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젊은춤축전’을 준비 중인 변상아 한국민족춤협회 청년위원장을 11일 협회 사무실에서 인터뷰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제3회 젊은춤축전’을 준비 중인 변상아 한국민족춤협회 청년위원장을 11일 협회 사무실에서 인터뷰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오는 23~28일 창작마루에서 펼쳐지는 ‘2021년 한국민족춤제전’ 중 25,26일 이틀은 ‘제3회 젊은춤축전’이 펼쳐진다. 청년들이 ‘민족춤’ 경연을 펼치는 보기드문 자리다.

지난 11일 서울 혜화동 소재 한국민족춤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변상아(29) 청년위원장은어려서부터 부모님 영향으로 전통무용을 시작해 국립국악고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한국무용을 전공하고 지금은 한국전통문화원에서 처용무를 전수받고 있는 일종의 ‘정통파’랄 수 있는 길을 걸어왔다.

“어떻게 보면 좀 부끄러운 이야기인데, 우리 세대는 안정적이고 만들어진 무대에서 춤을 추는 것을 항상 우선시했고, 더 좋은 거라는 생각을 해서 항상 그쪽만 보고” 왔다는 것이다.

변상아 청년위원장이 ‘거리의 민족춤’에 관심을 갖게된 계기는 (사)한국민족춤협회(이사장 서정숙)와의 만남 때문이다. 부모님이 이 협회에서 중요 직책을 맡고 있고, 변 위원장도 2019년부터 청년위원장을 맡아 젊은춤축전을 진행하고 있다.

변 위원장은 “올해에도 민족춤제전 개회식에서 오프닝은 산업재해로 돌아가신 분들의 한을 풀어주는 굿 형태로 시작한다”며 “어떤 장르나 어떤 춤 자체의 범위보다는 조금 더 민중들을 대변하는 바로 우리들의 춤들을 민족춤이라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1년 한국민족춤제점 포스터. 25,26일 젊은춤 축전이 진행된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2021년 한국민족춤제점 포스터. 25,26일 젊은춤 축전이 진행된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상생 평화 공존을 길을 묻다’을 주제로 서울 동대문종합상가 9층에 자리한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의 ‘창작마루’ 무대에서 23-28일 5일간 펼쳐지는 ‘2021년 한국민족춤제전’은 ‘오늘 춤 잇수다’와 ‘제3회 젊은춤 축전’, ‘아재들의 춤수다’로 진행된다.

제3회 젊은춤축전은 25일 6팀(개인)의 ‘창작’ 공연과 26일 7팀(개인)의 ‘전통’ 공연이 경연 방식으로 진행돼 6팀(개인)에게 상이 주어진다

변 위원장은 “테크닉이나 얼마나 더 잘 보여지나 이런 것 보다는 개인의 이야기나 감정을 얼마나 담아내고 그것을 표출해 내는지, 우리한테 그게 얼마나 전달되는지를 보려고 한다”며 “조금 더 진심이 담긴 팀들과 무대는 확실히 에너지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전체 느껴지는 에너지에 더 중점을 두게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인해 “외부인들과 함께 축제처럼 즐기는 자리”는 불가능해졌지만 실연 영상을 행사후 유튜브 등에 올려 공유할 예정이다.

변 위원장은 “말 그대로 같이 즐기는 곳, 자기를 거리낌 없이 표현해 낼 수 있는 곳, 열린 공간, 소통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며 “우리 협회, 그리고 청년위원회가 어떤 대단한 곳보다는 그런 편안한 장소와 모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월호의 아픔을 표현하는 춤예술가들의 모임으로부터 시작해 지금은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의 문화예술단체로 자리잡은 (사)한국민족춤협회(이사장 서정숙)는 2017년부터 매년 한국민족춤제전을 진행하고 있고, 2019년부터 젊은춤축전이 중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다음은 변상아 한국민족춤협회 청년위원장과 11일 오전 서울 혜화동 협회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 내용이다.

올해 민족춤제전 주제는 ‘상생, 평화, 공존의 길을 묻다’

한국무용 전공자인 변상아 청년위원장은 민중을 대변하는 민족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한국무용 전공자인 변상아 청년위원장은 민중을 대변하는 민족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통일뉴스 : 간략히 자신를 소개해 달라.

■ 변상아 청년위원장 : 한국민족춤협회에서 청년위원장 직을 맡고 있는 변상아라고 한다. 학교를 졸업하고 지금은 궁중정재(宮中呈才)를 배우면서 이수 준비를 하고 있다. 궁중정재 중 처용무라는 작품을 배우고 있는데 아무래도 국가무형문화재이기 때문에 공부하면서 이수하는 단계가 있다.

