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반도로 시꺼먼 전쟁의 먹구름이 억세게 몰아치고 있다. 한반도에 묻어 둔 거대한 화약고가 터지기 직전에 와있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서 조용하던 한반도에 긴장이 조성되더니 곧바로 위기를 지나 집권 6개월 만에 전쟁 일보직전에 도달했다. 한반도 위기의 배후에는 미국이 있다. 바이든은 거덜나 개판된 미국을 가장 먼저 살려내질 않고 인권과 자유라는 잣대를 들이대고 미운 놈만 골라 시비를 걸고 간섭하는 데에 발 벗고 나섰다. 악화일로에 들어선 미국의 사회, 경제, 등 제반 문제가 미국의 최대 적성국인 북중러 때문으로 몰아가고 있다. 멀쩡한 북중러가 회생양이 됐다. 이들이 범인이라며 없는 죄를 뒤집어씌워 자신의 책임을 벗으려는 음흉한 공작이 전개되고 있다.

바이든은 북중러를 악마화하는 동시에 제재 압박 봉쇄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이고 있다. 나아가 대결의식 적개심을 고취해 분열된 미국을 애국심으로 뭉치게 하려는 고차적 술책을 쓰고 있다. 축적된 내적 불평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이목을 딴 데로 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없는 적을 일부러 만들어 괜히 생트집을 잡아 시비를 걸고 있다. 바이든이 백악관에 입성한 바로 그날부터 반북중러 정책이 미국의 대외정책 우선순위에 올랐다. 먼저 우크라이나가 반러 전선의 전초기지가 됐다. 여기서 소위 ‘미-러 대리전’이 벌어지고 있다. 한편, 한반도는 반북중 전선의 전초기지가 되고 있다.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수위가 날로 고조되는 이유다. 우크라이나에서 미국이 발을 빼면 개시될 ‘미-중 대리전’을 한반도에서 치를 사전 정지작업을 벌리는 것이다.

한반도의 위기는 미국의 반중러 전선에 절대로 요구되는 필수조건이다. 그래서 북핵 타결에 매우 인색한 것이다. 매번 북핵타결 합의를 해놓고 마지막 순간에 이를 걷어차는 이유다. 바꿔 말하면, 북핵으로 재미를 보고 즐기자는 것이다. 지금 한반도의 위기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이는 데에서 미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고, 윤 정권은 충실하게 부역하고 있다. 8월 말, ‘을지 한미연합훈련’을 시발점으로 해서 한미는 점차 바다, 육지, 하늘에서 전쟁놀이를 미친 듯이 해대고 있다. 심지어 일본 자위대까지 끌어들여 한미일 합동훈련까지 벌였다. 이 전쟁놀이는 북한 지도부 참수작전까지 포함돼 전쟁으로 확대될 심각한 문제라고 판단한 해내외 동포들이 결사저지에 나섰지만, 한미 당국은 국민의 뜻을 거역하고 끝내 훈련을 강행해서 문제가 크게 불거지고 있다.

주변 북중러는 이 훈련의 규모와 성격으로 봐서 주변국의 안보와 안전을 심히 우려케 한다며 매우 부정적으로 보고 예의 주시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참수작전, 상륙작전, 특수부대 낙하훈련 등이 포함된 완벽한 초대형 북침예행연습이라 판단하고 대응 수위를 최고도로 높이는 게 확실하다. 이번 한미 을지훈련 종료 일주일 후(9/8), 북측은 전격적으로 ‘핵무력 법제화’ 선언을 했다. 이건 한미 을지훈련과 절대로 무관하다고 보기 어려운 대목이다. 정면돌파전으로 뚫고 나갈 만반의 조치들을 취하는 것 같다. 9월23일, ‘떠다니는 핵기지’라는 ‘레이건호’가 부산항에 입항했다. 한미 대잠수함 훈련에 이어 한미일 합동해상훈련에도 참가했다. 특히, 북한 수뇌부 참수작전에 투입된 것으로 보이는 미 특수작전부대가 ‘레이건호’에 탑승했다고 알려져 식은땀이 흐른다.

