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통일부장관은 8일 '2024년 통일부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북한의 2국가론을 '반통일적, 반역사적 행태'라고 비판하고 '자유민주주의 통일'을 위한 노력을 일관되게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e브리핑 갈무리] 
김영호 통일부장관은 8일 '2024년 통일부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북한의 2국가론을 '반통일적, 반역사적 행태'라고 비판하고 '자유민주주의 통일'을 위한 노력을 일관되게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e브리핑 갈무리] 

김영호 통일부장관은 8일 "최근 북한은 '2국가론'을 표명하면서 동족인 우리에 대한 핵위협과 적대적 공세를 지속하는 반통일적, 반역사적 행태를 일삼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역사적, 헌법적 책무인 자유민주주의 통일을 위한 노력을 흔들림없이 일관되게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 통일부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발표한 2024년 통일부 주요업무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에게 3.1절 기념사 후속조치를 포함해 보고된 내용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3.1운동은 모두가 자유와 풍요를 누리는 통일로 완결된다"며, '캠프 데이비드 정신'에 이어 자유와 인권이라는 보편가치의 확산이라는 의미에서 통일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자유로운 통일 대한민국'이라는 통일의 지향점을 분명히 밝히며 우리 주도의 통일의지를 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일부는 이러한 3.1절 기념사의 의미를 담고 헌법가치이자 인류 보편가치인 자유주의 철학을 반영한 통일구상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보고드렸다"고 말했다.

전날 보고에서 통일부는 △북한인권 증진 △탈북민의 성공적 정착 지원 △국내외 통일의지 결집 방안 등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대통령은 "우리가 추구하는 통일은 인류 보편적 가치인 자유에 근거하고 있으며, 북한 주민 한 명 한 명의 자유를 확대하는 통일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또 "헌법상 우리 국민인 북한 주민 개개인의 삶의 질과 인권개선을 위해 통일부가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국내외에 있는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보호와 지원에 있어서도 소홀함이 없도록 할 것"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통일부는 많은 국민들이 지지하고 국제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통일구상'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하면서 오는 3월 15일 출범하는 제2기 '통일미래기획위원회'를 본격 가동하고 장관이 매주 전문가, 유관단체들을 만나 의견을 들을 계획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역대 정부가 계승해 온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1994년 발표된지 30년이 되는데, 북핵문제, 북 인권상황 악화, 국제정세 변화로 인해 수정·보완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고 하면서 "이런 변화를 반영해서 자유주의 철학을 반영한 새로운 통일 구상을 수립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통일구상과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이 각각 별개로 수정·보완되는 것인지, 하나로 합쳐지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한 채 "다만, 그 구체적인 내용과 형식, 시기에 있어서는 앞으로 통일미래기획위원회와 통일부가 국민들의 광범위한 의견을 수렴해서 진행해 나가겠다"고만 덧붙였다.

통일미래기획위원회는 지난해 2월 28일 중장기 통일구상과 전략방향 정립을 목표로 하여 통일부장관 자문기구로 신설해 1년 이상 운영했으나 뚜렷한 결과물을 발표하지 못했다.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이 적시하고 있는 '인간중심의 자유민주주의'라는 기본 철학과 비교해 대통령이 말하는 자유는 어떤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3.1절 기념사의 가장 중요한 점은 3.1운동과 통일이 자유주의 이념의 추구 그리고 그 실현이라고 하는 점에서 역사적·이념적 연속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유주의'는 '보평성을 갖는 개인의 권리를 중시하는 사상'을 말하는 것이며, "북한주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유롭고 잘 살 수 있는 그런 여건을 마련해 나가는 것이 결국은 자유주의 철학에 기초한 통일"이라고 규정했다.

김 장관은 '3.1독립운동이 자유주의를 지향했다면 대한민국에서는 그것이 실현되고 있는 것이고, 그것(자유주의)을 북한 주민들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통일'이라는 취지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도 했다.

또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는 필연적으로 결합될 수 밖에 없는 정치사상이며,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결합되어서 자유민주주의라는 정치체제가 탄생했으니까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하면서 통일담론 및 구상과 관련해서는 자유주의 철학이 중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통일부가 올해 추진할 주요업무는 △북한 바로 알고 알리기 △북한 변화 유도 △통일역량 강화로 나누어 설명하고, 각론으로 △2026년 국립북한인권센터 개관을 위한 설립 준비작업 본격화 △2024 북한인권보고서 발간 △북한 경제·사회 실태 인식보고서(2024.2 발간) 기반 강연, 학술회의 설명회 △통일교육 직접 전달체계 마련 △청소년 및 2030세대 대상 전국 통일안보현장 50곳 체험연수 실시 △원칙있는 대북정책 견지, 도발과 위협, 재산권침해 등 불법적 행동에 단호히 대처 △북한주민의 정보접근권 확대 추진, 북 당국의 인권침해에 대한 실효적 책임규명 노력 강화 △북한인권증진이 북핵문제해결과 통일로 이어질 것이라는 담론 확산 △북한인권 국제대화 확대 실시 △국제사회와 함께 남북자·억류자·국군포로 문제 부각 △물망초 상징사업과 기획전시 등 통해 국민적 공감대 확산 △이산가족 고령화 상황 고려해 실태조사 주기를 기존 5년에서 3년으로 단축, 제4차 실태조사를 2년 앞당겨 올해 실시 △올 7월 14일 북한이탈주민의 날로 제정 △연내 제2하나원에 '트라우마 치유센터' 개소 △자유민주주의 통일을 위한 범정부적 역량강화와 국민적 의지 결집 위해 관련 계획 수립 등 세부 계획을 발표했다.

김 장관은 통일부 주요업무 계획에 주요 직무인 남북대화, 교류협력 방안이 담겨져 있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2019년 2월 이후부터 북한이 폐쇄적인 정책을 추진해 왔다"고 하면서 "최근 북한이 독일·스웨덴 외교관들의 평양방문을 허용하고 유엔 상주조정관도 임명되어서 곧 북한을 방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북한과의 교류 협력의 여건이 조성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또 최근 미국에서 '한반도 비핵화에서 중간조치 고려' 언급이 나오는데 대해서는 "정부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북한의 핵을 용인하는 군축회담이라고 하는 것은 아시아 지역에서도 세계적으로 핵 도미노 현상을 불러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것은 핵 확산 금지 규범이 무너지는 것을 의미하고 국제정세를 더욱 더 불안정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논의는 정부로서 받아들이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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