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워싱턴에 양국 정부가 잡아야 할 기회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바이든 팀은 듣지 않는 것 같다.”
[워싱턴포스트](WP) 외교안보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이 6일(아래 현지시각) “서울은 바이든이 북한에 대해 진지해지길 원한다”는 글을 통해 지난달 27일 ‘남북 통신 연락선 복원’ 이후 한·미 간 협의 상황을 이같이 전했다.
바이든 정부는 북한과의 새로운 협상을 ‘고위험-저보상’으로 여기며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는 반면, 문재인 정부는 바이든 미국 정부와 성공 가능성이 아무리 희박해도 평화 대화를 향해 열린 공간을 간과할 수 없는 처지다.
양측의 입장 차이는 지난 4일 화상으로 열린 아스펜안보포럼에서도 확인됐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북한이 추가 도발을 준비 중”인데 “이는 미국 안보에도 큰 문제”라며, “개성공단 재개는 남북미 간 신뢰구축의 중요한 지점”이라고 제안했다고 로긴이 전했다.
직설적인 송 대표와 달리 김기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원장은 우회적 어법을 동원했다.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고려할 때 지금이 대북 포용 행동을 할 적기”라며 “그들은 서울을 통해 워싱턴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긴에 따르면, 개성공단 재개를 북미대화의 시동걸기에 쓰는 게 미국에서 얼마나 많은 논란을 부를지 한국은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 반대로 미국은 “실용적 접근”이 문재인 대통령을 얼마나 곤혹스럽게 하는지, 이로 인해 한미관계 회복이라는 바이든의 목표를 훼손할 수 있는지 깨닫지 못할 수도 있다.
바이든 정부 고위당국자는 “우리는 물론 북한과의 대화를 지지하고 그들과 접촉하려 한다. 언제 어디서든 조건없이 만나자고 제안한 이유”라면서도 “그러나 결국 평양이 관여를 선택해야 한다”고 공을 넘겼다.
미국 정부는 최근 남북관계의 해빙에 고무되어 있으나 북미대화 재개를 위해 ‘구체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은 없다는 것. ‘인센티브’로는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이나 제재 완화 등이 거론되어 왔다.
로긴은 “김정은이 전 세계를 위협하는 새롭고 더 위험한 무기들을 내놓는 동안 북한의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이 잘못된 안보의식을 제공해왔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위협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것은 실용적이지 않고 위험하다”며, “북한과의 관여가 정치적으로 위험할 수 있으나, 국가안보에는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