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태환 (전 통일연구원 원장/미주민주참여포럼 상임고문)

 

2022년 7월 27일은 정전협정[The Korean Armistice Agreement(KAA, 1953] 체결 69주년을 맞이하는 날이다. 그러나 한반도에는 지속 가능한 한반도평화 프로세스가 안 보인다. 국제법상 한반도에는 정전체제를 유지하지만 사실상 전쟁 상태다.

윤석열 정부의 출범(5.10) 이후 남북미 3국 간 ‘강 대 강’ 맞대응 전략으로 남북/북미 간 적대관계로 회귀하여 한반도의 평화체제로 가는 길은 가시밭길이며 한반도 미래가 암담하게 보인다. 만약 남북미 간 ‘강 대 강’ 맞대응으로 인해 무력충돌이 발생하면 누구도 원하지 않는 전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한반도에 핵전쟁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는 듯하여 불안하고 두렵다.

현 시점에서 남북미 3국이 ‘강 대 강’ 맞대응을 평화전략으로 즉각 전환하여 먼저 북미/남북 간 대화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대한 필자의 해법은 통일뉴스(7.12)에 게재된 칼럼(한반도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을 참조해 주시기 바란다.

필자는 한반도 문제 해결 당사국 간 대화와 협상이 없이는 한반도에서 항구적인 평화를 이룰 수 없다고 주장하여 왔다. 그러므로 지속 가능한 한반도의 평화실현을 위한 전제조건이 무엇인지를 살펴보자.

첫째, 윤석열 정부와 김정은 북한정부는 2018년에 합의한 4.27 남북공동선언, 9.19 남북선언, 특히 남북 간 군사합의를 남북한 차원에서 성실히 준수하고 이행해야 한다. 남과 북이 두 문서를 이행한다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복원을 통해 남북 간 실질적인 군축과 신뢰 구축 조치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둘째, 69년 동안 지속된 불안정한 정전체제를 북한이 주장하는 북미 간 평화협정보다 국제법상 더 강력하고 구속력 있는 미중남북 4자가 서명한 다자간 평화조약인 가칭 ‘한반도 평화조약’(a Korean Peninsula Peace Treaty)을 체결하고 유엔안보리 추인을 걸쳐 국제조약으로 등록을 해야 할 것이다. 국제적 차원에서 한반도 평화조약은 보장 되어야 한다. 이러한 국제평화조약은 김정은 위원장이 제안한 ‘조건부 조선반도의 비핵화’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책적 고려를 재검토하길 바란다.

셋째, 현 윤 정부는 김정은 정권과 같이 ‘힘에 의한’ 군사안보전략만 강조함으로써 한반도 평화전략이 실종한 상태이다. 한미와 북한 간 3국은 한반도에서 상호간 적대적 ‘강 대 강’ 맞대응을 즉각 자제하고 대화 분위기 조성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북한과 윤 정부는 군사안보전략과 평화전략을 동시에 병행 추진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군사안보와 평화전략이라는 두 수레바퀴가 함께 굴러가야 지속 가능한 한반도 평화를 실현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현 윤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를 ‘한반도 비핵화’로 수정하고 선 비핵화 조치에 대한 전환이 필요하며 계획 중인 공세적 한미연합훈련을 잠정적으로 중단하는 것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넷째, 지난 69년 동안 유지되어온 정전체제가 한반도의 평화체제로 전환하는데 미중남북 4자간의 국제적 협력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윤 정부는 미중 간 전략경쟁 시대에 장기적 국가핵심이익 증진을 위해 미국일변도 정책보다 대한민국이 해양세력과 대륙세력의 교차점에 서 있는 지정학적 운명을 고려하여 “균형 잡힌 실용 외교”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필자는 주장하여 왔다. 이 점을 현실적으로, 정책적으로 고려해 주길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한반도의 평화는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의 초석이며 나아가 글로벌 평화를 이루는데 필수적이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관련국인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북한이 정상적인 국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그리고 한반도 평화는 영구적인 분단을 고수하는 평화가 아닌 한반도 통일을 지향하는 지속 가능한 평화가 실현되길 기대한다.

 

<곽태환 교수 프로필>

곽태환 박사(미 이스턴 켄터키대 명예교수/전 통일연구원 원장)

한국외국어대 학사, 미국 Clark 대학원 석사, 미 Claremont 대학원 대학교 국제관계학 박사. 전 미 Eastern Kentucky 대학교 국제정치학 교수; 전 경남대극동문제연구소 소장/교수; 전 통일연구원 원장. 현재 미국 이스턴 켄터키대 명예교수, 경남대 초빙 석좌교수, 한반도 미래 전략 연구원 이사장, 한반도중립화통일협의회 이사장(2010-2021)/현 명예 이사장, 통일전략연구협의회(LA) 회장, 미주 민주 참여포럼(KAPAC) 상임고문, 평통 자문회의 LA 협의회 상임고문, 한국외국어대학교 남가주동문회 이사장(2022) 등, 통일뉴스 특별공로상 수상(2021), 경남대 명예 정치학 박사 수여(2019), 글로벌평화재단(Global Peace Foundation)의 혁신학술 연구 분야 평화상 수상(2012). 32권의 저서, 공저 및 편저; 칼럼, 시론, 학술논문 등 450편 이상 출판; 주요저서: 『한반도 평화, 비핵화 그리고 통일: 어떻게 이룰 것인가?』 (통일뉴스, 2019), 『국제정치 속의 한반도: 평화와 통일구상』 공저: 『한반도 평화체제의 모색』 등; 영문 책 Editor/Co-editor: One Korea: Visions of Korean Unification (Routledge, 2017); North Korea and Security Cooperation in Northeast Asia (Ashgate, 2014); Peace-Regime Building on the Korean Peninsula and Northeast Asian Security Cooperation (Ashgate, 2010) 등. Email: thkwak38@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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