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는 두말할 것 없는 국가적, 민족적 대과제입니다. 평화롭고 번영된 한반도의 미래 건설을 위해 남북관계를 건전하게 육성 발전시켜야 하는 역사적인 소명과 책임이 8천만 겨레 모두에게 있습니다. 

이 중차대한 대과제를 이명박, 박근혜 정부는 정치적인 이해도구로 전락시켰습니다.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워 국민들에게는 맹종을 강요했고, 이에 반하는 세력은 종북, 친북좌파 세력으로 매도하는 안보지상주의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기회주의적 언론이 가세해 이같은 상황이 조성되자 지난 20여 년간 남북경협에 참여했던 순수기업인들은 설자리를 잃게 되었습니다. 

국가안보를 가장 큰 과제로 내세웠던 지난 13년 세월은 아이러니하게도 분단 이후 최악의 안보위기 상황을 가져왔습니다. 

남북경협인들이 지난 2021년 5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5.24조치 11년째 접어들고 있는 5.24조치 즉각 해제와 피해보상법 제정을 촉구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남북경협인들이 지난 2021년 5월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5.24조치 11년째 접어들고 있는 5.24조치 즉각 해제와 피해보상법 제정을 촉구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1988년 노태우 정부 출범이후 국민적인 성원 속에 20여 년간 하나하나 쌓아 왔던 남북 국민들의 신뢰는 유실되었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대북강경정책으로 인해 정부의 대북정책에 부응하여 국익차원에서 참여했던 대한민국의 1천여개 기업들과 근로자 5만5천명의 일자리도 희생재물이 되어 고사되었습니다. 
하나 남은 개성공단마저 폐쇄되어 한반도의 미래는 이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뜻과 상관없이 칠흑 같은 미로 속으로 빠져들고 있음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고 있을 뿐입니다. 

주변 열강들 역시 자국의 대외정책과 이해득실에 따라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한반도를 가운데 두고 치열하게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한반도의 운명과 우리 민족의 미래는 누구를 위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과연 이 난국을 어떻게 풀어내고 극복해 나가야 할지, 참으로 온 국민의 지혜와 슬기가 절실한 시기임을 깨닫게 됩니다.

남북 민간 경협의 뿌리인 북한 내륙지역 투자기업의 투자자산마저 지난 2016년 3월10일 개성공단 폐쇄조치에 반발한 북측에 의해 몰수됨으로서 마지막 남은 한반도 미래 성장 동력과 희망마저 사라졌습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불행히도 보수 세력, 진보세력 모두 자신들이 설치한 덫에 갇혀서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구한말의 망국병에 빠져 있는 형국입니다. 그 덫을 스스로의 힘으로 해체하지 못한다면 제갈공명의 지혜와 묘책이 있어도 남북관계 개선은 무용지물이 될 것입니다. 

이 모든 사태의 가장 큰 근본원인은 분단 70여년이 지나도록 국익에 부합되고 국론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올바른 대북정책의 부재와 국론분열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북한의 체제 붕괴를 선호하는 보수 세력과 민족화해 공동번영을 추구하는 진보세력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대북정책 입안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과제입니다. 북한 역시 체제 수호 세력과 경제개발 세력이 실존하지만 독제체제에서는 항상 경제개발세력이 희생양이 되어왔습니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남북관계 발전도 체제 안정이란 담보 없이는 사상누각에 불과함이 현실입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생각들을 용해시켜서 하나로 만들기 전에는 한반도의 미래 희망은 물거품이 될 것입니다.
 
남과 북에 실존하고 있는 모든 갈등과 문제점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서로 존중해 주어야만 대화가 가능합니다.

대화가 이루어지면 이 모든 문제점들을 다 수용할 수 있는 큰 그림을 함께 그려야합니다.

이 큰 그림은 남남갈등 뿐만 아니라 남북간에 현존하는 모든 이해관계와 문제점들을 담을 수 있는 큰 그릇이 되어야 합니다. 국력을 낭비하고 국민의 안위를 볼모로 삼아온 소모전에서 벗어나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된 미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희망의 용광로를 함께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부터 20여 년 전 남북 민간 경협이 뿌리를 내리고 있던 시절, 세계 유수의 미래학자들은 한국이 북한이란 성장 동력을 잘 활용하면 2050년 무렵엔 미국과 함께 세계 최대 부국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장미빛 예측을 앞다퉈 내놓은 바 있습니다. 그로부터 20년이 경과된 지금, 미래학자들의 예측과는 달리 한국경제는 노무현 정부때 달성한 20,000불 시대의 틀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경제 성장을 견인해 온 철광사업, 조선사업, 석유화학 사업들은 침체의 늪에 빠져있고, 수십만명의 청년실업자가 양산되고 있으며 한반도의 성장 동력이 되어야할 남북 민간경협은 파국을 맞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집권 후 대북 퍼주기, 잃어버린 10년 등으로 왜곡된 남북교류 20여년을 바로 잡아야합니다. 남북교류가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남과 북의 경제에 무엇을 기여했고, 한반도 미래 평화와 국운 융성엔 어떠한 역할을 담당하였는지 그 진실을 국민들께서는 올바로 이해해주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지금 남북경협사업자들의 현실은 너무나 비참합니다. 정부의 5.24 조치이후 내일은 좋은 소식이 오겠지 하는 심정으로 지금까지 13년을 기다리는 동안 기업파산에 가정해체, 신용불량에 자살까지 기업인들의 고통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이번 남북 교류협력법 개정에서 피해보상법이 개정되어 이명박 정부의 5.24조치로 인해 사업이 중단된 남북교류사업자들의 피해에 대한 보상이 이루어지기를 결자해지 차원에서 정부당국에 간곡하게 요청합니다.

남북경협은 미래에 태어날 후세대의 일자리요,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동력이 될 것이며 한반도 평화정착의 주춧돌이 될 것을 확신합니다. 국민 여려분, 남북 경협사업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