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2년 12월 북한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밀가루음식전시회. [통일뉴스 자료사진]
지난 2022년 12월 북한에서 처음으로 진행된 밀가루음식전시회. [통일뉴스 자료사진]

2년 전부터 밀농사에 힘을 기울이며 밀 가공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북한에서 밀을 이용한 장(醬) 생산과 보급에 열을 올리고 있다.

[노동신문]은 3일자에서 지방공업성 산하 식료일용연구원 발효연구소 박경철 실장의 글을 통해 '밀 된장'의 품질을 높이는 방법을 자세히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신문에 따르면 밀 된장의 재료는 봄밀과 가을밀을 다 쓸 수 있지만 물기가 16% 이하가 되도록 건조한 것만 써야 한다. 원가절감과 품질 개선을 위해 콩깻묵(대두박)을 적당량 사용할 수도 있다.

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밀을 잘 분쇄해야 하는데, 그래야만 된장에 밀 껍질이 그대로 남아 씹히는 문제도 해결하고 밀 껍질층에 풍부하게 있는 단백질과 비타민, 광물질 등 영양성분을 다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밀 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원료 혼합과 수분 맞추기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메주를 배양하는 최적의 온도는 30~35℃이므로 메주 배양 전 기간에 이 온도를 유지해야 하지만 메주균이 왕성하게 증식하는 단계에서는 '품온'(메주의 가장 안쪽 온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강제통풍을 하여 이 온도를 낮추어야 한다. 

또 메주와 소금물을 혼합할 때 소금 농도가 너무 높으면 분해율이 낮아지는데, 그렇다고 너무 낮으면 된장이 산패, 또는 부패되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밀 된장은 콩 된장과 달리 분해온도를 55℃로 유지하는 것이 좋은데, 초기에 이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금물을 80℃로 가열하여 메주와 혼합해야 한다. 이 점을 지키지 않으면 된장의 질이 낮아진다고 한다.

담군 밀 된장을 보관하는 과정에서 살균 후 포장하지 않으면 부푸는 현상이 나타나거나 '산막효모'(産膜酵母, 표면에 증식하는 흰곰팡이)가 증식해 맛을 손상시킨다.

보관하기 전 된장은 80℃에서 30분동안 가열하여 무균 상태에서 미리 소독한 용기에 주입한 뒤 곧 밀봉해야 한다.

앞서 북은 지난 2021년 말 열린 당 제8기 제4차전원회의에서 나라의 알곡생산구조를 기존 옥수수와 감자 대신 벼와 밀농사로 바꾸고 식생활문화도 흰쌀밥과 밀가루음식 위주로 바꾸기로 하면서 이에 필요한 재배면적 확보와 가공능력 확충 등을 추진해 왔다.

면적 대비 생산량은 높지만 반복 재배하면 지력을 많이 떨어뜨리는 옥수수 대신 비료는 적게들고 월동작물로 이모작이 가능한 밀을 식량문제 해결책으로 채택한 뒤 밀 생산량이 늘어나자 지난해부터 해주밀가공 공장을 필두로 전국 200여개 시,군 양정사업소의 밀 가공능력 확대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편, 밀은 된장을 만드는 원료 중 '대두'(콩) 다음으로 단백질이 많이 들어있고 특히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 중에서 글루타민산 함량이 높아 감칠 맛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밀 된장은 대두 된장에 비해 제조과정이 복잡하고 비교적 비싸기 때문에 일부 제한적으로 사용되었으나, 대두 된장에 비해 식이섬유 함량이 높고 소화가 잘 될 뿐만 아니라 부드럽고 담백한 맛을 내기 때문에 점차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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