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서운동가(愛書運動家) 백민 이양재(白民 李亮載)

 

1. 동북공정과 동북아역사재단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은 중국 정부의 핵심 싱크탱크인 중국사회과학원에 설치한 중국변강사지연구센터(중국변강사지연구중심)가 동북지역의 3개 성(省)과 연합하여 시작한 정치성을 띤 대규모의 프로젝트로서,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東北邊疆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의 줄임말이다.

2000년 12월 중국공산당 중앙이 승인하고, 2002년 2월 28일부터 시작되었는데, 전통적인 한국의 역사와 현재 및 미래의 한반도와 관련된 부분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의 사학계는 동북공정에 큰 관심을 두었고, 한국정부는 중국의 역사 왜곡에 대처하기 위해 2004년 3월 ‘고구려연구재단’을 발족하였다.

2001년부터 매년 역사교과서 등을 통해 역사문제를 일으키고 있던 일본의 움직임에도 종합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06년 9월 ‘동북아역사재단’을 출범시키면서 ‘고구려연구재단’을 여기에 흡수통합하였다. 그러나 이 ‘동북아역사재단’이 오히려 우리 사학계에서 물의를 일으키기도 하였다.

2. 문제의 발단

1998년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자 그해 4월 17일 문화관광부는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면서 “21세기의 관광수요에 부응하고 외국인 관광객의 획기적인 유치증대를 위하여 전국 7대 문화관광권을 설정, 집중개발한다”라고 발표한다. “기존의 획일적인 관광개발방식에서 탈피, 전국 주요 관광거점 육성지역에 대해 전략적 특화과제를 정해 중점 개발,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이 같은 7대 관광권을 마련, 추진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문광부가 설정한 7대 문화관광권은 △제주권 △설악권 △경주권 △공주⸱부여⸱익산권 △광주⸱다도해권 △부산권 △수도권 등이다. 당시 이 기본 계획에 관련 시도와 관광연구원, 각계 전문가가 공동으로 참여한 가운데 특화과제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문화관광권 진흥방안을 확정지은 뒤, 1999년부터 정부예산을 확보해 가시적 효과가 기대되는 단기사업부터 본격 추진”하였다.

원래의 제주권의 기본추진내용을 보면 “국제회의와 해양레저, 골프, 섬문화축제등을 주제로 하는 세계적인 관광휴양지로 개발한다”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런 기본 계획에 느닷없이 서귀포의 서복전시관 설치가 끼어들어 확정된다.

3. 동북공정의 선두 점령지 제주의 서복전시관

서귀포시 소재 서복전시관. [사진 출처 - 서귀포시]
서귀포시 소재 서복전시관. [사진 출처 - 서귀포시]

제주도 서귀포시의 가장 경치 좋은 곳에 서복전시관이 있다. 서복(徐福, BC255~?)은 진시황(秦始皇, 재위 B.C.246~210)때의 불로초를 찾아 나선 말도 안 되는 희대의 사기꾼이다. 그가 불로초를 찾아 대만 또는 한국이나 일본에 도래했다는 전설이 있지만 그 전설은 사대주의자들이 만든 허구이다. 그런데 서귀포시에 서복전시관이 설치되었다.

서복전시관은 중국공산당이 2000년 12월에 동북공정사업을 승인하기 이전인 1999년 2월 27일 발표한 문화관광부의 전국 7대 문화관광권 개발사업계획에 슬며시 끼어들었고, 가시적 효과가 기대되는 단기사업으로 확정되었다. 곧바로 착수하여 동북공정이 시작(2002년)한 이듬해 9월 26일 전광석화처럼 개관하였다.

이 사업은 김대중 정부 취임 2년차에 들어서서 당시 제주도의 우 모 지사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였다. 시기적으로 볼 때 이 사업은 중국이 동북공정을 시작하기 직전에 먼저 시작하여 동북공정을 시작한 직후에 완성한 사업으로 중국 동북공정의 첫 성과로 비친 사업이다. 마치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추어서 알아서 제주도가 항복하고 들어간 모양새이다. 이러한 우 모 지사의 친중국적 행위는 이후 제36대 도지사를 지내면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4. 동북공정의 위험성

한중문화우호협회가 기획하고 취환(曲歡)과 김민규(金玟圭)가 공저하여 출판사 아트게이트가 2021년 3월 23일자로 출판한 『한중연사Ⅲ - 제주에서 중국 문화 찾기 (中韓緣史Ⅲ - 中國文化在濟州)』라는 책이 있다. 그 책 본문의 첫 주제가 「서불과 서귀포」이다. 마치 제주사의 시작이 중국 진시황 시대의 희대의 사기꾼 서복에 의한 것인 듯한 주장으로, 제주사를 중국에 종속시키는 듯하다. 중국은 이미 제주도를 고대 중국의 영토로 선언한 것과 같고, 그 명분을 서복전시관이 만들어 준 것이다.

