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북)정치학 박사/‘통일로 평화를 노래하라’ 저자/사)부산평화통일센터 이사장

 

‘몰락’ 아닌, ‘부활’에 사활 건 미국의 세계패권전략

미국은 지난 6월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담에서 12년 만에 채택한 새 ‘전략개념’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위협에 적극 대처하겠다고 밝혔는데 그 내용이 다음과 같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동맹국들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가장 중대하고 직접적인 위협”으로 규정, 중국에 대해서는 “중국이 유럽·대서양 안보에 제기하는 ‘체제에 대한 도전’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름하여 중·러를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허물려는 공조 세력으로 규정한 것이다.

이후, 바이든 행정부는 10월 12일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를 채택하면서 이를 재확인한다.

구체적으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잔혹한 침략 전쟁이 보여주듯 오늘날 국제질서의 기본법을 무모하게 조롱하면서 자유롭고 개방된 국제 시스템에 즉각적인 위협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 이어 중국에 대해서는 “대조적으로 중국은 국제질서를 재편하려는 의도와 그런 목적을 이루기 위해 점점 더 경제적, 외교적, 군사적, 기술적 힘을 갖춘 유일한 경쟁자”라고 규정했다.

중국이 “미국의 가장 중대한 지정학적 도전(America’s most consequential geopolitical challenge)”이라고 규정된 것이다. 설리번 보좌관도 이를 충분히 뒷받침해준다. 그는 중국의 위협을 강조하며 “국제 질서를 재편하려는 의도와 그것을 할 수 있는 점증하는 능력을 모두 갖춘 유일한(강조, 필자) 경쟁자”라고 지적한 것이다.

결과, 우크라이나전쟁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패권지속을 위해 최후 일전을 상대하게 될 중국과의 패권전쟁을 앞두고 두 대국과 의 ‘동시 전쟁’은 불가하니 그 사전 정지작업으로 러시아를 무력화하기 위해 벌인 전쟁이 바로 우크라이나전쟁인 것이다.

우크라이나전쟁은 그렇게 미국에 의한 전략적 도발이자 중국과의 최후결전 사전 정지작업이다.

미국의 ‘핵태세검토보고서’와 ‘작전계획 5015’에 담긴 북침야망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0월 27일 NSS 발표에 이어 ‘2022 핵태세검토보고서’라는 것을 발표했다. 핵심 골자는 단일목적핵정책(sole-purpose nuclear policy)-미국이 핵무기를 보유한 목적은 적국을 핵무기로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적국이 핵무기를 사용하지 못하게 억제하기 위한 것-을 폐기하고, 대신 그 어떤 전시(재래식 전쟁이든, 핵전쟁이든)에도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기정사실로 확정한 것이다. 즉, 적국이 재래식 무기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미국은 이에 대응해 핵무기를 사용한다는 것인데, 이는 모든 전시에 전술핵무기와 다량살상무기를 동시에 사용한다(synchronize)는 핵사용 방침을 확정했다는 뜻이다.

이것은 단연코 북침 전쟁계획으로 수립된 ‘작전계획 5015’에도 전술핵무기와 다량살상무기를 동시에 사용하는 내용으로 수정된다.

바로 그 연장선상에서 지난 8월에는 한미 합동군사훈련 ‘을지프리덤쉴드(UFS)’을 실시했고, 이와 연계된-손발을 맞추기 위한 2022 을지연습이 9월에 열렸다. 이때 대한민국 군은 구축함 문무대왕함과 이지스 구축함 서애류성룡함 등이 참가하고, 미국에선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와 순양함 챈슬러스빌 등 양국 해군에서 20척이 넘는 함정이 참가한 한미 합동해상훈련을 실시했다. 마침표는 지난 10월 말부터 열리고 있는 한미 합동공군훈련 ‘비질런트 스톰’이다.(북의 맞대응으로 한차례 연기되어 지금도 훈련 중이다. 11월 4일 현재.)

완벽한 북침 핵선제 공격이 그렇게 완성된 것이다.

그럼 작금에 한반도 전쟁 고조, 어떻게 읽을 것인가?

‘몰락’ 아닌, ‘부활’에 사활 건 미국의 세계패권전략과 미국의 ‘핵태세검토보고서’와 ‘작전계획 5015’에 담긴 북침야망은 적어도 우리에게 2가지 정도는 확인시켜 준다.

첫째, 미국은 중국과 최후결전을 앞두고, 한반도에 다음과 같은 2가지 전략적 지표완성이 필요하다.

하나, 지난 나토 정상회담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윤석열 대통령도 참석-중국을 반대하기 위해 고안된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에 한국을 완벽하게 끌어들이는 것이다.(5월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는 완벽하게 완성된다.)

둘, 한미일 삼각군사동맹 구축을 반드시 완성시켜 한반도 남측(대한민국)을 대중국 전쟁 병참기지화 해내는 것이다. 지난 나토 정상회담이 그 증거이다. 이 자리에서 미국과 한국, 일본은 다음과 같은 인식 일치를 본다. 3개국 정상은 “당면한 지역 및 글로벌 문제 대응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인권, 법치주의 같은 기본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일 사이 협력”을 강조하며 ‘가치동맹’에 사실상 합의했다.