아니, 그런데 ‘레이건호’를 앞세운 한미일 해상훈련에 욱일기를 단 일본 행상자위대가 독도 인근까지 진출해 훈련을 했다니, 기가 막힌다. 국민이 분노의 치를 떨고 있다. 이제는 일본의 한반도 상륙이 현실화 되는 것은 물론이고 한미일 삼각군사동맹도 시간문제가 됐다. 더욱 기막힌 사연은 하필 일본이 자국땅이라 우기는 독도 근처에서 일본과 해상훈련을 했다는 사실이다. 더욱 우리를 슬프게 하고 분통을 터뜨리게 하는 것은 미국이 마지막 순간 일본 자위대를 불러들였다는 것이다. 이종섭 국방장관이 국회 발언에서 이 사실을 밝혔다. 그런데 참석했던 의원들이 이를 알고도 침묵으로 일관했단다. 의원들이 일제히 국민을 배신한 이 국방을 규탄 성토 항의를 했어야 옳았다. 미국의 결정에 무작정 순종해야 한다면 허수아비지 뭔가. 자주와 주권은 어딜 갔나?

북한은 일본자위대를 하필 독도 인근으로 끌어들여 한미일이 한패가 돼 북침훈련을 벌인 것에 대한 응징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일본을 관통하는 미사일을 지난 11월 3일 발사한 걸로 보인다. 일본 본토에 공습경보가 울렸고 주민들은 대피소동까지 벌였다. 모든 수송수단까지 정지됐다. 보나마나 너무 급해 게다짝을 벗어던지고 맨발로 혼비백산 방공호를 향해 ‘걸음아 날 살려라’고 줄행랑쳤을 걸로 짐작된다. 한편, 한미는 지상 최대의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해서 세상을 놀라게 했다. ‘비질런트 스톰’(10/31-11/5)이란 이름의 공중훈련에 한미 공군기가 240대나 동원됐다. 합참이 ‘북의 도발’ 대응 차원에서 연장이 불가피하게 됐다는 발표가 나가자, 북측은 고강도 비난을 하고 나섰다.

북의 박정천 당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훈련 연장은 돌이킬 수 없는 엉청난 실수”라고 하면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지만 않겠다고 여운을 남겼다. 그리곤 다음날(11/ 2),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동해로 발사했다. 그중 한 발은 동해 NLL 남측 속초 앞바다에 떨어졌다. 즉각 남측 공군은 공대지 미사일을 북측 동해 공해상으로 발사했다. 이에 북측은 보복 차원의 전략순항미사일 2발을 함경북도에서 (약 600km거리) 울산 앞바다 (80km 거리)로 발사했다. 그런데 무슨 사연인지 이 중대한 사실만을 한미 군당국이 침묵을 지키다가 북 총참모부가 이 사실을 공개(11/7)하고서 국방부가 “사실과 다르고 부풀렸다”면서 언론에 공개했다. 유독 이게 왜 비공개냐하는 의문이 꼬리를 물고 제기되고 있다. 시민 동요와 평화의 목소리가 두려워 은닉했다는 게 중론이다.

북측은 바로 다음날(11/3), 한미 공중훈련을 의식한 듯, 미본토 타격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발사했다. 이어서 150여 전투기 참가의 대규모 인민군항공공격 종합훈련 (11/8)을 실시했다. 이건 전례 없는 놀라운 일이다. 가파르게 대응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북측은 밀리지 않고, 정면돌파로 끝장을 내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의 동서남북 전 지역에서 언제 어디서나 미사일 발사가 가능하다는 걸 시위했다는 게 특이하다. 따라서 윤 대통령의 ‘원점타격’ 꿈이 무산되고 말았다. 윤 대통령은 “북의 도발은 실질적 영토 침해”라며 맹렬히 비난했다. 북의 도발을 먼저 유도해놓고 되레 북한이 도발했다고 한다. 이는 마치 ‘불낸 놈이 불이야’라고 소리치는 꼴이라 하겠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북이 주권을 침탈하면 결연한 응징에 직면할 거라고 경고했다. 그는 “조선이 스스로 망한 것이지, 일본 침략 때문이 아니야”라는 저주의 발언을 해서 뼛속까지 친일반역자임을 스스로 자인한 인물로 증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 또, 그는 “문 정권 5년 간 ‘종전선언’에 집착, 김정은에게 핵 미사일 고도화의 시간만을 벌어줬다”고 질타했다. 실제 그는 모든 남북 합의 선언들을 눈에 쌍심지를 켜고 결사저지 하는 데 앞장섰던 인간이다. 이제 와서 문 정권 5년 간 북한에 끌려 다니며 협력했다고 책임을 들씌우고 있다. 남북 관계가 전쟁으로 치닫는 결정적 이유는 민족의 평화 번영을 담보하는 ‘판문점선언’을 윤 정권이 때려 부순 것이 결정적 요인이다. 누가 감히 이 명백한 사실을 부인한단 말인가.

