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주말 서울 태평로에서 진행된 촛불집중행동에 등장한 지름 5m의 대형 빨간 고무공. 오종선 작가(가운데)의 10번째 개인전 '천공굴리기'가 시작됐다. [사진출처-오종선 작가 페이스북]
지난 16일 주말 서울 태평로에서 진행된 촛불집중행동에 등장한 지름 5m의 대형 빨간 고무공. 오종선 작가(가운데)의 10번째 개인전 '천공굴리기'가 시작됐다. [사진출처-오종선 작가 페이스북]

16일 저녁 지름 5m에 달하는 대형 빨간 고무공이 서울 도심을 구르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고무공에는 '방사능오염수', '기시다바리', '쥴리', '조선총독', '내가 홍범도다', '호구외교', '주가조작', '윤석열퇴진', '日편단심' 등 반정부 풍자 표현과 함께 '천공굴리기', '좋아 빠르게 가'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일본대사관 앞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거대한 공을 지켜보던 경찰이 갑자기 행진 불가를 통보하고는 기동대를 동원해 에워싸는 바람에 1차 공굴리기는 실패하고 태평로 촛불 집중집회장까지 다시 바람을 빼고 이동해 200m 정도 공을 굴렸다.

바람을 빼고 다시 넣는데만 3시간 가까이 걸리고 무게가 80kg이 넘는 이 공은 제작에만 한달이 걸린 대작이다.

작품의 이름은 '천공굴리기'. 

미술관에 안주하지 않고 민중의 삶이 있는 광장으로 나가려는 오종선 작가의 뚝심으로 열린 10번째 개인전이다.

경찰 기동대가 '천공굴리기' 작품을 에워싸 당초 의도했던 천공굴리기는 태평로 촛불집중행동 장소로 이동해 진행됐다. [사진출처-오종선 작가 페이스북]
경찰 기동대가 '천공굴리기' 작품을 에워싸 당초 의도했던 천공굴리기는 태평로 촛불집중행동 장소로 이동해 진행됐다. [사진출처-오종선 작가 페이스북]
오종선 10번째 개인전. 퍼포먼스 '천공굴리기' [사진출처-오종선 작가 페이스북]
오종선 10번째 개인전. 퍼포먼스 '천공굴리기' [사진출처-오종선 작가 페이스북]

오종선 작가는 지난 2007년 12월 당시 한나라당의 차떼기 뇌물 수수를 조롱하는 퍼포먼스 '떡값'展을 진행해 주목받았으며, 이후 병든 사회의 아픔을 날카로운 비판의식과 기상천외한 퍼포먼스로 표현해 온 중견 행동주의 작가이다.

2012년 9월 여의도 새누리당사(당시) 앞에서 고 장준하 선생 의문사의 재조사를 촉구하면서 장준하 선생의 유골을 본 떠 만든 조각 작품을 전시한 바 있으며, 2018년 3월 7일에는 성상납 강요와 성폭행을 못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배우 장자연씨의 9주기를 맞아 조선일보 앞에서 '장자연展'을 벌이기도 했다.

2020년에는 창간 100년의 고고성을 울린 조선일보의 지면을 두루마리 화장지 100개로 표현한 '조선일보 100년전'으로 풍자하고 김종태 열사 42주기를 맞아 그를 기리는 '오월걸상'(2022.6)과 199년 5월 연세대 앞 철길에서 분신한 이정순 열사 추모비(2022.6) 제작으로 활동을 계속해 왔다.

최근에는 촛불행동 전국 집중 집회와 결합해 '촛불갤러리'를 운영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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