필자는 친중적(親中的)이다. 그러나 중국을 숭배하는 모화주의자(慕華主義者)는 아니다. 필자는 “중국이 우리 민족에게 많은 영향을 준 반면에 우리 민족도 중국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라는 것을 알고 있다.

친중적인 필자가 보기에 중국의 동북공정은 주변국들에게 매우 위험하다.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의 명분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옛 영토라는 주장을 명분으로 하는 것이다. 중국이 양안사태를 일으키는 이유가 대만이 중국의 옛 영토이므로 통일해야 한다는 주장을 명분으로 하는 것이다.

동북공정의 위험성을 북의 김정은 위원장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국무부 장관을 지낸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회고록 『한 치도 물러서지 말라, - 내가 사랑하는 미국을 위한 싸움 (Never Give an Inch, - Fighting for the America I Love)』에서 2018년 3월 30일 첫 북한 방문 당시 김 위원장과의 대화시에 “김 위원장은 ‘중국공산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한국 내 미국인들이 필요하며, 중국공산당은 한반도를 티베트나 신장처럼 다루기 위해 미국의 철수를 필요로 한다’라고 말했다”라고 회고했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이 그만큼 중국 동북공정의 위협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조선일보>, 입력 2023.01.24. 업데이트 2023.01.25. 기사 참조)

5. 서복전시관을 한중문화교류관으로 개편하여야

2015년 9월 30일자 <제주환경일보> 기사에 의하면 한국 중국 일본에서 (가칭)서복문화국제연구협의회의 태동을 기사화하고 있다. 그들의 창립 목적은 “서복의 한·중·일에 미친 인류학적인 막대한 문화유산에 대한 지금까지의 학설과 연구 성과 등을 분석, 정리, 통일하여 정설(定說)을 확립함으로써 ‘한·중·일 서복문화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목적으로 한다”로 되어 있다.

그 기사에 의하면 “이를 위해 한·중·일 3국의 서복문화 관련 지역 순회교류 방문 행사를 개최하면서 각국의 연구 성과를 발표, 정리하는 세미나, 심포지엄, 포럼 등을 연례 행사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연구 분야는 △서복이 가져온 오곡의 종자 △양잠, 직조 분야 △동남·동녀에 관련 분야 △철기문화와 야금(冶金) △포경, 어로, 수렵 등 관련 분야 △항해 관련 분야(조류, 해류, 고대항해 기술) △서복이 주장한 불로초에 관한 연구 △삼신산(봉래, 방장, 영주. 특히 이 중에서도 삼국에 공통된 봉래산의 유래와 실상) △고대 선박 및 조선 기술에 관하여 △한⸱일에 유입된 철기문화의 형성과 서복일행과의 관계 △한⸱일 한자문화(글)의 도입과정 △한⸱일의 사회, 정치면에서 기존세력(토착)과 서복일행과의 관계 △진나라 반량전(半兩錢)에 관한 연구 △서복 일행의 신라 건국과의 관련성 그리고 제4대 석탈해왕에 관한 연구 △기타 등으로 세분화해 연구에 임하기로 했는데 구체적인 조직과 연구분과위원회 구성 등에 대해서는 차후 논의 과정에서 결정해 나가기로 의결했다”고 한다.

제주를 시작점으로 하여 한국의 모든 역사적 사실을 중국에서 기원한 것으로 뒤집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희대의 사기꾼 서복의 유령에 춤추는 기가 막히는 우리 민족의 역사를 파괴하려는 반민족 행위이다.

위에서 필자는 중국이 우리 민족에게 많은 영향을 준 반면에 우리 민족도 중국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언급하였다. 즉 문화는 상호간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다. 필자는 그것을 증명할 수 있다.

제주의 서복전시관을 바로 잡지 않고서는 제주도의 미래가 중국의 동북공정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제주도는 서복을 기념하는 민간단체를 해체하여야 한다. 우 지사 시절의 제주도 역사 농단은 청산되어야 한다. 서복전시관을 해체할 수 없다면, 한중문화교류관으로 개편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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