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리나 안토니우 사이프러스 센트럴랭커셔대학교 교수는 지난 6일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어린이어깨동무가 주최한 ‘2023 한반도 평화교육 국제포럼 – 지속 가능한 세계는 가능한가’에서 발표자로 나섰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카테리나 안토니우 사이프러스 센트럴랭커셔대학교 교수는 지난 6일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어린이어깨동무가 주최한 ‘2023 한반도 평화교육 국제포럼 – 지속 가능한 세계는 가능한가’에서 발표자로 나섰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2012년에 또다른 벤치마크를 설립하게 되었는데요, ‘협력의 집’이라는 것을 설립했습니다. 이것은 실제적인 공간을 만듬으로써 완충지역 내에서 평화구축 활동을 하게 된 것입니다.”

카테리나 안토니우 사이프러스 센트럴랭커셔대학교 교수는 지난 6일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어린이어깨동무가 주최한 ‘2023 한반도 평화교육 국제포럼 – 지속 가능한 세계는 가능한가’에서 발표자로 나서 사이프러스의 평화구축 활동을 소개하면서 ‘협력의 집’ 사례를 제시했다.

‘협력의 집’은 2012년 사이프러스 수도 니코시아에 세워졌고, 니코시아는 유럽에서 유일하게 분단되어 있는 수도다.

사이프러스(키프로스)는 지중해 동부에 위치한 인구 126만명 정도의 작은 섬나라로 그리스계 80%, 튀르키에계(터키) 20% 정도로 구성돼 있으며, 1960년 영국에서 독립했고 북 사이프러스가 ‘사이프러스 튀르키에 공화국’으로 1983년 독립을 선언했지만 국제사회의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안토니우 교수는 “일시적으로 74년에 이런 내전을 중단하는 휴전하는 협정이 있었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가 이 협정에 영향을 받고 있다. 왜냐하면 영구적인 평화협정을 아직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현황을 소개했다. 한반도보다는 짧지만 휴전협정 상태가 50년 가까지 유지되고 있다는 것.

[갈무리 사진 - 통일뉴스]
2003년부터 개인이 완충지대를 통과할 수 있게 됐고, 2012년에 ‘협력의 집’을 설립했다. [갈무리 사진 - 통일뉴스]

그는 2003년부터 개인이 완충지대를 통과할 수 있게 됐고, 2012년에 ‘협력의 집’을 설립했으며, “나누어진 두 개의 공동체가 어떻게 서로 서로를 수용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모델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처음에는 ‘소통을 위한 다기능적 장소’, ‘하나의 기구’로 시작이 됐지만 “아주 많은 시민들이 많은 UNDP(유엔개발계획) 프로젝트를 이 협력의 집에서 시작을 하게 되었고, 그리스계 튀르키에계 시민들이 만나서 커피도 마시고 그리고 축제도 같이 즐기고 워크숍도 같이 하고 다양한 활동을 함으로써 어떤 하나의 큰 버블을 형성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평화 구축자들이 이렇게 완충지대를 벗어나서 실제적으로 공동체로 돌아가서 버퍼존 완충지대에서 배웠던 내용을 실행에 옮기게 되는 것”이라며 “그래서 같은 공감하는 마을, 나누는 그런 사람들과 함께 이 협력의 집에서 가졌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아웃리치(outreach)’ 활동을 강조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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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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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편으로는 “섬을 재통합하기 위해서 정치적인 레벨까지 가야 되는데 협력이 줄어들거나 아예 없어지는 경우도 많이 지금 생기고 있다”며 “이 섬을 재통합하기 위한 평화협정조차 부재하기 때문에 이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한계를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10년 동안의 평화구축 활동을 통해서 아주 많은 국제적인 기관과 개인들이 사이프러스를 직접 경험하기 위해서 또 와서 이렇게 활동을 벌이기도 했고 해외 방문객도 평화구축 활동에 참여했었다”며 “평화 연구가들, 저널리스트, 영화 제작자 그리고 정치가들, 활동가들, 누구든지 평화구축 활동에 관여하는 사람들은 많이 참여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을 ‘평화 관광객’의 하위 범주인 ‘트랜스 로컬 평화구축자’로 명명하고 지역평화국축자와 방문평화구축자, 그리고 외부평화구축자 3각 협력 패러다임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 자체가 분단이 구조화된 나라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이런 방문객들을 활용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생각이 됐다”고 설명하고 “더 많은 사회 구성원들을 참여시켜서 어떻게 니코시아 완충 지역에서 벗어나서 어떻게 더 많은 사이프러스 지역에 우리 평화구축 활동을 전파할 수 있을까 이런 것들을 우리가 지금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혜정 중앙대 교수가 토론자로 나서 한국의 암담한 상황을 토로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혜정 중앙대 교수가 토론자로 나서 한국의 암담한 상황을 토로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토론자로 나선 이혜정 중앙대 교수는 “지금 ‘피스 빌딩’(peace building)이 주제인데 한국 상황은 ‘피스 키핑’(peace keeping)이 잘 안 되는 상태”라며 “일단 너무너무 아득하게 느껴지는 게 내 첫 번째 소감”이라고 촌평했다.

