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의 나라, 도대체 뭐하는 거야. 미사일이나 쏘고. 너희들 모국이라는 곳 형편없어. 교실에 2개 초상화 달아 놓고 말이야. 일본에서 나가!”
2022년 10월 4일 7시 22분경,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이 발사돼 일본 열도를 넘어 가자 J-알러트(J-경보)가 발령되면서 일본 언론의 대대적 보도가 이어졌고, 이날 7시 50분경, 고베조선고급학교에 이같은 협박전화가 걸려왔다.
민족문제연구소와 몽당연필, KIN(지구촌동포연대) 등 18개 단체들로 구성된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대일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21일 “일본 정부와 언론, 시민, 네티즌에게 긴급히 호소한다. 조선학교와 재일조선인에 대한 증오 범죄를 당장 멈추게 하라”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피해 사례를 공개했다.
공동행동은 성명서를 통해 “최근 들어 빈번히 발생한 이와 같은 혐오 범죄는 10월 4일 북의 미사일 발사와 언론의 대대적인 보도, 정부의 회견이 있은 후 더욱 심해졌다”며 “지난 10월 18일 법무성을 방문한 연락회는 전국 조선학교 교장회가 조사한 보고서를 통해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고 밝혔다.
교장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4일 미사일 발사 후 10월 8일까지 나흘이 지난 시점에서 6개 조선학교에 총 11건의 폭행, 협박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공동행동은 “실제로 10월 10일, 재일조선인 남성이 새벽 귀가길의 전철 안에서 7명의 남성에 의해 집단 폭행을 당했다”며 “성인 남성에게 가해진 폭행이 조선학교의 남학생, 여학생에게 일어나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이 지금의 일본 사회”라고 우려를 표했다.
일본 정부를 향해서는 “각종 회견이나 공적 발표를 통해 북의 미사일과 조선학교 학생들이 하등의 관계가 없음을 밝혀야 한다”며 “철저한 방지 대책과 증오 범죄자를 제대로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일본 언론을 향해서는 “불필요한 증오심을 부추기는 과대한 공포감 조성을 그치고 조선학교 학생들의 피해를 올바로 전하라”면서 “북과 재일조선인, 총련, 조선학교에 대한 조롱 섞인 보도와 가십을 멈추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일본 네티즌에게는 “부주의한 놀림과 증오에 가득한 댓글, 사실 왜곡과 과장, 모욕이 섞인 우익 유튜버들의 동영상이 시민을 선동해 어린 생명을 공포심에 떨게 하고 있다”며 압도적 다수의 ‘선량한 유튜버’들에게 “여러분들의 양심으로 더 이상 일본을 혐오 충만한 나라로 이끌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일본 시민들에게는 “시민들의 무관심이 이런 사건의 일조하고 있는 공범”이라며 “혐오 폭언과 폭행을 발견하면 시민들의 집단적 양심이 허락하지 않음을 이들에게 똑똑히 보여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공동행동은 “어른들의 무관심이 어린 학생들을 차별과 폭행과 증오로 병들게 한다”며 “혐오 범죄를 당장 멈추라!”고 요구했다.
조선학교 교장회는 “조선학교와 학생들의 일상의 교육, 생활과는 전혀 관계없는 이번 일에 대해 공격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은 불합리한 화풀이에 지나지 않는다”며 “학교에서는 관할 경찰서 등 각 기관에 대처방안을 호소하고 있지만, 향후 학교, 학생에 대한 터무니없는 공격이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한 방지책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와 언론, 시민, 네티즌에게 긴급히 호소한다.
조선학교와 재일조선인에 대한 증오 범죄를 당장 멈추게 하라.
최근 한미일의 군사훈련에 따른 북의 미사일 발사, 이에 대한 일본 언론의 대대적 보도 이후 일 본 각지에서 조선학교 학생들의 공포에 찬 비명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일본 현지에서 외국인인 권법연락회(이하 연락회)가 최근 잇달아 발생하는 재일조선인을 향한 혐오 범죄의 재발 방지를 호 소하는 성명, 서명을 모아 법무성을 방문했다. 일본인 스스로 이 사태가 어디까지 번질 지 모른다 는 위기감을 표현한 것이다. 그렇다면 최근의 이러한 경향이란 어떤 것인가?
2021년 8월, 22세 남성에 의한 재일조선인 집단주거지역 우토로 마을 방화 사건. 범인은 우토로 주민들의 숙원이었던 기념관 건립이 한참이던 때에 사건을 저질렀으며, 우토로마을의 집 7채와 기념관에 보존할 입간판 등 각종 삶의 흔적들을 완전히 불태워 버렸다. 그는 7월에 벌어진 나고 야 시 소재의 한국학교 방화 사건의 범인이기도 했다. 또, 2022년 3월에는 오사카부 이바라키 시 의 코리아국제학원에도 29세의 남성이 방화 사건을 일으켰다. 혐오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9월 9일, JR아카바네 역에 「조선인 죽이기 모임」이라는 낙서가 조선학생에 의해 발견되었다. 발견된 곳이 도쿄조선중고급학교 학생들이 통학할 때 항상 지나치는 전철 역임을 감안할 때 그 의도를 짐작할 수 있다. 발견한 중학생은 수기에서 이렇게 말한다.
“태어나 자라면서 재일조선인으로서 여러가지 차별을 받았지만, 이렇게 ‘죽이기’라는 글자를 자신 의 눈으로 직접 목격하기는 처음이었다. 지금까지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공포스러웠다.”
