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 (온전한생태평화공원조성을위한 용산시민회의 대표)
 

'오염정화없는 용산공원 개방을 반대하는 용산주민 및 시민사회단체'들은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용산공원 발암물질 다이옥신 검출! 정화없는 임시개방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사진-통일뉴스 김은희 통신원)
'오염정화없는 용산공원 개방을 반대하는 용산주민 및 시민사회단체'들은 2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용산공원 발암물질 다이옥신 검출! 정화없는 임시개방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사진-통일뉴스 김은희 통신원)

새 정부가 용산 미군기지 부지를 돌려받아 다가오는 9월 시민공원으로 개방하겠다고 발표하자, 곳곳의 시민사회단체들로부터 우려와 반발이 일고 있다.

주한미군이 수십 년 동안 기지를 부주의하게 사용해 온 탓이다. 벙커씨유나 벤젠과 같은 폐기름 또는 발암성 유해물질이 용산 미군기지 부지와 인근 토양에서 다량 검출된 바 있다.

26일 오전 '오염정화 없는 용산공원 개방을 반대하는 용산주민 및 시민사회단체들'은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용산공원 발암물질 다이옥신 검출! 정화없는 임시개방 반대한다'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발언에 나선 민족문제연구소 식민지박물관 김종욱 사무국장은 "용산 미군기지는 한국 땅에 자리한 엄연한 한국 땅이지만 이 땅을 자유롭게 밟을 수 있는 한국 사람은 없었다. 왜냐하면 이 땅의 주인은 미국이었기 때문이다"라고 성토했다.

'주한미군주둔군지위협정'(한미SOFA)에 의거해 이 땅은 주한미군의 관할지였고 대한민국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말 그대로 '치외법권 지역'이라는 지적이다.

용산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한 후 실시한 환경오염도 조사 결과 다이옥신은 기준치의 35배, 비소가 40% 초과, TPH((석유계 탄화수소) 성분도 기준치의 약 30배 초과, 중금속 오염도 수십배 넘게 검출되었다는 처참한 보고가 나왔다.

말 그대로 사람이 살 수 없고, 살아서는 안 되는 땅이 되어버린 것이다. 

김 사무국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고 나라를 운영해야 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맹독성 유해물질로 가득한  이곳을 아무런 대책 없이 개방한다는 발상을 거리낌없이 밝히는데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2001년 녹사평역 기름유출 사고의 원인이었던 미군기지 정화작업을 지금껏 우리 국민의 혈세 수십억 원을 들여 해왔다"며 "미군기지의 환경오염은 60년 넘게 이곳을 사용했던 미국이 정화하는 것이 정답이다. 그리고 그러한 토대가 마련된 후에라야 안전하게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공원으로 자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방호복으로 중무장하고서야 갈 수 있는 용산공원의 오염실태를 비꼬는 상징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김은희 통신원]

용산주민 용은중 씨는 "새 정부가 이번 개방계획을 일단은 철회했지만 이렇게 말을 꺼내놓고 반응을 지켜본 뒤 할 만하다 싶으면 바로 다시 꺼내어 실행할지도 모른다"고 하면서 "이 땅이 얼마나 오염되었는지를 모르는 사람들은 용산공원이 만들어져 시민들에게 개방되면 좋겠다고 여기겠지만, 주민들 건강을 위협할 정도인 오염의 심각성을 아는 사람들은 그냥 지켜만 볼 수 없다. 국민들의 반대에도 집무실을 이전한 엄청난 추진력(?)으로 부지 오염정화를 진행할 것을 주민의 한명으로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졸속적으로 공원을 조성하고 개방할 것이 아니라, 정밀조사를 포함한 환경정화작업을 절차대로 진행하고, 깨끗하게 정화해야 한다"며, "용산공원 개방보다 오염정화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용산공원 조성과 개방 계획에 변경이 생길지, 아울러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은 채 더딘 속도로 진행되어 온 용산 미군기지 정화작업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 것인지 계속 감시하고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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