□ 이수하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이 되나?

■ 문화재는 아니고 그 과목을 제대로 공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받고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국가자격증이라고 할 수 있다.

정재무용을 계속 공연하고 배우고 있고, 병행해서 학교무용단 활동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더원아트코리아’(theoneartkorea)라는 기획회사에서 공연기획, 공연연출을 하고 있고, 클랜타몽이라는 팀활동도 하고 있다.

□ 공부도 하고 회사도 다니고 무대에도 서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민족춤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이나 계기가 있었다면?

■ 부모님이 민족춤이나 민족주의에 대해 관심이 많았고, 내가 그것에 대해 디테일하게 고민을 하거나 뭔가 깊게 생각을 했던 것은 민족춤협회 일원으로 참여하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거리에서 누군가를 위해서, 희생하신 분들을 위해서, 어떤 생각과 고민을 통해서 작품을 만들고 직접 감정을 담아 호소력있게 하는 공연들을 봤을 때 대개 와 닿더라. 그래서 그런 감정들이 움직였던 것 같다. 사실 내가 깊게 마음 썼던 것은 그렇게 길지 않지만 민족춤협회를 통해서 알게 됐던 것 같다 .

변상아 청년원장은 궁중정재를 배우며 처용무를 전수받고 있다. [사진제공 - 변상아]
변상아 청년원장은 궁중정재를 배우며 처용무를 전수받고 있다. [사진제공 - 변상아]

□ 오늘 인터뷰는 오는 23일부터 진행되는 한국민족춤제전, 특히 젊은춤축전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먼저 젊은춤축전도 한국민족춤제전의 일환이기 때문에 한국민족춤제전부터 설명해달라.

■ 2005년 이후 중단된 ‘민족춤제전’을 2017년부터 다시 이은 축제인데, 민족춤협회가 주최 주관해서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문화예술인들의 소통과 화합의 장을 만들려는 축제다.

협회의 정신에 맞게 매년 평화, 공존, 상생, 겨레의 몸짓, 이런 주제성을 가지고 이루어지고 있다. 경쟁이나 틀, 이런 것들을 벗어나서 좀 치유의 문화, 소통을 하는 장을 만들려고 한다.

□ 한국민족춤협회는 언제 가입했나?

■ 가입을 한 것은 아마 2016년도이고, 1회 민족춤제전부터 함께 공연으로 참여했다. 2019년부터는 청년위원장 직을 맡았고 그때부터 제대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 젊은춤축전은 언제부터 참여했나?

■ 2019년에 젊은춤축전이 생기면서부터 청년위원장 자리를 맡고 함께 공연을 시작하게 됐다. 연출로 참여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3년째 같이 하게 됐다.

□ 올해 민족춤제전을 보니까 세 영역으로 나눠서 진행하는데 그 가운데에 젊음춤축전이 있더라. 젊은춤축전의 기획의도와 취지를 소개해 달라.

■ 민족춤제전이 1,2회를 지나고 조금 자리를 잡아갈 즈음에 선생들 위주로 진행됐던 축제와 제전이 “청년들과 함께 해야 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상생과 미래를 이야기하는 단체인데, 협회 안에서 청년들의 자리가 부족함을 느꼈다.

그래서 선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금 제일 무대가 필요한 건 청년들인데 항상 무대 기회가 부족하고 그 기회조차 대개 판매되듯이 금액을 제시하고 ‘무대에 서는 것을 영광으로 알아라’ 이런 식의 고충들을 많이 느낀다”고 이야기를 하게 됐다.

그 당시 이사장인 장순향 선생이 “그러면 우리 단체만의 특색있는 축제형 경연을 하나 만들어보자. 경쟁을 위한 경연은 아니고 서로의 격려를 위한, 시상도 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한번 만들어 줘 보자”라고 같이 이야기가 돼서 처음 만들게 됐다.

사실 처음은 도전이었다. 지원금을 받는 것도 아니었고.

□ 아무래도 재정 문제가 있었을 것 같다.

■ 그랬다. 우리가 사단법인 단체다 보니까 처음에는 지부와 지회 선생들이 다 적극적인 도움을 줬고, 매년 텀블벅(tumblbug)을 통해서 모금활동을 했다. 우리가 후원이 가능한 단체이기도 해서 사실 도움을 많이 받았다.

국가지원을 받기에는 아직 연륜이 적기도 했고 지원금에 기대기 보다는, ‘일단 해보자’라는 식으로 했는데, 모금도 많이 해주고 참여도 많이 해줬다.

