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국노총 노동자대회'에서 대회사를 전하는 김동명 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한국노총 노동자대회'에서 대회사를 전하는 김동명 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때 이른 강추위가 전국을 덮친 11일 서울 여의도에 노동자들이 속속 모였다. 오후 1시 여의대로에서 6만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한 「윤석열 정권 심판! 노동탄압 저지!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노동개악 노동탄압 윤석열 정권 심판하자!”, “장시간노동, 임금체계 개편 투쟁으로 저지하자!”, “사회연대입법 쟁취하자!”, “공공부문 민영화 구조조정 저지하자!”, “연금개악 중단하고 공적연금 강화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대회사를 통해,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노동개혁은 결국 장시간 착취 노동으로의 회귀, 자주적 조직인 노동조합에 대한 권력의 통제와 간섭, 노조에 대한 혐오주의 확산과 고립을 통한 노동운동에 대한 공격밖에 없었다”고 비판했다.

또한 “정부는 노동개혁, 연금개혁, 교육개혁을 올해의 핵심 국정과제로 이야기했지만, 그 무엇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다”면서 노동·연금개혁을 얘기하면서 노동자를 배제하고, 교육개혁을 한다며 교사와 학부모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사회적 대화와 관련, 김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는 지난 30년간 사회적 대화를 이끌어 온 한국노총의 노동자 대표성을 인정하라”면서 “이것 말고는 아무런 전제조건도 없다”고 밝혔다. “이제, 선택은 정부의 몫”이라고 공을 넘겼다.

“11월 중에 정부의 태도변화가 없다면, 한국노총은 더욱 신발끈을 졸라매고 올 겨울을 항쟁의 거리에서 맞이할 것”이라며 ‘제2의 96년·97년 노동자 대투쟁’과 ‘내년 봄 전면적 총선 심판투쟁’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국민을 이기는 정권 없고 노동자를 이기는 정권은 더더욱 없다”면서 “노동자가 국민이고 국민이 노동자이기 때문”이라고 설파했다.

때 이른 추위 속에 한국노총 조합원 6만명이 참석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때 이른 추위 속에 한국노총 조합원 6만명이 참석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윤석열 정권 심판!". [사진-한국노총]
"윤석열 정권 심판!". [사진-한국노총]

6만 노동자들이 중앙투쟁선봉대를 따라 “동지가”를 함께 부르며 ‘결의’를 다졌다. 노래패 희망새의 “땅과 하늘을 뒤엎어라” 공연,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 등의 투쟁사, 대형 현수막을 흔드는 상징의식이 이어졌다.  

유용진 화학노련 한국화장품노조 위원장, 나균희 담배인삼노조 북서울지부 위원장이 ‘11.11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을 대표해 「투쟁결의문」을 낭독했다.

참가자들은 “150만 한국노총 조합원들은 윤석열 정부의 노동탄압에 맞서 노동조건 개악을 막아내고, 노동과 민생입법을 쟁취하기 위해 강력한 대정부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며, 4개항을 결의했다.

하나, 우리는 윤석열 정권의 노동탄압 정책에 맞서, 한국노총 전 조합원은 총력 투쟁을 전개할 것을 강력히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보장과 노동기본권 강화를 위해 노조법 2·3조 개정과 타임오프 노사자율 쟁취, 사회연대입법 제정 등 노동입법 관철을 위해 투쟁해 나갈 것을 강력히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공적연금 개악 저지,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권을 지키기 위한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공공부문 민영화 및 구조조정의 저지를 위해 총력 투쟁할 것을 강력히 결의한다.

하나, 우리는 윤석열 정권의 노동조합 운영 개입과 노동조합 탄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노동조합의 민주성과 자주성을 확보하기 위해 현장을 조직하고 투쟁해 나갈 것을 강력히 결의한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주최측에 따르면, 이번 대회는 올해 들어 한국노총이 네 번째로 개최하는 대규모 집회이다. 지난 5월 1일 「노동개악 저지! 민생파탄 규탄! 노동절 전국노동자대회」, 6월 7일 「노동탄압 분쇄! 경찰폭력만행 규탄! 한국노총 결의대회」, 6월 27일 「윤석열 정권 심판! 최저임금 인상! 노조간부 결의대회」가 진행됐다. 

특히, 11월에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는 것은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 기간과 지난해는 ‘이태원 참사 애도기간’으로 대회를 열지 않았다.

한편, 민주노총(위원장 양경수)은 오후 2시 서울 서대문역 인근 통일로에서 「노동, 민생, 민주, 평화 파괴 윤석열 정권 퇴진!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23년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이어진 「민중총궐기」에도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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