한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북한은 “9.19군사합의와 안보리를 위반했다”면서 “군사적 도발, 당장 멈추라”고 강한 비난을 했다. 그러면서 대북특사를 보내거나 대화의 길도 찾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국가적 참사로 고통스런 상황에 북도발은 인류애, 민족애를 저버린 패륜적 해위”라고 규탄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한미 당국이 줄창 하는 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북의 ‘도발’이 아니라 ‘대응’이라고 해야 맞다. 이런 입장에 서지 않으면 윤 정권의 굿판에 장단 맞춰 춤추거나 부역하는 길로 빠져들기 일쑤다. 군사합의도 남북 선언의 일부가 분명하다. 북한은 물론이고 주변국들에게 안보를 심히 우려케 하는 한미, 한미일 합동훈련 자체가 이미 남북 군사합의뿐 아니라 ‘판문점선언’ 정신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또한, 북한의 독자적 미사일 발사와 훈련은 다국적 군사훈련에 대한 대응조치라는 차원에서 보면 ‘도발’이 아니라 ‘대응’이라 해야 맞다. 박홍근 의원에게 묻고 싶다. 국가적 대참사 애도 기간에 한미 공군 지상최대 전쟁훈련은 괜찮고 북한의 대응 훈련만 ‘패륜행위’란 말인가? 이것이야 말로 ‘내로남불’이 아닌가. 차라리 국가애도기간이니 남북이 훈련을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면 모양새가 좋지 않을까 싶다. 해내외 동포들은 ‘을지한미훈련’이 ‘화근’이라며 결사 저지 반대에 떨쳐나설 때에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의원들은 남의 일인 듯 뒷짐 지고 구경만 하질 않았나.

생사가 걸린 끔찍한 전쟁위기에 내몰린 건 바로 한미훈련 저지 실패가 직접 원인이 아닌가. 이런 확신을 갖지 못하면 민족 문제를 풀어내기 어렵다. 민주당 지도부의 이번 대북규탄 발언은 문제를 만든 윤 정권에 대해서는 한 마디 말이 없고 되레 북한만 탓하는 걸로 보여 입맛이 씁쓸하다. 그런 입장과 자세를 취한다면, 윤 정권이 조만간 크게 벌일 가능성이 높은 종북타령, 안보소동 술책에 쉽게 말려들 수 있다는 걸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미 당국자들은 걸핏하면 북한이 유엔결의를 위반했다고 한다. 유엔 결의를 식은 죽 먹듯이 위반하는 미국이 유엔을 들먹인다. 진정으로 유엔결의를 존중한다면 주한유엔군사렴부 해체를 두 번이나 촉구한 유엔 결의를 왜 이행 않고 있나. 그런데 이 문제의 유엔사라는 건 남북 간 내왕 교류를 악랄하게 틀어막는 기구다. 지금 전쟁으로 치닫는 긴박한 남북 대치상황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 치밀한 미국의 사전 계획에 따라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과 동시에 전선이 아시아로 이동될 것을 대비한 사전 준비공작이다. 한국이 미국의 대중전선 전초기지가 돼서 ‘미-중 대리전’을 치르게 돼있다. 여기에 한일이 특공대로 뛰게 된다. 그래서 한일관계 개선 움직임이 보이고 한미일 삼각동맹 구축도 착실히 추진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독도 인근 한미일 해상훈련에 일본을 끌어들였다. 이렇게 해서 한일 군사협력이 슬그머니 꾸려지고 있다. 또, 성주 사드기지 정상가동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전략자산도 만지작거리고 있을 것이다. 얼마 전, 에스퍼 전 미국방장관이 <미국의 소리> 인터뷰에서 “양안 간 전쟁이 벌어지면 한일은 자동 무력 개입을 하게 돼있다”고 했다. 우리 몰래 막후에선 이런 짓이 벌어진 것이다. 한반도 위기는 미국으로서는 노다지가 쏟아지는 금광이다. 미군의 영구주둔과 주둔비 증액이 보장된다. 미국의 첨단무기 수출국 1위에 올라섰다. 미국이 주도하는 오커스, 쿼드, 반중경제연합(IPEF), 칩4 등 각종 반중러 경제 및 안보를 위한 국제기구와 조직에 한국이 알아서 먼저 올라탄다.