□ 올해 젊은춤축전의 컨셉은 어떤 건가?

■ 올해 민족춤제전의 큰 타이틀이 ‘상생, 평화, 공존의 길을 묻다’이다. 이 타이틀 아래 지금 ‘코로나 시대’라는 다들 힘든 과정에서 장르에 국한을 두지 않고 다 수용하는 열려 있는 소통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젊은춤축전도 ‘젊은춤 잇다’라는 사전모임을 갖고 공연 내용의 타이틀을 같이 나누면서 진행하고 있다. 심사위원장 선생이 그때그때 당시의 주제성도 알려주고 그것에 맞는 심사기준도 말해주는 그런 소통장이 있었다. 작년까지는 대면으로 진행을 했는데, 올해는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 ‘젊은춤 잇다’에 올해 축전 참여팀들이 다 참석했나?

■ 그렇다. 전체 팀원까지는 아니었고 창작과 전통 안무자들이 모두 모여서 순서 조율도 하고 주제성 이야기도 했다. 우리가 아무래도 형식적인 경연보다는 축제형을 지향하기 때문에 어떤 작품이 어떤 순서로 배치돼야 더 관객과 같이 즐길 수 있을까 이렇게 소통도 하면서 결정도 했다.

“소통형이고, 항상 주제성을 지향하고 있다”

지난해 젊은춤축전 참가자들. [사진제공 - 한국민족춤협회]
지난해 젊은춤축전 참가자들. [사진제공 - 한국민족춤협회]

□ 올해 참가팀 명단을 봤는데, 창작과 전통으로 나뉘어 있더라.

■ 창작과 전통 부문이 25,26일 이틀에 나뉘어서 진행된다.

□ 무대는 어디인가?

■ 서울 동대문종합상가 9층에 자리한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의 ‘창작마루’ 무대다. 객석은 100석 정도 되는데 ‘코로나19 4단계’에 따라서 40명까지로 제한받고 있다. 외부인들과 함께 축제처럼 즐기는 자리였는데 아쉽게도 올해는 많은 인원이 함께하지 못한다.

대신, 우리가 실연 영상을 잘 찍어서 9월 중에 유튜브에 중계를 할 예정이다. 바로 실시간은 아니고 업로드해서 시간대로 나눠서 방송을 하려 한다.

□ 젊은춤축전은 창작과 전통 두 분야인데, 창작은 전통춤을 어떻게 새롭게 재해석하느냐의 문제인가?

■ 일단 전통 자체에 대해서 재해석을 하기 보다는 개인의 개성을 얼마나 발현할 수 있는지, 그 다음에 독특한 형식, 그리고 관객들과의 교감, 이런 것들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것 같다.

전통도 마찬가지다. 너무 내려받은 것을 그대로 선보이는 콩클형, 정말 경연대회 같은 무대보다는 조금 더 소통형이고, 항상 주제성을 지향하고 있다.

□ 이미 참가팀은 확정됐지만, 이런 취지에 공감하는 개인이나 팀이 많이 있나?

■ 그렇다. 우리가 항상 사전모임도 그렇고 끝나고 나서도 작년까지만 해도 소통하는 시간이 좀 있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 보면 마음가짐이 많이 달라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더라.

처음에는 사실 접수할 때까지만 해도 단순히 경연으로 알고 오는 친구들이 조금 많은데, ‘젊은춤 잇다’라는 소통시간을 갖고 그 다음에 참여하는 기간에도 많이 강조를 하기 때문에 소통을 하는 과정에서 참가팀들이 그런 생각들이 많이 들게 되는 것 같다. 그런 이야기를 경연 후에 많이 이야기해주더라.

□ 청년위원장도 심사위원으로 들어가나?

■ 그렇다.

□ 청년위원장으로서, 심사위원으로서 뭐를 유심히 보려고 하나?

■ 나 같은 경우는 테크닉이나 얼마나 더 잘 보여지나 이런 것 보다는 개인의 이야기나 감정을 얼마나 담아내고 그것을 표출해 내는지, 우리한테 그게 얼마나 전달되는지를 보려고 한다.

조금 더 진심이 담긴 팀들과 무대는 확실히 에너지가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전체 느껴지는 에너지에 더 중점을 두게 된다. 그리고 창작 작품일수록 기준에도 써있듯이 개성과 본인의 이야기, 그런 연출기법들에 중점을 두고 보는 것 같다.

