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호철 / 통일뉴스백두대간종주대 대원, 6.15산악회 회원

 

산행일자 : 2023년 5월 28일(일)
구간 : 광덕고개(620m)-백운산(903.1m)-도마치봉(925.1m)-도마봉(883m)-도마치재(690m)
거리 : 7.62km(접속구간1.4km)
시간 : 4시간 19분
참여인원 : 18명

 

한북정맥 3구간 산행중 도마치봉에서. [사진 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한북정맥 3구간 산행중 도마치봉에서. [사진 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한 자리 있습니꺼?”
“와요?”

한북정맥(漢北正脈) 1구간에서 내가 발목을 접질려 중도하차 하고, 2구간은 개인적인 일로 인하여 참여하지 못했다.

3구간도 선약이 있어 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빈자리가 있는가를 문의하니 마침 전용정 대장이 불의의 사고로 눈을 다쳐 몇 바늘 꿰매 산행이 어려워 한 자리가 나왔다.

지난 1, 2구간 산행에 대한 한북정맥 속죄를 위해 한라산(1,947m) 백록담을 다녀와 와신상담 심기일전으로 돌아왔다.

이틀째 장마 같은 비가 계속 내려 대원들은 버스에 몸을 싣기 전에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산행중 서서 휴식. [사진 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산행중 서서 휴식. [사진 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서울역 건너편의 노란 병아리차(20인승)에 18인의 전사들을 싣고 백운산을 향해 달린다.

서울 시내를 벗어나 세종-포천 간 고속도로를 달려 포천을 지나 화천을 향해 국도를 달리는 동안 포천이동갈비, 백운계곡 등 유원지도 지나지만 군부대가 계속 이어진다.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분단국가, 남과 북이 갈라진 비극의 이 땅.

비통함과 안타까움을 뒤로 하고 차는 달려 경기도와 강원도의 경계선인 광덕(廣德)고개에 도착한다.

들머리에서. [사진 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들머리에서. [사진 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흰 우의를 입은 나를 포함한 두 명을 제외한 나머지 대원들은 형형색색의 우의를 입고 우아한 자태를 자아낸다.

3구간 광덕고개 산 입구 오르막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오늘의 전투는 시작된다.

백운산 정상에서. [사진 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백운산 정상에서. [사진 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줄기찬 빗줄기를 뚫고 한 시간여를 행군하니 백운산(903m) 정상에 이른다.

白雲山은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도평리와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에 걸쳐 있는 산이며, 광덕산, 국망봉, 박달봉의 산들이 둘려 쌓여 흰 구름을 늘 끼고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백운산은 영평 동쪽 60리 지점에 있으나, 산 來脈은 백두산을 뿌리로 하여 2천여 리를 뻗어 내렸다.

정상을 향해. [사진 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정상을 향해. [사진 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백운산을 지나 도마치봉(937m)에 오르는 산행 길 양쪽 옆에 미역줄나무가 연도에 서 있고, 그 뒤에 진범, 곰취, 은방울꽃, 천남성 그리고 투구꽃 등이 도열하여 몰아치는 비바람을 헤쳐 행군하는 전사들에게 개선장군을 반기듯 웃음으로 열렬히 환영한다.

이에 힘을 얻은 통일한북전사들은 힘든 기색 없이 보무도 당당하게 승전군의 위세를 뽐낸다.

즐거운 식사시간. 하루종일 내리는 비바람에 대형 비닐로 자리를 잡았으나 모두 들어가지 못했다. [사진 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즐거운 식사시간. 하루종일 내리는 비바람에 대형 비닐로 자리를 잡았으나 모두 들어가지 못했다. [사진 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삼각봉을 지나 도마치봉에 도달하기 전 산 중턱에서 각자가 준비한 행동양식, 즉 빵과 떡 그리고 이지련 단장이 준비한 데친 오징어 안주에 막걸리 한 잔 적시고 남은 음식으로 간단히 요기를 끝낸 뒤 행군은 계속된다.

백운산 정상부터 삼각봉, 도마치봉 그리고 오늘의 마지막 도마봉까지는 거의 6Km 거리이다.

