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교외에서 만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마약퇴치 협력, 군사대화 재개 등에 합의했다고 양측이 밝혔다.
미국 백악관에 따르면, 두 정상은 펜타닐 등 합성마약과의 투쟁 협력 재개와 소통·조율을 위한 실무그룹 설립에 합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새로운 조치가 불법 합성마약의 진화하는 위협에 대처하려는 미국 정부의 노력을 진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최대 펜타닐 제조국이다.
두 정상은 또한 고위급 군사 채널, 미·중 국방정책조정대화, 미·중 해상군사협의 회의 재개를 환영했다. “양측은 전구사령관들 간의 화상 회의 재개도 환영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초 정찰풍선 사태로 닫혔던 채널이다.
두 정상은 미·중 당국 대화를 통해 첨단 AI(인공지능) 시스템의 위험을 해소하고 AI 안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초 항공편 추가 증편, △교육·유학생·청년·문화·체육·상공계 교류 확대에도 합의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은 경쟁관계”이고 “미국은 힘의 원천인 본토, 동맹, 우방에 자원을 계속 투자할 것”이나 “미·중 경쟁이 충돌, 대결, 신 냉전으로 가지 않도록 책임 있게 관리할 것을 전 세계가 기대하고 있다”고 되풀이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4시간에 걸친 이날 회담에서 두 정상은 지역·국제 현안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솔직하게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지와 인도-태평양 내 동맹 방어 약속을 재확인했다. 항해와 비행의 자유, 남·동중국해에서 평화와 안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관한 미국의 약속을 되풀이했다.
이어 △러시아의 침략에 맞선 우크라이나의 방어 지지, △하마스 테러리즘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할 이스라엘의 권리 지지, △신장, 티벳, 홍콩 내 중국의 인권침해 우려, △대만 해협에서 어느 쪽이든 일방적 현상변경 반대 등을 나열했다.
두 정상은 또한 “이 중요한 10년 동안 기후위기 해결 노력을 가속화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진핑 “미국 대체 계획 없다”, 바이든 “하나의 중국 지지”
16일 중국 외교부도 두 정상의 회담 소식을 전했다.
시 주석은 “중·미 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관계”라며 “중·미는 서로 교제하지 않을 수 없고 상대방을 바꾸려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충돌대항의 후과는 누구도 감당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세계는 중·미 양국을 수용할 수 있고 중·미 각자의 성공이 서로에게 기회”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을 초월하거나 대체할 계획이 없다”면서 “미국도 중국을 억제하기 위한 타산을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상호존중, 평화공존, 상생협력이 지난 50년 중미관계의 경험이라며, 이번 회담에서 △정확한 인식, △차이에 대한 실효적 관리, △윈-윈협력 추진, △대국으로서 책임 공동감당, △인문교류 촉진이라는 다섯 기둥을 세우자고 제안했다.
시 주석은 “대만 문제는 항상 중·미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민감한 문제”라며, “미국은 ‘대만독립 불지지’를 구체적 행동으로 드러내고 대만무장을 중지하며 중국의 평화통일을 지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중국은 결국 통일될 것이고 반드시 통일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미국이 수출통제, 투자심사, 일방제재 등 지속적인 대중국 조치를 취해 중국의 정당한 권익을 엄중하게 훼손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발전은 혁신에 의해 주도되고 중국의 과학기술 억제는 중국의 질적 발전을 억제하고 중국 인민의 발전권을 박탈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CNN]에 따르면, 회담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상당히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논의였다”고 자평했다. ‘시 주석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는 “신뢰하되 검증하라는 오래된 격언이 있다”고 피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 정책’ 지지를 분명히 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내가 대통령 취임 이후 말해왔고 모든 전임 대통령들이 밝혔듯이 우리는 하나의 중국 합의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그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6일 중국 외교부는 “이번 회담은 적극적이고 전면적이며 풍부하고 건설적이며 중·미관계 개선과 발전 방향을 뚜렷하게 제시했다”면서 “샌프란시스코(회담은) 중·미관계를 안정시키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