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는 매년 1월 1일에 ‘새해우표’ 한 장씩을 발행하고 있다. 2024년 새해우표. [사진 제공 - 안재영]
[북한에서는 매년 1월 1일에 ‘새해우표’ 한 장씩을 발행하고 있다. 2024년 새해우표. [사진 제공 - 안재영]

북한에서는 매년 1월 1일에 ‘새해우표’ 한 장씩을 발행하고 있다.
새해우표 도상(圖像)에는 그 해에 북한이 전심전력을 다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새해 우표의 도상들을 깊이 있게 분석해 보면 북한의 새해 방향성을 매우 정확하게 알 수가 있다.

2019년 새해우표에서 너무나도 행복해 보이는 네 식구의 단란한 한 가정이 평양시내를 함박 웃음을 지으며 걸어가는 도상을 선택한 것을 보면, 한 달 후인 2월에 북-미 하노이 회담이 노딜(No Deal)로 끝날 것이라고는 북한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2019년 새해우표. [사진 제공 - 안재영]
2019년 새해우표. [사진 제공 - 안재영]
2020년 새해우표. [사진 제공 - 안재영]
2020년 새해우표. [사진 제공 - 안재영]

2019년 2월의 하노이 노딜로 이후, 북한의 2020년 새해우표의 주 도상은 ‘자력갱생’의 깃발을 높이 들고 여성 농민, 지식인, 노동자가 ‘천리마’를 타고 날아오르는 것이었다.

2021년 새해우표는, 평양종과 평양시계와 눈 덮인 국수(國樹)인 소나무였다. 2021년 새해우표가 의미하는 것은 코로나 사태와 거세진 국제제재로 인해 북한의 경제가 가장 밑바닥을 치게 되는 고난의 한 해(눈 덮인 소나무)가 예상되지만 시간은 우리 편이 되어 극복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평양 종과 평양 시계).

2021년 새해우표. [사진 제공 - 안재영]
2021년 새해우표. [사진 제공 - 안재영]
2022년 새해우표. [사진 제공 - 안재영]
2022년 새해우표. [사진 제공 - 안재영]

2022년의 새해우표는, 색동옷을 차려입은 세 명의 어린이들과 평양의 살림집이 뒷 배경으로 사용함으로써 2021년에 비해 나아지고 있는 경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2023년 새해우표. [사진 제공 - 안재영]
2023년 새해우표. [사진 제공 - 안재영]

2023년 새해우표의 주 도상은 평양 보통강변에 조성된 평양의 80층 초고층 아파트와 송화거리와 고급주택단지인 경루동이었다. 2021년의 고난의 시기를 지난 후 2022년 살짝 맛보았던 살림집 건설부분이 2022년 들어서 본격적으로 지어지기 시작해서 2023년부터는 눈에 띄는 결과물로 나타나 인민들의 삶의 질을 높아지고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2024년 새해우표의 주 도상은, 평양 화성지구에 들어선 현대적인 초고층, 고층살림집, 공공건물과 시설물들이 즐비하게 들어선 화성지구의 새 거리 모습이었다.

북한에서는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와 제5차 전원회의를 비롯한 중요회의를 통해 평양에 5만세대의 살림집건설을 결정하고 진행하고 있다.

2024년 새해우표 도상은 화성지구 살림집건설 계획 중 완성된 1단계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1단계로 건설된 화성지구 살림집들이 그동안 북한이 자랑해 오던, 송화거리보다 전체적인 거리조성이 더 조화롭고 외부마감도 좋아졌다고 자랑하고 있다.

지난 10일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에서 주최한 “2023년 북한 정세 평가 및 2024년 전망”하는 통일전략포럼에 참가하였었다.

네 분야로 나눠 정치(정성장/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타장), 군사(김동엽/북한대학원대 교수), 경제(양문수/북한대학원대 교수), 사회(이우영/북한대학원대 교수)등 4명의 발제 후 4명의 토론과 플로어 질의응답으로 3시간을 넘겨 진행되었다. 이번 포럼에서 특히 내 눈을 끈 부분은 경제부분이었다.

2015년에 북한은 미국에게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단과 자신들의 핵실험 중단의 교환을 제시했지만 미국으로부터 무시당하자, 2016년 1월 6일 북한 당국이 스스로 ‘수소탄시험’으로 명명한 제4차 핵실험을 했다. 북한의 제4차 핵실험 후 미국에서는 「대북제재법」(H.R. 757, North Korea Sanctions Enforcement Act 0f 2016)이 발효되었고, 3월 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로 평가받고 있는 ‘결의안 2270호’가 채택되었다.