“한미 동맹은 확장억제를 제공한다고 하고 북은 전술핵무기를 쓰겠다고 하는 이 상태에서 양쪽이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고 있는 상태”라는 것. 더구나 “한국 경우에는 핵을 가진 세력들이, 최고의 무력을 갖고 있는 세력들이 다 관여를 하고 있는 것”도 ‘폭력의 스케일’이 다르다는 것.

실제로 남북 간에는 가동되던 개성공단이 폐쇄됐고, 금강산관광 길도 막혔지만 언제 재개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 명예교수는 “개성에 남북 정부의 합의를 토대로 ‘통일평화대학’을 창설하자”고 ‘협력의 집’보다 진전된 제안을 줄곧 주창하고 있지만 공허한 메아리 뿐이다. [관련기사 보기]

그는 “한국 경우에는 국내 정치적으로 정권이 바뀌면서 그냥 절벽에서 떨어진 것 같은 기분”이라며 “평화라는 단어를 정치적인 용어에서 삭제하고 있는 정부”라고 비판했다.

임현묵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의 원장은 토론에서 “평화 교육은 평화 구축에 기여하는 다양한 교육 활동을 말한다”며 “세 나라(한중일)에서 평화 교육은 위안부와 강제 동원, 난징 대학살, 원폭 같은 자국의 피해 경험을 부각시키려는 피해자 민족주의가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기도 하다”고 어려운 점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김성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국제포럼 제1 세션 “국제분쟁지역 평화구축은 가능한가”는 던컨 머로우 북아일랜드 얼스터대 교수가 “국제분쟁지역에서의 평화구축 활동”을 주제로 발표했다.

정영철 서강대 교수의 사회로 “국제분쟁지역 기후변화와 대응은 가능한가?”를 주제로 제2세션이 이어졌다. [갈무리 사진 - 통일뉴스]
정영철 서강대 교수의 사회로 “국제분쟁지역 기후변화와 대응은 가능한가?”를 주제로 제2세션이 이어졌다. [갈무리 사진 - 통일뉴스]

정영철 서강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제2 세션 “국제분쟁지역 기후변화와 대응은 가능한가?”는 프란시스 플래너리 미국 제임스매디슨대 교수가 “국제분쟁지역 기후변화 대응과 평화구축”을, 남정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이 “한반도 기후변화 대응과 해양평화 구축”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으며, 이정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소장과 김동진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 시니어리서치펠로우가 토론자로 나섰다.

이기범 어린이어깨동무 이사장은 개회사를 하고 있다. [갈무리 사진 - 통일뉴스]
이기범 어린이어깨동무 이사장은 개회사를 하고 있다. [갈무리 사진 - 통일뉴스]

앞서, 이기범 어린이어깨동무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최근 복합위기가 평화의 일상과 구조를 위협하고 있다”며 “복합위기 혹은 다중위기는 군비 증대, 전쟁, 경제 불안정, 식량 부족, 빈부 격차, 기후 악화, 팬데믹 확산 그리고 혐오와 증오 등과 맞물려서 국제분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짚고 “분쟁은 우리의 삶 전반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민사회 역할은 현실의 모순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거부하고 현상을 변혁하기 위한 대안을 창조하고 실험하는 데에 있다”며 “가장 안타까운 일은 새가 더 이상 노래하지 못하는 것 뿐만 아니라 새가 노래하는 것을 듣지 못하는 일”이라고 말하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는 계속 연대하고 대화하고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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