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인 봉하마을에서 ‘틀낭에 진실꽃 피어수다’라는 제목의 제주4‧3 관련 전시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제주4‧3 사건 75주기를 이틀 앞둔 4월 1일에 봉하마을에서 추념행사가 진행됐다.
봉하마을에서 제주4‧3 추념행사가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추념식은『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를 확정하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헌정사상 처음 제주4‧3에 대해 사과한 것에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가 최종 확정된 직후인 지난 2003년 10월 31일 제주도를 방문해 제주도민과 4.3유족들 앞에서 “저는 위원회의 권유를 받아들여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대통령으로써 과거 국가권력의 잘못에 대해 유족과 제주도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며 머리를 숙이며 사과를 했다.
이날 추념행사는 4.3관련 책과 보고서 헌정식, 전시관람, 특별강연 등으로 이어졌다.
첫 번째 행사를 위해 노무현 대통령 묘역에 모인 참가자들은 헌화와 분향 후, 너럭바위 앞에 여러 권의 책을 헌정했다.
젊은 시절 경찰이 쏜 길 잃은 총알에 턱을 잃고 고통스럽게 살다 간 한 여성의 삶을 어린이 책으로 엮은 정란희 작가의 「무명천할머니」, 4‧3당시 잃어버린 마을에서 수확한 보리줄기로 4‧3의 진실을 밝히는 70여 년의 역사를 작품화 한 이수진, 이하진, 박진우 작가(3인 공저)의 「틀낭에 진실꽃 피엄수다」, 제민일보 기자 출신이자 제주4‧3 전문가인 양조훈씨가 진실을 밝혀 온 과정을 기록화 한 「4‧3의 진실을 찾아서」가 그 책들이었다.
제주4‧3평화재단에서 발간한 「제주4‧3사건 추가 진상 조사 보고서」와 제주 4.3사건이 담긴 중등 역사교과서 개정판 20여 권도 함께 놓였다.
이날 추념행사에 참석한 제주4.3희생자유족회 이상언 상임부회장은 헌정식에서 편지글 낭독을 통해 4.3의 진실을 밝혀준 고 노무현 대통령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헌정식을 마친 이들은 ‘틀낭에 진실꽃 피어수다’ 전시가 진행 중인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으로 이동해 전시를 관람했다.
전시 관람에 앞서 제주4.3희생자와 여순10.19희생자 유가족, 대전 산내 골령골 사건 유가족, 10월 항쟁 유가족들이 서로의 마음을 위로하는 연대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마련됐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역임한 송기인 신부도 참석해 격려의 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여순10.19항쟁 연구가인 주철희 박사의 ‘제주4‧3항쟁과 여순항쟁’ 강의를 들으며 이날 추념행사를 마쳤다.
추념행사와 전시는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 (사)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노무현재단 제주지역위원회, 보리아트연구소가 함께 주최했다.
‘틀낭에 진실꽃 피어수다’는 전시는 4‧3항쟁 75주년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의 제주4‧3사과 20주년을 기념하며 지난 3월 1일에 시작해 4월 16일까지 봉하마을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 2층 기획전시관에서 진행된다. 전시 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고, 월요일은 휴관이다.
‘틀낭에 진실꽃 피어수다’에서 ‘틀낭’은 산딸나무를 일컫는 제주 방언이다. 산딸나무의 하얀 꽃은 제주도민의 순수한 마음을, 빨간 열매는 제주4.3사건의 아픔을 상징하고 있다. 지난 2008년 11월 16일에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시지부 유족들은 봉하마을 대통령의 집을 방문해 산딸나무를 기증해 식수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