백운산 정상에서 약 1Km로 걸으니 삼각봉에 도착한다. 자그마한 높이의 대리석 표지판에 나무아래 비를 맞으며 오늘따라 처량하게 서있다.

도마치봉에서 몸을 풀고. [사진 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도마치봉에서 몸을 풀고. [사진 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삼각봉을 지나 도마치봉에 이른다. 도마치봉의 산세는 백운산과 비슷하며 정상의 모습도 도마봉과 비슷하다.

도마봉(道馬峰)은 도마치(道馬峙)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도마"라는 이름은 궁예가 왕건과의 명성산전투에서 패한 후 도마봉 부근에 이르렀는데, 산길이 험하여 모두 말에서 내려 말을 끌고 고개를 넘어갔다 하여 붙여진 지명이고 쫒겨서 도망친 고개라 하여 "도마치"라고 한다

도마봉에서. [사진 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도마봉에서. [사진 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도마봉 정상에서 마지막으로 단체사진을 촬영 후 도마봉에서 국망봉으로 향해야 되지만 4구간의 여운을 남기고 직진하지 않고 좌측으로 빠져 하산길에 오른다.

3구간은 비가 많이 오고 산행코스가 짧아 최대한 시간을 단축하여 빠른 시간 내에 서울로 회기하기로 사전에 약정이 되어 있었다.

“을씨년스럽고 황망하기도 하다.”

헬기장에서. [사진 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헬기장에서. [사진 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운무로 인해 경치를 감상할 수는 없지만 내리쬐는 따가운 햇살보다 오랜만에 많이 맞아 보는 비에 썩어 빠진 이 땅의 어둠과 저주를 씻어 내는 기분이었으며, 마음은 오히려 가볍고 상쾌하다.

도마봉(883m)에서 하산길 1.7Km는 내리막길이라 우습게 봤는데, 왠지 이 길은 거의 사람이 다니지 않아 송림이 우거지며 숲과 나무사이 골이 형성된 밀림이다.

짓궂은 날씨 속에 오늘의 전투는 남쪽의 백두대간을 정복하고 북쪽 구간을 가기 위한 몸부림의 전초전이다.

신나는 하산길. [사진 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신나는 하산길. [사진 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한북정맥 3구간 전투에 참가한 대원들을 신청한 순서대로 불러본다.

동진종규 소영기주
지련시우 주이방형
효정종문 계환병덕
익흥영균 명환래곤
재선호철 멋져부려
뒤풀이에 용정일갑

비바람의 악전고투 속에 아무런 탈이 없이 무사히 하산 후 백운산을 뒤로 하고 차는 달려 서울을 향해 공덕시장에 도착한다.

재래시장 모퉁이의 족발집에서 막걸리 한 사발을 마시니 머리에서 발끝까지 아니 백두에서 한라까지 짜릿함이 흘러내린다.

산행을 마치고 서을로 귀환 후 뒷풀이. [사진 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산행을 마치고 서을로 귀환 후 뒷풀이. [사진 제공-통일뉴스 백두대간 종주대]

경기도민들은 거리가 먼 관계로 먼저 집으로 향하고 나머지 대원들은 아쉬움에 전집으로 2차를 한다.

비에 젖고 막걸리에 젖은 대원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각자의 18번을 한 곡조 구수하게 통일의 여념을 담고 부른다.

예전에 이런 경우가 별로 없었으며, 오늘의 자리는 가족같이 화기애애하다며 대원들이 스스로 평가하는 분위기이다.

늦게 합류한 최일갑 대원이 며칠 전 장기수 선생님 앞에서 불렀던 “두만강”, “임진강”을 통일을 향한 우리의 진정한 의지를 대신하며 가수답게 노래를 부른 후 자리를 정리한다.

                漢北正脈

登頂漢拏白鹿潭  白斗大幹受正氣
兩千多里白斗山  向統一合漢北隊
霧蒙蒙疾風驟雨  茂密登上白雲山
齊心協力統漢戰  結合了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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