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후쿠시마 핵폐수 해양투기의 안전성을 검토한 최종보고서를 발표한 가운데, 국내 시민단체들이 IAEA의 보고서를 부실·불법·무책임한 보고서로 규정하고 즉각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평화나비대전행동은 6일 오후 대전광역시청 앞 강제징용노동자상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IAEA의 최종보고서는 후쿠시마 핵폐수의 정확한 검증보다 일본 정부의 해양투기를 합리화시키기 위해서만 활동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밝혔다.
평화나비대전행동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IAEA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해양 방류의 안전성을 검토하면서 3차례 하기로 했던 오염수 시료 분석을 한차례만 끝낸 상태이며, 환경 모니터링 결과를 확증하기 위한 실시간 환경시료 분석결과도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보고서를 발표한다는 것은 답을 정해놓고 꿰어 맞추려는 것으로, 우리는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IAEA는 태평양에 방사성 폐기물 및 기타 방사성 물질의 투기를 금지하는 국제 조약(런던협약)을 정면으로 무시하는 결론을 내렸다”며 “국가관할권을 벗어난 지역이나 다른 국가에 오염으로 인한 피해를 주지 말아야 하는 국가적 의무를 명시하고 국가들이 국경을 초월하는 심각한 피해를 발생시키지 않도록 사전 예방조치로서 ‘포괄적 환경영향평가(EIA)’를 실시하도록 하는 국제조약(유엔해양법협약)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평화나비대전행동은 “IAEA는 스스로 만든 방사능 방호 원칙도 위반했다”며 “핵으로 인한 일정한 이득이 있어야만 핵으로 인한 손해를 정당화할 수 있다는 정당화 원칙과 합리적으로 달성 가능한 최상의 안전을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는 최적화 원칙, 현재와 미래의 인간과 환경을 방사선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현재와 미래세대의 보호 원칙을 위반한 것은 IAEA가 핵폐수의 정확한 검증보다 일본 정부의 해양투기를 합리화시켜주기 위해서만 활동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평화나비대전행동 기자회견
대전기독교교회협의회 허연 목사의 가자회견문 발표 전 각계의 촉구발언도 잇달았다. 대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문성호 공동대표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가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고 밝혔지만, 방사성 물질은 희석한다고 해도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며 “30년, 40년 투기된 방사성 물질이 해양 동식물에게 농축이 되면 바다의 생태계도 어떻게 될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핵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것이 가장 저렴한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후쿠시마 핵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는 것은 지구공동체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며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불교평화행동 추도엽 교무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가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고 밝혔지만, 일본인 사무총장이 제시한 기초를 바탕으로 한 보고서”라며 “도쿄 전력은 지금까지 숱하게 축소 보고하고, 은폐 보고한 것이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에 보고서를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IAEA의 구스타프 카르소 원자력 안전이사는 태평양 지역 국가들에게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를 정당화하는 데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며 “이처럼 발뺌을 일삼는 IAEA의 보고서는 어떠한 결과도 우리에게 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성서대전 상임대표 전남식 목사는 “IAEA는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가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고 밝혔지만, 일본 정부와 IAEA가 오염수의 안전성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았다”며 “삼중수소는 화학적 성질이 물과 같아 화학적으로 분리하기 어렵고, 세슘, 플루토늄, 요오드 등 방사성 핵종은 바다에 수만 년간 축적돼 먹거리부터 인간 DNA까지 심각한 방사능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IAEA는 오염수 방류 허용을 철회하고,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지 말고, 대형 탱크를 마련해 보관해야 한다”며 “윤석열 정부는 더 이상 일본 정부의 대변인 내지 들러리 역할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가자회견에 앞서 ‘IAEA 최종보고서’에 “무책임”, “폐기”, “면죄부”, “무효” 등의 피켓을 부착하며 보고서가 일본 핵폐수 해양 투기의 면죄부라는 비판을 형상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또한 오는 8일(토) 오후3시 대전 으능정이거리에서 <일본 핵폐수 해양투기를 막는 대전시민행동>을 진행할 것임을 알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