젊은춤축전은 창작과 전통으로 나뉘어 경연을 벌인다. 지난해 창작 부문 공연 모습. [사진제공 - 한국민족춤협회]
젊은춤축전은 창작과 전통으로 나뉘어 경연을 벌인다. 지난해 창작 부문 공연 모습. [사진제공 - 한국민족춤협회]
지난해 전통부문 공연 모습. [사진제공 - 한국민족춤협회]
지난해 전통부문 공연 모습. [사진제공 - 한국민족춤협회]

□ 부상도 있고 초청공연 기회도 주는 것으로 안다. 이후 모니터링해 봤을 때 이같은 후속조치가 유효했나?

■ 안무로서 경연대회도 많지 않고 그렇게 시상대회를 나가려면 3번 이상, 5번 이상 경력이 있다든지, 아니면 그렇게 경력을 쌓으려면 금전이 필요하다든지 그런 게 많은데, 여기는 다 열려있고 시상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 참가자들이 더 마음 편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좋은 작품들은 수상을 하지 않아도 심사위원들이 많기 때문에 각자 의견이 많아서 어울림축제에 따로 초청하기도 하고, 공연 후에도 연락도 하고 소통하기도 한다.

□ 그러면 청년위원회는 날이 갈수록 커지겠다.

■ 아직은 커졌다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 작년부터 사후모임으로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쉬고 있는데, 학술위원장 최창렬 선생을 멘토로 해서 무용미학, 무용이론 등을 스터디하고 있다. 청년회원들이 함께하는 공연도 있었다. 한 단계, 한 단계 하고 있다.

□ 앞으로의 포부나 희망이 있다면?

■ 사실 젊은 친구들한테 뭔가 선입견도 많다고 생각한다. 나부터도 그랬다. 다들 조금 소심하게 긴가민가하는 경향들이 많다.

말 그대로 민족춤은 우리 민족의 춤이고 우리의 이야기를 담은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하나의 시선이기 보다는 그냥 말 그대로 같이 즐기는 곳, 자기를 거리낌 없이 표현해 낼 수 있는 곳, 열린 공간, 소통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협회, 그리고 청년위원회가 어떤 대단한 곳보다는 그런 편안한 장소와 모임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 위원장 타이틀이 조금 거창하긴 하지만 평등하고 이렇게 친구처럼 오래 같이 있을 수 있는 곳이면 한다. 사실 그런 소속감이 없어서 춤이나 공연을 포기하는 친구들이 많다. 그런 점에서 함께 해줄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으면 나는 좋을 것 같다.

“민중들을 대변하는 바로 우리들의 춤”

젊은춤축전은 청년 춤꾼들에게 무대와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행사 전후로 모임도 활발하다. [사진제공 - 한국민족춤협회]
젊은춤축전은 청년 춤꾼들에게 무대와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행사 전후로 모임도 활발하다. [사진제공 - 한국민족춤협회]

□ 민족춤이라면 상당히 추상적인 개념인데, 보다 구체화 한다면? 예를 들어 민족춤의 전형적인 인물이나 현 단계 청년들의 민족춤 멘토 이런 것을 소개해 준다면 더 쉽게 다가올 것 같다.

■ 나조차도 교육적으로 설명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민족춤, 그리고 지금 민족춤협회에서 나아가는 방향에서의 민족춤은 민중의 춤이라고 생각한다.

학술적인 용어의 민족춤은 사실 전통적으로 내려온다든지 어떤 우리의 뿌리가 있는 춤을 민족춤, 민속춤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우리 협회가 지향하는 민족춤은 조금 더 범위가 넓고 우리한테 더 가깝게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에도 민족춤제전 개회식에서 오프닝은 산업재해로 돌아가신 분들의 한을 풀어주는 굿 형태로 시작한다. 어떤 장르나 어떤 춤 자체의 범위보다는 조금 더 민중들을 대변하는 바로 우리들의 춤들을 민족춤이라고 고민하고 있다.

그리고 전통이나 창작의 범위에도 가두지 않고 있다. 단체 안에도 발레하는 선생, 현대무용하는 선행, 그냥 행위예술하는 선생, 서예하는 선생, 사진을 찍어주는 선생도 있다.

그래서 민족이라는, 민중이라는 지금 살아가는 사람들 자체를 대변하는 춤이 민족춤이지 않을까.

한국민족춤협회는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결성됐다. [사진제공 - 한국민족춤협회]
한국민족춤협회는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결성됐다. [사진제공 - 한국민족춤협회]
한국민족춤협회는 민중의 삶의 현장을 중시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민족춤협회]
한국민족춤협회는 민중의 삶의 현장을 중시하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민족춤협회]

□ 민족춤을 상징하는 인물이나 대표적 사례가 있다면?