유엔의 가장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 2270호’ 발효 이전과 발효 이후의 북한의 대중국 수출액과 수입액을 비교해 보면, 북한에서 중국에 수출은 2016년 2억 5,390만 달러에서 2020년에는 480만 달러로 98%가 떨어졌고,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2016년 2억 8,330만 달러에서 2020년 4,910만달러 83%가 줄어들었음을 알 수가 있다. (양문수, IFES 통일전략포럼 자료집 2014-1(No.73), 「2023년 북한경제 평가와 2024년 전망」, p.87.)

2022년 2월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나빠지고, 2021년 미국이 보호무역으로 돌아서게 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중국업체들에 대한 미국의 제한조치들로 미국과 중국의 관계까지 나빠지게 되면서, 그동안 국제무대, 유엔에서 미국이 제안하는 ‘대북제재안들’에 대해 찬성해 오던,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제재안’에 더 이상 찬성하지 않을 뿐 아니라, 북한과의 교류가 점진적으로 늘어나게 되자,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되어 2023년에 북한의 중국교역량은 급속도로 빠르게 2016년 대북제재 이전으로 회복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북한은 2023년 12월 26일부터 30일까지 있었던, 당 중앙위 제8기 제9차 전원회의에서, 2023년 경제 분야의 종합적 성장 규모가 2020년에 비해 국내총생산액(GDP)이 1.4배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21년~23년까지 지난 3년동안 1.4배가 늘어났다는 것은 연 약 12% 성장을 했다는 주장으로서 북한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북한은 2020년 새해우표에서 천리마를 타고 비상하는 ‘자력갱생’을 선언한 이후 코로나로 전 세계 교역이 폐쇄되어 있던 코로나 시기에, 역설적으로 자신들에게는 익숙한 ‘자력갱생’을 통해 놀랄만한 경제회복을 이뤄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 전문가들의 연구에 따르면, 2023년 북한의 경제상황에 대한 수치들은 의미있게 나아지고 있으며 북-중교역은 물론, 북-러 교역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남과 북은 더 이상 소모적인 군비경쟁이나 상대방에 대한 자극적인 말폭탄과 무력충돌을 부추기는 위험한 행동을 중단하고 함께 동반 생존하며 동반 번영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길을 모색해 가기를 기대한다.

없던 길도 다니다 보면 길이 나듯이 남과 북의 다양한 교류 재개를 통해 한반도가 평화롭고 세계 만민이 부러워하는 평화통일의 역사적 사명을 다하는 우리 세대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2020년 이후의 북한 ‘새해우표’ 도상(圖像)을 보면, 말로는 군사적으로 남과 북의 극단적인 대결을 의미하는 듯 보이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오랜 세월 동안 남한에 비해 크게 열세였던 재래식 무기상황과 한미군사연합훈련에 대한 두려움을 전략무기 개발완성으로 극복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인민들의 살림집 건설과 먹는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전심 전력을 다하고자 하는 본심을 읽어낼 수가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총생산에서 60배 우위에 있으며,** 1인당 국민소득의 경우 북한에 대해 30배 우위에 있는 대한민국이 북한을 자극하는 말과 행동들은 한반도를 극도로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화평케 하는 자(peacemaker)가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얻을 것이다”는 예수님의 산상수훈이 더욱 절실히 필요한 2024년 한반도의 상황이다.

* 북한은 2023년 12월 30일 전원회의를 통해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표현하고 있다.
** 남한 국내총생산(GDP, 명목,2021), 2071조원, 북한 35조원, 1인당 국민총소득 남한: 4,024만원, 북한: 142만원, 2021기준(오두산통일전망대 전시자료 인용)

 

안재영 (헤이리 ‘영토문화관 독도’ 관장)

- 접경지 북파주 파평출신 미군이 지어준 재건중학교 졸업 후 검정고시로 중학/고등과정 수료
- 한국외대 졸업, 북한대학교대학원 석사(북한학), 경기대정치전문대학원 박사(북한학)

- 예술마을 헤이리에 2007년 ‘영토문화관 독도’를 사비로 개관 후 현재까지 운영중
- 15년 넘게 매년 독도탐방을 하고 있으며, 군부대/공무원/학교등 독도전문강사로 강연중


- 헤이리마을 촌장(현), (사)헤이리 이사 및 평화위원회 위원장(현)
- 파주시 교육위원(현)
- 성서한국 공동대표(현)
- 파주 겨레하나 초대 및 2기 대표 및 고문(현)
- 철원 국경선평화학교 감사 및 건축위원
- 벤처기업 ㈜두레샘 대표이사
- 고향인 장파장로교회 장로(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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