “그와 반대로 상황을 통제할 수 없는 지경으로 악화시키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 했다.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한이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a de facto nuclear weapon possessor state)이 된 2006년 이후 국제사회와 대화가 없었고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상당히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핵 활동 중단을 반복적으로 요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동시에 서로 대화하기 위해 잠시 멈추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우리는 적극적이어야 하고 대화를 위한 문을 열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13일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찰한 고농축우라늄(HEU) 시설과 “기하급수적으로” 핵무기를 늘이라는 발언을 공개했는데, 다른 국가들도 핵 무기고를 늘이는 “국제적 전기”에 들어섰다며, “이는 어떤 식으로든 해결해야 할 근본적이고 매우 심각한 불안 징후”라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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