학생의 지도 선생님은 “우리가 지금 걱정하는 것은 다름 아닌 아이들의 생명입니다.” 라고 말한다.
최근 들어 빈번히 발생한 이와 같은 혐오 범죄는 10월 4일 북의 미사일 발사와 언론의 대대적인 보도, 정부의 회견이 있은 후 더욱 심해졌다. 지난 10월 18일 법무성을 방문한 연락회는 전국 조 선학교 교장회가 조사한 보고서를 통해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다.
교장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4일 미사일 발사 후 10월 8일까지 나흘이 지난 시점에서 6개 조 선학교(도쿄조선중고급학교, 나가노조선초중급학교, 욕까이치조선초중급학교, 고베조선고급학교, 시꼬꾸조선초중급학교, 규슈조선중고급학교)에 총 11건의 폭행, 협박 사건(폭행 1건, 협박 등 폭언 4건, 항의 등 위협전화 6건)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 중 도쿄조선중고급학교에 다니는 중급생이 당한 폭행 사실은 이렇다. 해당 학생이 귀가 중이 던 18시 45분경, JR 사이쿄우 선 전철 안에서 5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학생을 불러 세웠다. “너 임 마, 조선학교 학생이지” 학생이 이를 무시하자 “대답해!”라며 학생의 발을 강하게 짓밟으면서 “일 본으로 미사일을 쏘는 나라가 고교무상화를 외치는게 말이 안되잖아” 라며 위협했다는 것이다. 신 변의 위협을 느낀 해당 학생은 즉시 전철에서 내려 열차를 갈아탄 뒤에야 귀가할 수 있었다. 비 록 학생의 보호자와 학교 선생님이 관할 경찰서를 방문하여 피해사실을 신고했으나 학생이 느꼈 을 공포감, 신변에 대한 위협은 오늘의 통학길에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17년의 탄도미사일 발사 때에도 전철에서 철로를 향해 학생을 떠미는 등의 폭행이 있었 음을 상기하면 이후 이 사태가 어디까지 갈지 두려움이 앞선다. 실제로 10월 10일, 재일조선인 남성이 새벽 귀가길의 전철 안에서 7명의 남성에 의해 집단 폭행을 당했다. 그들은 “북조선놈? 그 런 거 일본에 있으면 안되지” 라는 말과 함께 다짜고짜 주먹과 발길질을 퍼부었다. 성인 남성에게 가해진 폭행이 조선학교의 남학생, 여학생에게 일어나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이 지금의 일본 사회다.
우리는 일본 정부와 언론, 네티즌, 시민에게 호소한다.
일본 정부는 각종 회견이나 공적 발표를 통해 북의 미사일과 조선학교 학생들이 하등의 관계가 없음을 밝혀야 한다. 어른들의 정치에 학생들을 인질로 삼는 행위를 당장 중단해 줄 것을 국민들 에게 호소하라. 그동안 차별과 혐오를 오히려 부추기는 정치를 일삼은 일본 정부는 이번 사태에 분명한 책임이 있다. 철저한 방지 대책과 증오 범죄자를 제대로 처벌하라.
언론은 불필요한 증오심을 부추기는 과대한 공포감 조성을 그치고 조선학교 학생들의 피해를 올 바로 전하라. 북과 재일조선인, 총련, 조선학교에 대한 조롱 섞인 보도와 가십을 멈추라. 언론의 사명인 비판과 감시에 충실해 증오와 혐오에 가득한 일본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바란다.
네티즌에게 호소한다. 부주의한 놀림과 증오에 가득한 댓글, 사실 왜곡과 과장, 모욕이 섞인 우익 유튜버들의 동영상이 시민을 선동해 어린 생명을 공포심에 떨게 하고 있다. 우리가 아는 것은 한 줌의 어리석은 네티즌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선량한 네티즌의 존재다. 여러분들의 양심으로 더 이 상 일본을 혐오 충만한 나라로 이끌지 않길 바란다.
일본의 양심적 시민에게 호소한다. 어린 학생들에 대한 혐오 범죄는 바로 옆에서 사건이 벌어지 고 있는데도 달려와 구해주지 않는 무관심한 시민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시민들의 무관심이 이런 사건의 일조하고 있는 공범인 것이다. 혐오 폭언과 폭행을 발견하면 시민들의 집단적 양심 이 허락하지 않음을 이들에게 똑똑히 보여주기 바란다.
우리가 이렇게 호소하는 이유는 조선학교 학생들이 우리 아이들이라는 민족적 감정 만이 결코 아 니다. 조선학교 학생들은 한국, 일본, 조선이 품어야 할 단지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면 민 족과 인종, 국적을 초월하여 누구나 가지는 신성한 교육의 권리, 생존의 권리를 위해서다. 우리는 일본의 아이들이 부당하게 혐오 범죄를 당할 때도 분연히 일어날 것이다.
다시 호소한다. 어른들의 무관심이 어린 학생들을 차별과 폭행과 증오로 병들게 한다. 혐오 범죄 를 당장 멈추라!
2022년 10월 21일
강제동원 문제해결과 대일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
겨레하나/ 근로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남북역사문화교류협회/ 대한불교조계종민족공동체추진본부/ 민족문제연구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과거사청산위원회/ 야스쿠니반대공동행동 한국위원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선학교와함께하는사람들 몽당연필/ 청년시대여행/ 평택원폭피해자 2 세회/ 평화디딤돌/ 포럼 진실과 정의/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 한국 YMCA 전국연맹/ 합천 평화의집/ 흥사단/ 1923 한일재일시민연대/ KIN(지구촌동포연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