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규 / 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대원

 

일자 : 2024년 1월 28일
구간: 화현고개(47번 국도)-명덕삼거리-수원산-국사봉-큰넓고개
참가자: 21명
산행거리 및 시간: 약 15km (식사 및 휴식포함 약 8시간)

 

눈길 산행. [사진 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눈길 산행. [사진 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오늘 출발 시간은 7시30분이라는 전용정 대장의 카톡 메시지를 보며 몇 시 전철을 타야 늦지 않을까를 머릿속에 그리며 경의중앙선 전철에 오른다.

서울역 10번 출구에 도착하니 이미 거의 모든 대원들이 출발을 기다리며 웃음꽃을 피우고, 히말라야 트레킹을 다녀온 서효정 대원이 준비해온 간단한 선물을 돌린다.

마지막으로 광명에서 오는 정철 대원이 헐레벌떡 도착하니 기다렸다는 듯이 버스는 출발하고, 전용정 대장이 새해 첫 산행과 관련하여 인사말과 함께 ‘이번 산행기는 이종규 대원이 써주셨으면 합니다.’라고 지명한다.

싫다고 할 수도 없고, 출발부터 긴장되는 순간이다.

[사진 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산행 들머리는 포근한 햇살 속에 시작됐다. [사진 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갑진년(甲辰年) 첫 산행의 날씨는 포근한 느낌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아서인지 출발지점을 찾기가 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길을 개척하며 능선에 오르면서 산행은 시작된다.

능선길에 접어드니 쌓인 눈이 우리를 반긴다. 눈길 산행, 오늘 산행은 쉽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무거운 카메라를 꺼내 대원들의 추억을 담는 김래곤 대원(왼쪽). [사진 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무거운 카메라를 꺼내 대원들의 추억을 담는 김래곤 대원(왼쪽). [사진 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역시 예감은 적중, 군부대 철책을 따라 능선을 조금 지나니 가파른 눈길이 우리를 맞이한다. 넓게 펼쳐진 눈언덕을 지나며 멋진 사진을 남기고픈 대원들의 바람에 곧바로 응답하여 무거운 카메라를 꺼내는 김래곤 대원의 열정에 찬사를 보낸다.

대원들에게 늘 웃음을 선물하는 양호철 대원. [사진 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대원들에게 늘 웃음을 선물하는 양호철 대원. [사진 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연속되는 산행에서 늘 그렇듯이 걸쭉한 입담으로 대원들에게 웃음을 선물하는 우리의 양호철 대원이 오늘도 눈길산행에 지쳐가는 대원들에게 길가에 넘어진 한북정맥 안내판을 어깨에 들쳐매고,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올라가는 예수님’처럼 오늘 산행의 피로를 전부 짊어지고 가겠다는 농담으로, 대원들에게 웃음보따리를 선물하며 산행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킨다.

겨울산행에서도 역시 대원들의 안전은 최고의 덕목으로, 명덕삼거리 차도를 횡단할 때도 많은 대원들이 순식간에 함께 이동하여 정맥길로 접어든다.

마지막 처진 대원을 점검하다 보니 후미대장을 비롯하여 3~4명의 대원이 보이질 않는다. 잠시를 기다리니 4명의 대원이 밝은 미소와 함께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나무에 칭칭 감겨있는 가시철망을 제거해주고 오느라 늦었다고 한다. 앞서 지나간 다른 대원들처럼 그냥 지나칠 수도 있으련만, 자연을 아끼고 생명을 존중하는 아름다운 마음이 와 닿는다.

나무에 칭칭 감겨있는 가시철망을 제거해주고 있는 마음씨 고운 대원들. [사진 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나무에 칭칭 감겨있는 가시철망을 제거해주고 있는 마음씨 고운 대원들. [사진 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아직 녹지 않은 눈길로 이어진 잣나무 숲길을 작년 연말에 히말라야 트레킹을 다녀온 서효정 대원과 이방형 대원의 체험담이 들으며, 구읍천 물은 포천천으로 모이고, 포천천 물은 북쪽의 임진강으로 흐르는데, 이 물이 시작되는 곳이라 하여 수원(水源)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는 수원산에 오른다.

수원산 정상은 군부대가 있어 정산 아래로 난 정맥길을 따라 점심식사 할 장소를 찾아 자리를 잡는다.

즐거운 식사시간. [사진 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즐거운 식사시간. [사진 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언제나 그렇듯 점심식사 시간은 에너지를 충전하는 즐거운 시간이다. 늘 대원들을 위해 넉넉히 계란말이를 준비해 오는 김익흥 대원의 계란말이와 경동시장에서 사 왔다는 어묵은 인기 만점이다. 거기에 김지영 대원의 파김치까지...

거기에 곁들이는 막걸리 한 잔은 지친 심신에 에너지를 불어 넣어주는 엄청난 활력소가 아닐까?

점심식사 후에도 오르락 내리락 지루한 눈길의 연속. [사진 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점심식사 후에도 오르락 내리락 지루한 눈길의 연속. [사진 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점심식사 후에도 오르락 내리락 지루한 눈길의 연속이다.

눈길 산행은 평소보다 훨씬 많은 체력소모가 있어서인지 평소처럼 많은 말소리가 들리지는 않는 것 같다. 그 와중에도 한 장의 추억을 남기기 위해 멋진 사진을 남기려는 대원들의 마음을 알아차린 듯 잠시 걸음을 멈추고 사진촬영을 유도하는 전용정 대장의 배려(?)가 돋보인다.

수원산, 불정산을 거쳐 4개의 송전탑을 지나면서 이날 산행에서 처음으로 접하는 정상석(국사봉 정상석). [사진 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수원산, 불정산을 거쳐 4개의 송전탑을 지나면서 이날 산행에서 처음으로 접하는 정상석(국사봉 정상석). [사진 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이제 마지막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육사생도 625참전비’를 지나 큰넓고개다.

빨리 내려가서 생고기와 소주로 회포를 풀자며 뺑끼 양호철 대원이 갈 길을 재촉한다. 마지막 내리막길은 생각보다 위험해 보인다. 지금까지 아이젠 없이 눈길을 조심조심 왔지만, 마지막 내리막길에서는 만약에 대비해서라도 아이젠을 착용하고 내려가야겠다.

마지막 목적지인 ‘육사생비 625참전비’를 얼마 남겨놓지 않고 최고령인 김재선 대원이 미끌어 넘어져서 모두가 잠깐 긴장하기도 했지만 큰 사고 없이 무사히 하산할 수 있었다.

뒷풀이 시간. [사진 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뒷풀이 시간. [사진 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언제나 그렇듯이 산행의 백미 중 하나는 뒷풀이 시간이 아닐까?

도심의 지친 생활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 모두가 자유를 만끽하고 난 이후에 들이키는 한 잔의 술은 주인아주머니의 넉넉한 인심과 함께 어우러져 술이 아니라 한 모금의 보약이 아닐까? 생각하며 다음 산행을 기약한다.

한북정맥 8구간 코스. [사진 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한북정맥 8구간 코스. [사진 제공-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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