앞에선 북핵을 반대하고 뒤에선 북핵을 마냥 즐기는 게 미국이다. 이런 미국의 이중 작태, 정체를 알아차리지 못하면 영락없이 한미동맹 주술에 걸려들게 돼있다. 이놈의 주술에 빠져들면 북한을 악마화하면서 반북 목소리가 요란해진다. 발틱 해저 가스관 폭파범인 중 하나일 수 있는 미국이 범인이 아니라고 오리발을 내밀고 손사래를 친다. 유렵연합 미국추종 나라들조차 납작 엎드려 입도 벙긋하지 못하는 꼴이 가관이다. 한반도의 전쟁 위기가 가파르게 상승되면서 한반도가 제2 우크라이나가 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해내외 도처에서 점점 크게 들려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 민족문제를 위한 시사점이 많다. 우크라 전쟁에서 한국은 교훈을 찾아야 한다. 값진 교훈이 있어서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본질을 ‘안보 문제’다. 다시 말하면, 나토 확장과 러시아의 안보가 충돌한 것이다. 나토가 전쟁을 유인했다. 이건 로마 교황의 말이다. 미영 나토는 우크라이나를 준나토 회원국 대우를 해주면서 나토 훈련에 참가시키고, 나토군 특수부대(주로 미영)가 상주하고 우크라이나 특수부대를 훈련시킨다. 군대수로는 유럽 최대 규모다. 첨단 무기가 배치되고 우크라이나 전 지역 수십 곳에 불법 생화학무기 연구소를 차려놓고 미국이 운영한다. 실질적으로 우크라이나를 통치하는 건 젤렌스키가 아니라 미영이다. 바로 이것이 비극의 씨앗이라는 거다. 자주와 주권을 내던진 쓸개 빠진 정권이다.

한국이 외국군대를 끌어들이지 않고 독자적 군사훈련을 한다면 누가 시비질을 하겠나. 그러나 다국적 군사훈련은 다른 얘기다. 자신의 안보를 빙자해 주변국의 안보를 우려하게 하거나 침범한 결과물이 우크라 전쟁인 것이다. 예를 들면, 멕시코가 러시아 군대와 시도 때도 없이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을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벌인다면 미국이 어떻게 반응할까? 한 번쯤 상상을 해보자.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를 굳이 상기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이미 성주 사드 일부 배치로 혼쭐났던 경험이 있다. 그런데도 박진 외무장관이 베이징까지 날라가 문 정권이 약속한 ‘3불정책’을 뒤집고 준수할 이유가 없다고 공언했다. 박진 외무는 베이징에 가서 결국 시한폭탄만 묻어놓고 귀국한 셈이다. 이제 터지는 건 시간문제로 됐다.

윤 정권은 중러로부터 ‘선을 넘지 말라’는 빨간 경고장을 여러 번 받았다. 이제 윤 정권의 운명이 판가름 날 결정적 순간이다. 민족의 이익을 지켜내느냐, 아니면 외세의 주구로 전락해 국민의 심판대에 서느냐 중 택일만 남았을 뿐이다.

 

이흥노 / 재미동포, 워싱턴 시민학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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