■ 백기완 선생이 아무래도 우리의, 모든 민중들의 정신적 지주였던 것 같다. 얼마 전에 추모제를 협회에서 진행했다. 백기완 선생의 뜻이 선생들부터 우리 세대까지를 아우르고 있다.

젊은 춤꾼을 위한 ‘묏비나리’ 시도 그렇다. 지금의 춤꾼에게도 너무나 와 닿는다. “맨 첫발 / 딱 한발띠기에 목숨을 걸어라”라는 장문의 시이다.

□ 보통 민족춤이라고 하면 최승희를 떠올리는 정도다. 취재하면서 현장에서 만난 이삼헌 선생이나 이애주 선생도 떠오른다.

■ 이애주 선생도 그렇고 이삼헌 선생도 그렇고, 그런 분들이 민족춤을 현대에 대변해주는 선생들이었다.

어떻게 보면 좀 부끄러운 이야기인데 우리 세대는 안정적이고 만들어진 무대에서 춤을 추는 것을 항상 우선시했고, 더 좋은 거라는 생각을 해서 항상 그쪽만 보고 민족춤에 대한 스타랄까 대변하는 인물들이 좀 부족했던 것 같다.

□ 장순향 초대 이사장에서 서정숙 이사장 체제로 바뀌었는데 변화가 있나?

■ 임기가 지나서 바뀐 거다. 변화라면 청년위원회에 전폭적인 지지를 조금 더 해주려고 항상 신경써주는 것 같다. 서정숙 이사장도 계속 춤을 공부하고 직접 무대에 올라가는 선생으로서 우리 젊은 춤꾼들을 더 많이 이해해주고, 젊은 춤꾼들을 위한 자리와 공연, 행사를 더 많이 지지해주는 것 같다.

이사장이 바뀌면서 그간 지방에 있는 지회·지부 선생들과 소통이 살짝 잘 안됐던 부분도 다시 한 번 소통하는 계기가 되고 자리를 다잡는 기회가 됐던 것 같다.

□ 북이나 해외 동포들과의 교류나 네트워크는 잘 되고 있나?

■ 2019년에 조선족 무용단체를 우리가 초청해서 한국 공연장에서 공연할 수 있게 기획을 한 적이 있다. 그 공연을 하면서 중국 쪽에서 거주하고 있는 조선족 선생들의 춤을 가져와서 소통하고 교류했던 적도 있다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직접 북한에 가서 교류공연을 하는 사업을 추진했었는데, 진행 준비를 계속하다가 코로나 상황이 있고 그래서 직접 가서 하지는 못 했다.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부터 춤을 시작했다”

부모님 영향으로 일찍 한국무용에 들어선 변상아 청년위원장은 청년 춤꾼들이 소통하는 장을 마련하고 싶다는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부모님 영향으로 일찍 한국무용에 들어선 변상아 청년위원장은 한국민족춤협회가 청년 춤꾼들이 함께하는 열린 장이 되기를 희망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부친인 변우균 선생이 민족춤협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안다.

■ 아버지는 연극을 했다. 춤과 관련이 없고 사무총장으로 협회에서 함께 하고 있다. 어머니가 춤을 추는 분이고 협회 서울지부장을 맡고 있다.

□ 전통무용을 전공한 것은 부모님 영향 때문인가?

■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어머니가 학원을 해서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부터 춤을 시작했다. 국악고등학교를 진학하면서 전공을 시작했고, 대학교까지 전공을 마쳤다.

□ 상당한 내공이 쌓였겠다.

■ 한국무용은 어려서부터 한 친구들도 많다. 그러다 보니까 대학교 졸업하고 진로에 대해서 고민하면서 소속감 없이 사라지는 친구들을 보면 아쉽더라. 아무래도 현실적인 문제도 있고, 그런 친구들이 실제로도 많다.

□ 어려서부터 시작했으면 나중에 시작한 사람들보다 높은 경지까지 갈 수 있지 않나?

■ 그런데 참 춤이라는 게 대개 아이러니하다. 사실 학교에서 점수를 매길 때는 얼마나 더 했느냐가 있는 것 같고 작품을 보다 보면 ‘전통’은 확실히 시간이 중요한 것 같다.

그런데 ‘창작’이나 ‘무대’를 보면 자기가 쌓아온 연도에 비례하지 않게 에너지가 나오는 친구들이 정말 많다. ‘좋은 작품이 시간과 비례하지 않는구나’를 항상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테크닉은 정말 조금 더 좋을 수도 있겠지만 항상 이런 작품이나 무대에서는 그거 외에 본인만의 에너지가 나오는 친구들이 있다. 정말 짧은 시간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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