이후, 대한민국(윤석열 정권)은 이를 위해 ‘무리한’ 친일굴종외교를 펼친다.(관건은 과연 미국의 의도대로 윤석열 정권이 대국민 정서를 넘어설 것인가이다.)

둘째, 종미보수정권 윤석열 정권은 다음과 같은 2가지 전략적 완성을 통해 반드시 미국에 화답해야 한다.

하나, 북과는 지속적인 대결구도, 악마화를 해내고, 일본과는 반드시 관개개선을 통해 한미일 군사동맹을 전략적으로 완성시켜 내는 것이다.

둘, 미국이 준비 중인 중국과의 최후결전을 치르기 위한 사전정지 작업, 즉 대한민국을 대중국 전쟁의 전진기지로서의 병참화, 그리고 북을 군사적으로 완전 무력화(완전 봉쇄)시켜 대중국 전쟁을 완성시켜 내는 것이다.

관련된 의미 있는 뉴스 하나는 다음과 같다. 지난 11월 3일 개최된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대한민국에 ‘전략자산 상시 배치’ 결정을 내린 것이 그것이다. 더 큰 ‘제2의 사드’ 우려 후폭풍이다. 왜냐하면 이 전략자산 대한민국 상시 배치는 대중국을 겨냥한 전략무기이고, 이를 모를 리 없는 중국의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반면, 이날 한국이 요구한 전술핵 상시배치는 거부되었는데 이는 미국 자신은 중국을 겨냥한 대격돌에 집중하고, 북은 윤석열 정권이 담당해야 한다는 그런 미국의 속내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뼛속까지 미국국익 중심의 한 단면 외교를 볼 수 있는 분명한 사례이다.)

착시에서 벗어나기: 지금은 ‘북 대 미국+윤석열 정권과의 대결’이 아니라, ‘우리민족 대 미제국주의와 분단세력과의 대결’이다

해서, 결론은 지금 한반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촉즉발의 전쟁충돌은 미국과 윤석열 정권이 다음 2가지 목적을 달성하려 함으로서 일어나는 ‘엄청난’ 도발 현상이다.

첫째, 한반도 위기를 ‘인위적’으로 고조시켜 미국과 윤석열 정권은 북에 대한 적대정책 지속 명분과 대한민국을 미국의 대중국 전쟁 전진기지로서의 병참화를 완성하려 한다.

둘째, 미국은 이번 위기를 통해 정전체제의 지속성 보장, 즉 한반도에서의 항시적 긴장 조성의 유효성 인정, 이와 비례하여 대한민국을 전략자산 등 무기 판매의 영구적 시장확보, 그리고 이미 예견된 우크라이나전쟁 패배에 따른 패권적 지위 상실을 제2의 한반도 전쟁을 통해 이를 만회하려는 제국주의적 접근이 그 목적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북, ‘강 대 강’ 전략에 따라 미국의 ‘진짜배기’ 속셈을 저지·파탄시켜내기 위해 북은 정말 신속하게 대응하였고, 비례적으로 한반도 정세는 그렇게 긴장된다.

마주 보며 멈출 수 없는 열차가 그렇게 서로를 향해 달린다.

결과, 지금의 한반도 정세는, 즉 긴장고조는 남과 북, 북과 한미, 이렇게 형성되는 국가와 국가 간의 전쟁전선이 아니라, 그 어떤 전쟁도, 다시 말하면 미국에 의한 한반도 전쟁을 반대하는 ‘우리민족 대 미제국주의와 이를 상전으로 모시는 국내의 분단세력’을 그 한편으로 하는 민족운명을 가늠하는 민족사적 대격돌이다.

이는 마치 100여 년 전-일제강점기 때와 똑같이 우리 모두에게 또다시 민족 편에 설 것인가, 아니면 외세 편에 설 것인가, 그렇게 강요하는 ‘못난’ 역사의 시간이다.

우리는 다시 그렇게 직면된다.

 

김광수 필자 약력

저서로는 가장 최근작인 『김광수의 통일담론: 통일로 평화를 노래하라』(2021)를 비롯하여 『수령국가』(2015), 『사상강국: 북한의 선군사상』(2012), 『세습은 없다: 주체의 후계자론과의 대화』(2008)가 있다.

강의 경력으로는 인제대 통일학부 겸임교수와 부산가톨릭대 교양학부 외래교수, 그리고 부경대에서 ‘평화교육’과목을 맡아 2022년 8월 31일까지 출강했다.

주요 활동으로는 전 한총련(2기) 정책위원장/전 부산연합 정책국장/전 부산시민연대 운영위원장/전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사무처장·상임이사/전 민주공원 관장/전 하얄리아부대 되찾기 범시민운동본부 공동운영위원장/전 해외동포 민족문화·교육네트워크 운영위원/전 부산겨레하나 운영위원/전 6.15부산본부 정책위원장·공동집행위원장·공동대표/전 국가인권위원회 ‘북한인권포럼’위원/현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부산지역본부 운영위원(재가)/현 사)청춘멘토 자문위원/6.15부산본부 자문위원/전 통일부 통일교육위원 /(사)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협력 자문위원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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